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발상 '스마트 외식점' 고물가 잡는다
'반값 치킨' 스타트업 나와
중간유통 확 줄인 한우식당
3분의 1 가격에 판매하기도
배달치킨 한 마리가 3만원에 육박하고 한우 등심 1인분이 평균 6만원이 넘는 등 최근 외식 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높은 음식값에 서민들은 외식 한 번 하기도 부담스러운 가운데 배달치킨 한 마리를 약 1만2000원, 한우 등심 1인분을 2만원에 판매하는 외식 업체들이 잇달아 등장해 눈길을 끈다. 이들은 유통·배달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박리다매를 통해 음식 가격을 확 낮춘 것이 특징이다.
25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코코닼 패밀리 주식회사는 지난 23일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코코닼 배달주문' 앱을 등록하고 27일부터 치킨 배달 서비스를 본격 개시할 예정이다. 코코닼은 프라이드 치킨 한 마리를 1만1900원(두 마리 1만9900원)의 낮은 가격에, 그것도 별도 배달비를 받지 않고 소비자의 집 앞까지 제공한다. 현재 유명 치킨 프랜차이즈에서 프라이드 치킨 한 마리를 배달 주문해 먹으려면 배달비를 포함해 약 2만5000원이 드는 것과 비교하면 절반 가격이다.
코코닼이 반값에 배달치킨을 제공할 수 있는 비결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 배달앱을 사용하지 않고 코코닼 전용 앱을 따로 만들어 배달앱 사용 시 소요되는 플랫폼·배달 관련 수수료를 크게 줄였다. 또 고객들에게서 미리 주문을 받아 본사의 자동조리 시스템을 통해 한 번에 치킨 20마리를 튀긴 다음, 서울·수도권에 오후 6시 30분과 10시 30분 하루에 단 2번만 배달한다. 배달은 당일 배송 전문업체 체인로지스의 4시간 이내 배송 서비스를 활용한다. 하루 배송 예상 물량은 300마리, 최대 1000마리까지 배송이 가능하다.
한국조리과학고를 졸업하고 20대 시절 호텔·레스토랑에서 셰프로 일한 김동욱 코코닼 대표(31)는 "소비자는 배달받은 치킨을 에어프라이어에 5분만 돌리면 일반 배달치킨과 같은 맛을 절반값에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 지역 한우전문 구이식당의 한우 등심 1인분(150g) 평균 가격이 6만원을 넘은 가운데 한우등심을 다른 식당 대비 3분의 1도 안 되는 저렴한 가격에 파는 음식점도 있다. 경기 수원시 권선구 호매실동에 작년 말 문을 연 '한우 스마트 정육식당'은 1등급 한우 등심 200g을 1만9900원에 판매한다.
보통 한우는 축산 농가에서 소비자까지 7단계를 거쳐 유통되는데, 이 식당은 대도매상과 중간도매상을 거치지 않고 5단계로 유통 과정을 줄였다.
또 일반 정육식당의 경우 고기를 손질하는 기술자인 정형사가 매장에 상주하는데, 스마트 정육식당은 별도의 정형사가 없다. 육가공 공장으로부터 200g 단위로 손질된 고기를 진공 포장된 상태로 받아 사용한다. 매장을 찾은 고객들은 스마트 숙성고라고 불리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적용된 자동판매기에서 직접 고기를 구매해 먹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인건비와 재고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이 식당은 문을 연 지 4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평일 기준 하루 약 300만원, 주말은 약 600만원 매출을 올릴 정도로 소비자 반응이 괜찮은 편이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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