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벽제화장장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서울은 이웃 지역들에 빚을 지고 있다.
1993년 터질 듯 팽창하던 서울의 쓰레기를 묻어 처리하던 난지도가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2011년 12월 서초구 원지동의 서울추모공원이 준공되기 전까지 서울시의 유일한 화장장은 서울시립승화원이었다.
'님비(NIMBY)'라는 용어조차 생소한 시절이 아니었다면 서울 화장장이 현 위치에 들어설 수 있었을까.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993년 터질 듯 팽창하던 서울의 쓰레기를 묻어 처리하던 난지도가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그만 한 대체지를 서울에서 찾을 수 없어 조성한 게 인천 서구 백석동의 수도권 매립지다. 지난 30년간 1억5000만t 넘는 수도권 쓰레기를 이곳에 묻었다. 쓰레기 비중은 서울과 경기도가 각각 40%, 인천이 20% 정도다. 2016년 매립지 사용이 종료될 예정이었으나 분리수거와 재활용, 소각처리 증가로 시한이 연장돼 왔다. 인천시는 토지 소유권 이전 등의 인센티브를 받지만 현지 주민 사이에선 “왜 남의 동네 쓰레기까지 받느냐”는 불만이 팽배하다.
2011년 12월 서초구 원지동의 서울추모공원이 준공되기 전까지 서울시의 유일한 화장장은 서울시립승화원이었다. 명칭은 ‘서울시립’인데, 서울이 아니라 경기 고양시 덕양구 대자동에 위치한다. 1970년 9월 서울 홍제동에서 이전한 것이다. 옛 행정구역에서 이름을 딴 벽제화장장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님비(NIMBY)’라는 용어조차 생소한 시절이 아니었다면 서울 화장장이 현 위치에 들어설 수 있었을까. 1998년부터 조성이 추진된 서울추모공원은 극심한 주민 반발로 7년의 소송전까지 겪었다. 벽제화장장 주변 주민들이 2009년 뒤늦게 정당한 보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렇게 얻어낸 것이 식당·매점·카페 등의 부대시설 운영권이다.
이곳 운영권을 놓고 강제집행, 새 사용자 선정 입찰, 소송 등으로 잡음이 크다. 여기저기서 숟가락을 얹으려다 빚어진 일이다. 지난주 온라인 공매에서 응찰자 21명 중 최고가를 써낸 누군가가 낙찰을 받아갔다. 운영권자를 ‘화장장 반경 500m 주변의 주민’으로 정한 문구가 유명무실해졌다. 불편은 옛 벽제읍 주민이 감수하고 혜택은 애먼 이들이 가져가는 광경이 벌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박희준 논설위원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3개월 시한부' 암투병 고백한 오은영의 대장암...원인과 예방법은? [건강+]
- “내 성별은 이제 여자” 女 탈의실도 맘대로 이용… 괜찮을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속도위반 1만9651번+신호위반 1236번… ‘과태료 전국 1위’는 얼마 낼까 [수민이가 궁금해요]
- '발열·오한·근육통' 감기 아니었네… 일주일만에 459명 당한 '이 병' 확산
- “그만하십시오, 딸과 3살 차이밖에 안납니다”…공군서 또 성폭력 의혹
- “효림아, 집 줄테니까 힘들면 이혼해”…김수미 며느리 사랑 ‘먹먹’
- ‘女스태프 성폭행’ 강지환, 항소심 판결 뒤집혔다…“前소속사에 35억 지급하라”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
- 예비신랑과 성관계 2번 만에 성병 감염…“지금도 손이 떨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