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에코프로·BGF, 대기업 집단 진입

이진한 기자(mystic2j@mk.co.kr) 2023. 4. 25.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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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소재 기업으로 주목받은 에코프로그룹과 LG그룹에서 분리·독립한 LX그룹이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 명단에 새롭게 이름을 올리면서 재계 순위에 파장을 일으켰다. '로켓배송'으로 유명한 쿠팡은 자산 10조원을 넘기면서 공시대상기업집단에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편입됐다. 자산 순위 10위권 대기업 사이에서는 '국내 5대 그룹'으로 꼽혔던 롯데를 포스코가 제치고 5위로 올라섰다. 25일 공정거래위원회는 LX, 에코프로, 고려HC, 글로벌세아, DN, 한솔, 삼표, BGF 등 8개 그룹이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다음달 1일부터 대기업 규제를 적용받는다.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과 소속 회사 수는 지난해 76개 기업집단, 2886개사 대비 각각 6개, 190개 증가한 82개 기업집단, 3076개사로 집계됐다. 전체 공시대상기업집단의 계열사가 3000개를 넘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공정위는 82개 그룹 중 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인 48개 기업집단을 상호출자제한집단으로 지정할 예정이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은 지난해(47개)보다 1개 늘었다. 장금상선, LX, 쿠팡 등 3곳이 올해 새롭게 지정됐다. 교보생명보험과 두나무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서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전환됐다. 기업집단은 대기업 규제를 적용받는 '공시대상'기업집단(자산 5조원 이상)과 상호출자 금지 등 전체 규제를 적용받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자산 10조원 이상)으로 나뉜다. 공시대상기업집단은 공시 및 신고 의무, 총수 일가 사익편취 규제를 적용받는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은 공시의무 외에 상호출자 금지, 순환출자 금지, 채무보증 금지,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 등 추가로 규제를 받는다.

공정위는 전기차 등 신산업 성장과 해운 운임 상승 등이 올해 지정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신규로 지정된 8개 기업집단 중 에코프로, 고려HC, 글로벌세아, DN의 경우 전년에 비해 자산총액이 2조원 이상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례로 2차전지 소재 등을 생산하는 에코프로그룹과 전기자동차용 방진 부품 등을 생산하는 DN그룹은 자산이 1년 전보다 각각 59%, 76% 급증했다. 반면 금리 상승으로 인한 채권 등의 평가금액 감소와 가상자산시장 위축은 보험·가상자산 업종이 주력인 교보생명보험과 두나무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탈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기존 기업집단 사이에서도 변화가 일어났다. LG에서 계열 분리된 지 2년 만에 LX는 자산총액 11조2730억원으로 재계 순위 44위에 올라섰다. 자산 상위 5대 그룹은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포스코 순으로 나타났다. 2010년부터 5위를 지켰던 롯데는 포스코에 밀려 6위가 됐다. 지난해 SK와 현대차의 순위가 바뀐 데 이어 5대 그룹의 자리 바뀜이 활발해지는 모습이다. 포스코는 공기업에서 출발해 민영화된 곳으로, 5대 그룹 중 유일하게 '총수 없는' 기업집단이다.

한기정 공정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제도 미비로 외국인 동일인 지정에 관한 관련 규정이 없는 상황"이라며 "쿠팡은 김범석 씨를 동일인으로 지정하는 데 반발하고 있고 별도 기준 없이 동일인으로 지정하면 주가 하락 등을 이유로 투자자·국가 간 소송을 청구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통상 마찰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진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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