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체로만 입장 가능합니다”…프랑스 미술관 이색 전시회

정채빈 기자 2023. 4. 2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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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리옹 현대미술관 전경./리옹 현대미술관(MacLYON) 유튜브

프랑스에서 옷을 모두 벗고 나체 상태로만 입장이 가능한 전시 이벤트가 열린다.

24일(현지 시각) 영국 더타임스는 프랑스 리옹 현대미술관(MacLYON)이 오는 27일 관객들이 나체 상태로 90분간 작품을 감상하고 음료를 마시며 서로 감상을 공유하는 시간을 갖는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리옹 미술관과 ‘프랑스 나체주의자 연맹’이 함께 기획한 것으로, 입장료는 11유로(약 1만6000원)다. 미술관 측은 “우리는 주어진 공간에 있는 신체들이 다른 신체들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보려는 것”이라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프랑스 나체주의자 연맹의 프레데릭 마르탱 회장은 “나체 상태로 작품을 감상한다는 발상이 재미있다”며 “관객들은 사회적 예술품과 더불어 자신의 자의식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체주의자들은) 점잖은 사회에 공포를 조성하지 않으려고 다른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며 “그러나 지금 우리는 성벽 뒤에서 나와 우리 생각이 잘못된 것이 아님을 보여주려고 한다”고 했다.

이번 전시의 제목은 ‘체현(體現): 리옹 현대미술관 신체전’이다. 이 전시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고 말한 17세기 프랑스 철학자 르네 데카르트가 오직 정신적 존재에만 초점을 둔 것이 잘못이었다는 사유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관객들이 벌거벗은 상태로 작품을 관람하도록 한 전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몇 년 동안 파리의 미술관들은 이같은 기획전을 진행한 바 있다.

파리의 팔레 드 도쿄 현대미술관은 2018년 나체로 관람하는 전시회를 열었다. 파리 마욜 미술관도 지난해 극사실주의 전시회를 열면서 저녁 시간대에 관객들이 나체로 작품을 감상하는 순서를 마련했다. 더타임스는 이 전시와 관련해 “해당 전시의 조각들이 너무 사실적이어서 관객들과 작품이 구별하기 어렵기도 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누드 전시회 관객들 중에는 나체주의자들 외에도 옷을 입지 않고 작품을 감상하는 것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하는 예술 애호가들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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