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GM, 美배터리 합작공장 공식화

스텔란티스 이어 두번째 공장
2026년 인디애나서 생산 예상
GM, 각형·원통형 형태 다변화

삼성SDI와 미국 완성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가 25일(현지시간) 미국 내에 배터리 합작공장을 설립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삼성SDI는 GM과의 미 합작공장 건설 계획을 공식화했다. GM과 삼성SDI의 새 합작공장에는 GM과 LG에너지솔루션이 추진하는 3공장(미시간 공장)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갈 예정이다. GM은 LG에너지솔루션과 26억달러 규모로 합작공장을 짓고 있다. 공장 위치는 발표되지 않았다.

앞서 지난달 8일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미시간에 있는 GM 본사를 방문해 메리 배라 GM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배터리 합작 공장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연간 배터리 생산능력을 30~50기가와트시(GWh)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2026년부터 합작공장을 본격 가동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MOU에는 삼성SDI가 GM에 각형과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한다는 내용이 명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GM은 그동안 LG에너지솔루션으로부터 파우치형 배터리만 공급받아왔다. 하지만 삼성SDI와의 협력으로 앞으로 각형과 원통형 배터리를 탑재할 것으로 보인다. GM이 배터리 폼팩터(형태) 다양화와 공급처 다변화를 통해 특정 배터리 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SDI와 GM의 새 배터리 공장의 장소로는 인디애나주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8월 GM은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지을 네 번째 배터리 공장 용지로 인디애나주 뉴칼라일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월 GM이 LG에너지솔루션과 네 번째 미 배터리 공장 건설 사업을 더 이상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온 후에도 GM이 다른 배터리사와의 공장 용지로 인디애나주를 선택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삼성SDI는 GM과의 협력을 통해 미국 시장 내 입지 확대를 꾀할 전망이다. GM 합작공장은 스텔란티스와의 합작공장에 이어 삼성SDI의 두 번째 미국 생산기지가 된다. 앞서 삼성SDI는 지난해 5월 스텔란티스와 인디애나주 코코모시에 25억달러 이상을 투자해 배터리 공장을 짓고 2025년 1분기부터 가동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동안 헝가리 괴드 공장을 중심으로 BMW, 폭스바겐 등 유럽 완성차 업체들에 배터리를 공급해온 삼성SDI는 미국 내 생산에 본격 나서며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응할 예정이다.

[정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