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현, OCI회장 선임…"신소재로 제2창업"

이윤재 기자(yjlee@mk.co.kr), 정유정 기자(utoori@mk.co.kr) 2023. 4. 25.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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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출범 홀딩스 수장에
OCI홀딩스 지주사 전환 이끌고
반도체 폴리실리콘·음극재 등
신성장 동력 육성 적극 나설듯
백우석 前회장은 이사회 의장

이우현 OCI 부회장이 다음달 2일 출범하는 OCI홀딩스 회장에 선임됐다. OCI가 지주회사로의 전환을 앞두고, 오너가(家) 3세인 이우현 회장 체제로 본격 전환하는 것이다.

OCI는 25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이 부회장의 OCI홀딩스 회장 선임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2월 7일자 A13면 보도

이 회장은 이날 "OCI는 현재 창사 이래 가장 큰 변화와 도전을 앞두고 있다"며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더 큰 도약을 향한 여정에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OCI 창업주인 고(故) 이회림 초대 회장의 손자이자 고 이수영 회장의 장남으로 OCI의 3세 경영인이다. 2005년 OCI(당시 동양제철화학) 전략기획본부장 전무로 입사한 그는 2013년에 대표이사 사장, 2019년에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우현 회장은 2018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OCI의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된 지 5년여 만에, 입사 이후로는 18년 만에 회장 자리에 오르게 됐다.

이 회장은 OCI 재임 기간 기업의 핵심 사업을 석탄화학에서 태양광으로 전환하는 등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회장은 올해 지주회사 출범을 이끄는 가운데 그룹의 모태인 화학 사업을 미래 신사업으로 재편해 OCI의 도약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에서는 OCI의 이 같은 변화를 '제2의 창업'으로 보고 있는 가운데, 향후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회장은 자회사에 대한 투자 확대, 신성장 동력 확보, 사업 고도화 등에 집중하며 '제2의 태양광'이 될 신사업 육성에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OCI는 그동안 전체 매출의 약 22%를 차지하는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중심으로 기업 가치가 평가되다 보니 잠재적 성장성이 높은 다른 화학 사업들이 빛을 발하지 못했다. OCI가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가운데 OCI를 인적분할하는 것은 투자와 사업을 분리해 그룹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화학 사업 독립 경영으로 기업 가치를 재평가받겠다는 전략이다.

신설 사업 회사인 OCI는 반도체·배터리 소재를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한다. 먼저 반도체 사업은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공급을 확대해 소재 업체로서의 입지 강화에 나선다. 현재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은 군산 공장에서 생산 중이며 연산 능력이 4000t에 달한다. OCI는 올해 3분기에 2500t 규모의 증설을 추진하고, 연 1만t까지 생산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배터리 소재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OCI는 포스코퓨처엠과 고연화점피치(HSPP) 합작공장을 설립해 올 하반기 양산에 돌입한다. HSPP는 배터리 음극재 코팅 소재로,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소재의 국산화를 이뤄냈다. OCI는 차세대 음극재로 불리는 실리콘계 음극재 개발을 위한 전략적 제휴도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태양광·반도체·배터리 소재 등 OCI의 주력 사업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수혜를 받는 사업과 직결돼 있는 점을 주목한다. IRA를 적극 활용하면서 공급망에 잘 올라탈 경우 향후 빠르게 성장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OCI는 이 같은 성장 전략으로 2027년까지 OCI홀딩스의 매출(연결 기준)을 지난해 대비 2배인 100%, 신설 화학 회사의 매출을 60% 이상 키운다는 목표다.

신설 사업 회사인 OCI는 최고경영자(CEO)인 김택중 사장이 부회장으로, 김유신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2인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된다.

'OCI 샐러리맨의 신화' 주역인 백우석 전 회장은 OCI 이사회 의장 역할을 계속 이어간다. 백 전 회장은 그동안 OCI 회장으로서 이사회 의장을 겸임했다. 백 전 회장은 1975년 OCI 전신인 동양화학공업에 입사해 2019년에 회장 자리까지 올랐다.

재계에서는 향후 이우현 회장이 OCI 지분을 내놓고 OCI홀딩스 지분을 취득하는 방식으로 지배력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 회장은 OCI 지분 5.04%를 보유해 숙부인 이화영 유니드 회장(5.43%)과 이복영 SGC그룹 회장(5.40%)에 이은 3대 주주다.

한편 OCI는 이날 1분기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195억4800만원, 2035억6200만원이라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9%, 80.4% 증가한 규모다. 당기순이익은 2133억9200만원으로 59.1%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윤재 기자 / 정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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