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업하자더니 기술만 꿀꺽? 카드업도 분쟁 중

팍스모네 "신한 마이 송금 특허 침해"
신한카드와 수년째 특허 관련 소송

[아이뉴스24 이재용 기자] 대기업인 신한카드가 소규모 핀테크 스타트업의 지급결제 아이디어를 베껴 서비스를 수년째 운용 중이라는 의혹이 일고 있다. 핀테크 측은 최근 3년간 관련 소송으로 경제적 피해가 10억원, 기회손실·영업 등 간접 피해는 100억원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25일 핀테크 업계에 따르면 팍스모네는 지난 2021년 신한카드를 상대로 낸 특허침해와 기술 탈취 중지·손해배상 청구 소송 심리 진행 요청 서면을 최근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앞서 팍스모네는 지난 2007년 '신용카드 간 P2P 결제 시스템'을 특허 출원했다. 통장 잔고가 없어도 신용카드로 경조사비 등을 상대방 카드에 이체하고, 입금받은 사람은 카드결제 대금을 차감받는 지급결제 시스템이다.

팍스모네에 따르면 특허 기술이 알려지자, 신한카드와 신한데이타시스템(현재 신한DS)으로부터 업무 협력을 제안받았고, 결제 송금 모델·등록 특허에 대한 기술을 설명했다. 하지만 협업은 이뤄지지 않았다.

문제는 2019년 신한카드가 팍스모네 기술과 비슷한 서비스 '마이 송금'을 출시하면서 불거졌다. 팍스모네의 기술이 금융당국의 허가 문턱에 막힌 사이 신한카드는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유료 서비스를 시작했다.

팍스모네는 중소기업기술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기도 했으나 신한카드의 거부로 결렬됐고, 지난 2021년 신한카드에 대해 특허침해 중지·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걸었다. 홍성남 팍스모네 대표는 "엄청난 자금과 시간을 쏟아부어 만든 노력의 성과를 거대 카드사가 탈취했다"고 호소했다.

신한카드가 지난 2020년 특허등록 무효심판을 제기하면서 관련 소송도 별도로 진행 중이다. 특허법원은 지난해 특허심판원의 특허 등록취소 심결 취소를 선고했지만, 신한카드는 지난 1월 상고했다.

신한카드 측은 "현재 소송 중인 사안이라 입장을 적극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카드를 활용한 송금은 내부에서 예전부터 나왔던 아이디어이고, 해당사가 보유한 특허 내용은 당사 서비스와 구조 등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재용 기자(jy@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