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는 것 도와줄게” 여학생 끌고 가 성추행한 택시 기사…항소심서 감형 왜?

1심 '징역 10개월'에 불복한 50대 택시 기사에 2심서 '징역 8개월' 선고
재판부 “피해 회복 위해 1000만원을 공탁했고, 초범으로 범행 반성하는 데다 노모 부양해야 하는 점 고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택시에서 내리는 것을 도와주겠다면서 10대 소녀를 추행한 50대 택시기사의 형량이 항소심에 감형됐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나경선)는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54)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징역 10개월을 선고한 1심보다 형량을 낮춘 것.

감형 이유에 대해 항소심 재판부는 “손님의 안전을 우선시해야 하는 택시 기사가 10대 여학생 손님을 상대로 추행 범죄를 저질러 죄질은 나쁘다”면서도 “피해 회복을 위해 1000만원을 공탁했고, 초범으로 범행을 반성하는 데다 노모를 부양해야 하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다만, 1심에서 선고한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40시간과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기관 취업제한 3년은 유지했다.

사건은 지난해 5월 2일 새벽 1시께 대전 서구에서 발생했다. 당시 18세였던 B양은 택시를 타고 목적지에 도착해 택시에서 내리려했다. 이때 택시기사 A씨(54)가 먼저 내려서는 B양에게 하차하는 것을 도와주겠다면서 손을 잡았다. 손을 잡은 채 B양을 골목으로 끌고 가 껴안는 등 성추행을 했다.

1심 재판부는 “밤늦은 시각에 인적이 없는 골목에서 낯선 택시기사에게 범행을 당한 피해자가 느꼈을 상당한 두려움과 수치심을 고려했을 때 죄질이 나쁘다”며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그러나 1심 판결에 불복한 A씨는 항소를 제기했고, 그의 뜻대로 감형됐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부모를 부양해야 하면 아동청소년 범죄를 저질러도 감형 받는구나” 등의 조소 어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경인 온라인 뉴스 기자 jinori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