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법 위반’ 환경영향평가업체 수두룩…10곳 중 6곳, 5년 내 행정처분 이력
376곳 중 216곳 1회 이상 적발
2회 이상 받은 업체 22.6% 달해
위반사항 중 인력부족 70% 최다
위법 5회에도 정상 영업 업체 등
“위법에도 솜방망이 처벌” 지적에
정부 “업무 못하게 강제할 순 없어”
환경영향평가업체 A사는 2017년 11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추진하는 경남 양산의 한 도로 개설 예정 지역에 대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업무를 의뢰 받았다. A사 직원들은 공사 예정 지역을 직접 도보로 이동하며 출현한 식물종과 동물종에 대한 자료를 기록해야 했다. 그러나 이들은 출장 비용을 줄이기 위한 목적 등으로 현지조사표를 거짓으로 작성했다. 실제 현장조사를 한 건 직원 2명뿐이었지만 다른 직원 2명도 여기에 참여한 것처럼 서류를 작성한 것이다. 현장에 가지 않은 직원 2명은 조류·양서류·파충류 등에 대한 허위 현지조사표를 각각 2매, 4매씩 작성했다. 현장에 갔던 직원 2명도 2시간30분여 조사하고는 현지조사표에는 약 8시간 동안 조사를 한 것처럼 거짓 작성했다. 대전지법은 지난 2월 환경영향평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사 직원 총 6명에 대해 벌금형을 선고했다.
환경영향평가란 개발 사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해 주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는 제도적 장치다. 만약 업체가 부실하거나 거짓 조사를 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환경부는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라 경고·업무정지·등록취소와 같은 행정처분을 내릴 수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인력부족이나 평가서 거짓 작성 중) 어떤 것이 더 중한 문제인지는 말하기 어렵다”며 “거짓·부실 작성의 경우에는 1차 위반 이후 1년 내 동일한 위반 행위를 하지 않아 업체들이 등록 취소 처분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반복적인 법 위반 업체에 대해 엄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도 문제다. 실제 인력부족, 변경등록 미이행 등 이유로 5년간 5차례나 법 위반이 적발됐는데도 등록취소 처분을 받지 않고 현재까지 정상 영업 중인 업체가 2곳이나 됐다. 더욱이 이들 업체는 영업정치 처분을 받고도 해당 기간 환경영향평가 여러 건을 계속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B사의 경우 2021년 11월 인력부족으로 경고 처분을 받고 한 달 뒤 변경등록 미이행으로 영업정지 1개월 처분을 받았지만 이 기간 환경영향평가 5건을 진행했다. C사는 2020년 5월 인력부족을 이유로 영업정지 6개월 처분을 받았는데도 소규모환경영향평가 등 3건을 계속 수행했다.
환경부는 영업정지 처분을 받으면 처분 시점부터 영업정지가 되지만 이전에 수주받은 업무에 대해서는 진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인력부족을 이유로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더라도 이미 진행 중인 사업은 기준에 못 미치는 인력으로 계속 시행할 수 있다는 뜻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업체가)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고 해서 관련된 업무 전체를 못하게 강제할 순 없다”며 “기술 인력이 1명 빠졌을 때 실무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선 정확히 말하기 어렵지만 1,2명 정도로 업을 하는 쪽에서 리스크가 크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설명대로라면 사실상 영업정지 처분이 유명무실해 행정처분 전에 수주 받은 업무에 대해서는 부실한 평가가 이뤄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노 의원은 “이미 거짓 조사로 인해 처벌받은 업체가 계속해서 평가에 참여하게 되면, 환경영향평가 제도 전반의 신뢰도를 크게 떨어뜨리게 된다”며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민경·김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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