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도 넘보는 웹툰 … 네이버 "IP강점 내세워 시장주도"
글로벌시장 선두 위상 확고
빅테크와 경쟁 두렵지 않아
'작가 수익공유' 프로그램
10년만에 2조원 규모 성장
최수연 대표, 尹 방미 동행
북미 플랫폼사업 확장 박차
"창작자 생태계 확장과 강력한 지식재산권(IP)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콘텐츠 시장을 선도해나가겠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사진)가 25일 경기 성남 판교 네이버웹툰 본사에서 열린 '수익 공유(PPS) 프로그램 10주년' 성과 기자간담회에서 "(애플·아마존과 같은) 빅테크 회사들이 웹툰 부문에 뛰어들었지만 빅테크들과의 경쟁이 두려운 것은 절대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네이버웹툰은 이미 시장의 선도주자이고 의미 있는 규모를 만들었기 때문에 다른 시장과 경쟁하고 산업 규모 자체를 키워야 하는 책임감과 소명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아마존, 애플 등 빅테크들이 웹툰 플랫폼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나온 것이다. 네이버웹툰은 일본과 북미 등 세계 시장에서 '1등 웹툰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지만 빅테크의 참전으로 향후 치열한 경쟁 구도가 형성될 수 있는 만큼 미연에 경쟁력 격차를 더 벌리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네이버웹툰은 이날 변화한 경쟁구도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창작자 생태계 전략을 내놓았다. 수백억 원의 수익을 내는 메가 IP와 연간 수억 원을 버는 크리에이터 계층을 두껍게 해 웹툰 산업 생태계를 넓히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네이버웹툰은 'PPS 프로그램'을 개편한다고 밝혔다. 기존 '페이지 프로핏 셰어(Page Profit Share)'에서 '파트너스 프로핏 셰어(Partners Profit Share)'로 전환하고, 2028년까지 연간 거래액 1억원 이상 작품을 2000편으로 늘리고 2025년 월평균 500만원의 IP 비즈니스 매출을 내는 작품을 연간 500개 이상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김 대표는 "예전에는 웹툰·웹소설 플랫폼 내 페이지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나누는 것이 중심이었지만, 앞으로는 원작 IP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비즈니스를 통해 발생하는 매출도 커질 것"이라며 "작가들의 IP가 더욱 큰 비즈니스 기회를 만날 수 있도록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하기 위해 프로그램 이름을 변경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웹툰 IP가 게임과 영상, 단행본, 굿즈 등으로 확장하고 있는 추세를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네이버웹툰이 보유한 창작자와 독자 규모를 수성용 성곽 시설인 '해자'에 빗대면서 "우리는 이미 굉장히 큰 해자를 만들어놨다. 이후 상황도 우리가 얼마나 더 빠르게 움직여서 이 해자, 즉 사용자 규모를 더 키워가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 어떤 사용자나 창작자에게 물어봐도 1등은 네이버웹툰"이라며 "미리보기, 데일리 패스 등 유료 콘텐츠는 지금 아마존이나 애플도 따라 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용자의 시간 점유율 측면에서 네이버웹툰의 경쟁자는 넷플릭스와 유튜브, 틱톡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네이버웹툰이 지향하는 바는 창작 생태계 지원 강화와 글로벌 진출 가속화다. 이날 네이버는 창작 생태계 지원 프로그램 '웹툰위드'도 공개했다. 최근 도전만화·베스트도전 등 아마추어 창작자 전용 시스템 '크리에이터스'를 출시한 게 대표적이다. 크리에이터스는 아마추어 창작자 편의성을 위해 △작품 통계 △회차 예약 △댓글 관리 기능을 선보였다. 아마추어 창작자 대상 수익 창출 기능도 연내 도입한다. 또 신규 숏폼 소설 서비스 '미니노블'을 도입하는 등 사업 외연 확장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김 대표는 "한국의 웹툰 생태계가 글로벌로 확대되고 독자 저변이 커졌지만 해외 시장에서는 거대 엔터테인먼트 기업들과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며 "글로벌 1위 스토리테크 기업으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창작자 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에 동행 중이다. 이번 방미 경제사절단에 포함된 대기업 19곳 가운데 인터넷 서비스 기업 중 유일하게 네이버가 포함돼 주목된다.
한편 이날 간담회는 PPS 프로그램 10주년을 맞아 개최됐다. PPS 프로그램은 △'미리보기' 등 콘텐츠 유료 판매 수익 △광고 수익 △IP 비즈니스 수익의 일정 부분을 작가에게 지급하는 수익 공유 시스템이다. 네이버에 따르면 유료 판매수익의 60~70%가 창작자에게 돌아간다. 네이버웹툰과 네이버시리즈, 라인웹툰, 라인망가 플랫폼에서 연간 거래액이 1억원 이상을 기록한 웹툰·웹소설은 2013년 당시 단 1편이었으나 지난해 904편으로 늘었다.
[김대기 기자 /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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