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소야대 국회 상황 어렵다고 정부가 일 못하겠다는건 변명

2023. 4. 25. 17:4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노동·교육·연금 3대 개혁
방향 잘 잡았지만 속도 느려
정책 야전군 사령관은 장관
대통령실, 뒤에서 지원해야

사공일 이사장은 '여소야대' 국회를 대하는 고위공무원의 자세를 얘기할 때 눈이 빛났다. 요즘 정부부처에서는 '국회 때문에 아무것도 못한다'는 푸념과 체념이 팽배한 상황이라 그의 말에 특히 귀를 기울였다. 그는 "여소야대라고 해서 행정부가 할 일을 못한다는 것은 변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국민을 위하는 정책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면 여든 야든 관료들이 모두 나서 적극적으로 설득한다면 안 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정부 3대 개혁에 대한 평가는.

▷노동·교육·연금개혁을 속도감 있게 추진했느냐 아니냐에 대해선 이견이 있을 순 있는데, 방향은 잘 잡았다고 본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노동, 교육개혁은 필수적이다. 특히 노동시장 유연화는 경제성장 잠재력 향상에도 필수적이다. 노조는 필요하지만 불법을 용인해서는 안 된다. 대외 개방도가 특히 높은 중간 규모의 우리에게 재정 건전성은 언제나 유지돼야 한다. 따라서 연금개혁은 이런 차원에서 중요한 것이다.

―국정운영 과정에서 정치권과 행정부의 관계는.

▷여소야대 정국하에서 행정부의 어려움이 많다. 하지만 정부가 상황을 이겨내고 극복해야 한다. 나는 노태우 정부시절 여소야대 국면에서 야당을 설득했던 경험이 있다. 진심을 갖고 끈질기게 설득하니 야당도 수긍해 정책을 펼 수 있었다. 먼저 정부조직 자체가 제대로 작동돼야 한다. 여소야대 상황하에선 정부가 국민들을 직접 설득시키고 국민들이 수긍하고 지지하면 야당도 설득될 수 있다. 특히 정부와 국민 사이에 있는 언론을 통해 여론을 올바르게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 관료들은 언론을 설득하기 위해 새벽부터 출입기자들을 만나는 등 적극적이었다.

―대통령실과 내각 간 관계는.

▷대통령 책임제에서 대통령실은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목소리와 얼굴을 가려야 한다. 앞에 나서지 말고 뒤에서 내각을 통해서 일을 진행해야 한다. 대통령실은 부처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 어디까지나 야전군 사령관은 장관이다. 전투를 할 때 사단장을 놔두고 작전참모가 나와서 하면 안 된다. 특히 장관에게 인사에 대한 권한을 주고 신상필벌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한 번 임명했으면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정권과 함께 일을 오래 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세계경제연구원이 30년을 맞았다.

▷우리나라는 태생적으로 세계 속에서 살길을 찾아야 하는 중간 규모의 나라다. 따라서 특히 정부정책 담당자와 기업경영인은 바깥 세상 변화를 미리 내다보고 선제적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 앞으로 제4차 산업혁명의 심화와 미·중 패권 경쟁의 장기화에 따른 불안정하고 불확실한 세계 여건 변화에 맞는 최선의 정부 정책과 기업 경영 전략을 선택하는 데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