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가 하락세 지속되나 4채 중 1채 값낮춰 재계약

이석희 기자(khthae@mk.co.kr) 2023. 4. 25.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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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전월세 거래 8만2천건
전보다 감액 갱신 2만건 달해

전세계약 갱신 시 기존보다 전세가격을 내려서 계약하는 사례가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 하락과 고금리에 역전세난까지 겹치면서 전세가격 하락세가 가팔라진 것이다.

25일 부동산 중개업체 집토스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통해 올해 1분기 전월세 계약을 분석한 결과, 갱신 계약 중 전월세 금액을 이전보다 낮춘 계약 비율이 25%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8만2000여 건 중 감액 갱신계약은 2만여 건에 달했다. 집토스에 따르면 이는 국토부가 전월세 갱신계약 데이터를 제공하기 시작한 202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지역별로 보면 집값 하락이 극심했던 지역일수록 전월세 감액 갱신도 높았다. 아파트가격이 지난 한 해에만 약 12% 하락한 대구의 경우 갱신계약의 절반 이상인 65%가 감액 갱신이었다. 대구보다 아파트 가격이 더 큰 폭(17%)으로 내렸던 세종도 감액 갱신의 비율이 48%로 절반에 달했다. 서울의 경우 역시 4채 중 1채꼴(23%)로 전월세 가격을 내려 갱신계약이 이뤄졌다.

주택 유형별로 보면 아파트의 감액 갱신 비율이 31%로 가장 높았다. 빌라(연립·다세대주택)는 13%, 오피스텔은 10%, 단독·다가구 주택은 6%가 감액하며 갱신한 것으로 집계됐다.

진태인 집토스 아파트중개팀장은 "금리 인상과 전세 사기로 인해 전세 거래에 대한 수요가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강남을 비롯한 전국 각지의 입주 물량 증가로 인해 전세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전세대출 이자가 소폭 감소했지만 2년 전 2%대 전세대출 금리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아진 전세 이자가 여전히 부담스럽기 때문에 당분간 전월세 감액 갱신계약의 비율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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