정의선의 프리미엄 통했다 … 제네시스 앞세워 매달 1.2조 벌어
북미서 고부가차량 인기몰이
제네시스·SUV 비중 60% 달해
프리미엄 전기차 선점효과도
영업이익률 3년새 4배 늘어
SK온과 북미서 배터리 합작
2025년 전기차 30만대분 생산
현대자동차가 25일 발표한 올해 1분기 잠정실적에서 주목해야 할 대목은 10%에 근접한 영업이익률이다. 현대차는 올 1~3월에 매출 37조7778억원, 영업이익 3조5926억원을 달성하며 영업이익률 9.5%를 기록했다. 이는 2020년 2.3%(연간 기준)와 비교하면 4배 넘게 증가한 실적이다. 현대차의 이 같은 실적 개선은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 판매 확대, 고품질 전략 등에 힘입은 결과로 풀이된다.
올 1분기에 현대차가 판매한 전체 차량 102만여 대 중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의 비중은 60%에 육박한다. 전체 판매에서 제네시스와 SUV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1분기 기준 57.8%로, 2021년(48%)과 비교해 10%포인트 가까이 증가했다. 제네시스와 SUV는 현대차 라인업 내 다른 모델보다 상대적으로 판매단가가 높은 고수익 차종으로 분류된다. 여기에 고급 세단으로 분류되는 7세대 신형 그랜저가 국내서 판매를 본격화하면서 현대차의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한몫했다.
과거 해외 시장에서 현대차의 차량을 정의하는 키워드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였다. 현재는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품질 경쟁력을 앞세운 '품질 경영'이 결실을 맺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제이디파워가 최근 발표한 내구품질조사(VDS)에서 현대차그룹이 2년 연속 1위에 올라선 게 대표적인 사례다. 현대차그룹은 평점 160점을 획득하면서 일본 도요타(163점)와 미국 GM(165점)을 제치고 글로벌 16개 완성차 그룹 중 1위를 차지했다.
환율 효과와 원가 관리도 현대차의 실적을 끌어올리는 데 일조했다. 올해 1분기 평균 달러당 원화값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9% 하락한 1276원을 기록했다. 매출 원가율은 전년 동기보다 1.3%포인트 낮아진 79.6%로 나타났다. 부품 수급 상황 개선으로 인한 가동률 상승과 우호적인 환율 영향으로 전년 대비 개선된 것이다. 판매관리비는 신차 마케팅비 증가 등의 영향으로 늘었지만, 매출액 대비 판매관리비 비율은 전년 동기 대비 1.8%포인트 낮은 10.9%에 머물렀다.
올해 1분기에 현대차는 월평균 1조2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앞으로 넘어서야 할 과제들은 남아 있다. 우선 유럽 승용차 시장에서 둔화되는 현대차의 성장세다. 올해 1분기 유럽 시장 내 현대차 점유율은 4.1%로 지난해 1분기보다 0.4%포인트 줄었다. 판매대수는 13만3622대로 1년 새 7.6% 증가했지만, 경쟁사들의 실적이 더 크게 늘었다. 올해 1분기 유럽 내 폭스바겐 판매량은 33만4026대로 전년보다 23.9% 뛰었고, 같은 기간 도요타 판매량은 22만4337대로 19.9% 늘어났다.
미국 시장의 경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본격화에 따라 리스 차량을 제외한 전기차는 보조금을 받지 못해 불리한 상황에 처했다. 이에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 친환경차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등은 정기 이사회를 열고 SK온과의 총 50억달러(약 6조5000억원) 규모 북미 배터리셀 합작법인(JV) 설립 안건을 승인했다. 2025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설립되는 이곳에서는 연간 30만대의 전기차에 탑재할 수 있는 배터리를 생산하게 된다.
현대차는 SK온과의 배터리셀 북미 합작법인 설립을 계기로 2026년 미국 내 현대차의 전기차 전 차종이 IRA에 따른 혜택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강현 현대차 기획재정본부장(부사장)은 "IRA는 시장에서 관심이 많고, 전기차 판매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회사 차원에서 주요 경영 사안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실적 호조의 영향으로 이날 코스피에서 현대차 주가는 전날보다 4.74% 상승한 20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현대차 주가가 20만원을 돌파한 것은 지난해 9월 19일(20만1500원)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문광민 기자 /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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