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단서 교민 전원 구출 … 국가 존재 이유 보여줬다
정부가 군벌 간 무력 충돌로 수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수단에서 교민·대사관 직원 등 28명 전원과 일본인 5명을 구출하는 데 성공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 보호라는 국가의 존재 이유를 여실히 보여준 쾌거라 할 만하다.
'프라미스(Promise)'로 명명된 이번 구출 작전은 극도의 보안 속에서 진행됐다. 교민들은 23일 오전(현지시간) 수단 수도 하르툼에서 버스로 1170㎞를 이동해 24일 오후 2시 40분쯤 북동부 항구도시인 포트수단에 도착했다. 교민들은 그곳에서 우리 공군 수송기 C-130 '슈퍼 허큘리스'를 타고 사우디아라비아 제다로 이송된 뒤 공중급유기 KC-330 '시그너스' 편으로 귀국길에 올라 25일 한국 땅을 무사히 밟았다.
구출 작전에는 육군 특수전사령부의 707 대테러 특수임무대, 공군 공정통제사(CCT), 청해부대 충무공이순신함 등 육해공군 최정예 부대가 동원됐다. 미국 국빈 방문길에 오른 윤석열 대통령도 공군 1호기 안에서 위성으로 대통령실 용산위기관리센터를 연결해 구출 작전을 지시했다고 한다. 특히 육로 이동 땐 '형제의 나라'로 불리는 아랍에미리트(UAE)와 혈맹인 미국, 사우디 등 우방국 도움이 컸다. 하지만 긴박한 순간도 있었다. 버스 등 6대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버스 1대가 고장 나 6~7시간 지체되면서 위기를 맞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실과 국방부, 외교부, 국정원이 긴밀한 공조로 교민 탈출을 성공적으로 이끈 것은 박수를 받을 만하다.
수단 내 무력 충돌로 413명이 숨지고 3551명이 부상당하는 등 인명피해가 속출하자 해외 각국도 자국민 철수를 서두르고 있다. 미국은 군용기 6대를 투입해 70여 명을 대피시켰고, 프랑스와 독일도 700명을 탈출시켰다. 정부가 이번에 신속한 구출에 나서지 않았더라면 교민들이 현지에서 고립돼 자칫 사지로 내몰렸을 공산이 크다. 국민이 해외에서 생사의 기로에 처했을 때 생명과 안전을 끝까지 책임지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다. 정부가 모든 자원을 동원해 우리 교민은 물론 이웃인 일본 국민까지 구조한 것은 신장된 국력을 알리고 국격을 드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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