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3조에 맞서는 토종 웨이브, 총알 장전은 끝났다 [리폿@현장]
[TV리포트=박설이 기자]토종 OTT 대표주자 웨이브(wavve)가 2023년, '다시보기 플랫폼'이라는 수식어를 벗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오다 지난해 '약한 영웅'의 성공을 맛봤고, 올해 제대로 이를 갈았다. 예능, 영화, 드라마, 그리고 해외 시리즈까지, 전방위 총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25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에서 '2023년 웨이브 콘텐츠 라인업 설명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28일 공개될 '피의 게임2'를 비롯해 오리지널 드라마 '박하경 여행기' '거래', 오리지널 영화 '데드맨' '용감한 시민', 독점 해외 시리즈 'Love & Death', 'Bad Behavior', 'A Town Called Malice' 등 다채로운 작품들이 올해 라인업으로 소개됐다.
단연 최고 기대작이자, 웨이브가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홍보하는 작품은 28일 공개될 '피의 게임2'다. 2년 전 시즌1이 뜨거운 반응을 얻은 데 MBC 현정완 PD가 시즌2를 들고 다시 돌아왔다. 전 시즌 화제의 출연자인 덱스와 박지인 아나운서, 그리고 홍진호, 하승진, 유리사, 후지이 미나 등 엄청난 출연자들이 플레이어로 참여해 생존 게임을 펼친다. 상금은 3억이고, 배경은 발리다.
현정완 PD는 "서바이벌 최강자의 올스타전"이라면서 재미를 보장했다. 이번엔 MBC와 동시 공개가 아니기에 수위도 세다. 스케일은 커졌고, 모든 게 거칠어졌다. 하승진은 "자극적인 것들을 다 담았다"라고 말할 정도다. 서바이벌과 두뇌 게임 마니아들에게 큰 환영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프로그램 출연자를 둘러싼 논란 역시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작품이라 흥미롭다.
'젠틀맨' 이후 오리지널 영화도 나온다. 웨이브는 극장 우선 개봉의 기조를 지키겠다는 입장이다. 올 하반기 공개될 조진웅, 김희애 주연의 '데드맨'과 신혜선 주연의 '용감한 시민' 모두 극장에서 먼저 공개된 뒤 웨이브를 통해 독점 제공된다. \
'용감한 시민'을 제작한 권미경 스튜디오N 대표는 이 자리에서 "영화를 제작하는 OTT가 두 군데인데 웨이브만 극장에 우선 건다. 상생이다. 단독적으로 하나의 산업만 생각하는 게 아닌 영화 산업을 생각하는 프로세스다"라고 고마움을 드러내며 "케이스가 많지 않지만 '젠틀맨'도 그렇고 '데드맨' '용감한 시민'도, 영화 산업과 OTT의 크로스오버"라고 덧붙였다.
2023년, '제 2의 약한 영웅'이 나올지도 주목된다. 일단 웨이브는 올해 '박하경 여행기'와 '거래'를 준비 중이다. 이나영 주연의 '박하경 여행기'는 5월 공개되며, 유승호, 김동휘, 유수빈의 '거래'는 하반기 구독자를 찾아간다.
이날 오리지널 시리즈 세션에 참석한 이종필 대표는 웨이브가 새로이 시도하는 미드폼에 대해 "OTT가 길어서 중도하차 하는 경우가 있는데 '박하경 여행기'는 짧다, 25분이다"라면서 "보기에 느슨하지 않다"라고 장점을 어필했다.
장르물인 '거래'는 '약한 영웅'의 성공을 경험한 웨이브에서 힘을 줄 만한 기대작이다. 유승호의 복귀작이기도 한 '거래'는 친구가 어떠한 이유로 친구를 납치하는 이야기로, 유승호와 김동휘는 부잣집 친구 민우를 납치하는 친구들을 연기한다. 김동휘는 "친구가 친구를 납치한다는 스토리는 호기심에서 흡인력이 될 것"이라고 '거래'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이태현 웨이브 대표는 "다른 플랫폼이 하지 않는 이야기, 소재, 다른 유통사가 하지 않는 패키징을 하고자 한다"라면서 "'유 레이즈 미 업',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약한 영웅', '트레이서', '피의 게임' 등 우리만의 패키징, 우리만의 형식으로 유통하는 게 우리 아이덴티티"라고 웨이브의 방향성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약한 영웅'으로 상상할 수 없는 사랑을 받았다. 화제성 1위를 했다. '재벌집 막내아들' 때였는데 1위를 한 게 고무적"이라고 자평했다.
올해 라인업에 대해 이태현 대표는 "최선을 다해 라인업을 준비하고 있다. 3~4년 전처럼 조 단위를 투자해 준비할 수는 없었지만, 6~7개 정도가 국내에서 경쟁력에 있어 완전판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자신했다.
넷플릭스가 한국 시장에 3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생각을 밝혔다. 해외 OTT의 맹공세에 대해 디 대표는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거라는 것과는 완전히 반대"라면서 "글로벌 플랫폼이 그만한 투자를 한다는 건 이 나라의 창작 산업이 살아난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웨이브가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데 대해서는 "(거대 자본을 들이는) 해외 OTT와 경쟁하기에 적자가 나지만 적자를 내기로 하고 시작한 것이었다"라면서 "코스트 이펙티브가 솔루션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콘텐츠가 수백 억짜리일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이태현 대표는 누누TV 등 불법 동영상 사이트의 근절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실제로 모두가 피해를 봤는데, 그 방증으로 누누TV가 OTT 오리지널 콘텐츠를 내리겠다 발표한 이유 플랫폼 앱 설치가 늘었다"라면서 "실질적 대책은 유관 부서의 지속적인 단속과 콘텐츠를 제대로 대가를 지불하자는 사용자 모두의 합의"라고 호소했다.
지상파 PD들과의 지속적인 협업도 이루어질 예정이다. 이태현 대표는 지상파 PD의 OTT 진출에 대해 "환영한다. '국가수사본부'로 인해 웨이브 범죄 장르물이 잘됐다"라면서 "어느 플랫폼이건 제작 역량을 발휘하면 된다. 단기적으로는 플랫폼 간 경쟁이지만 제작 커뮤니티의 상생이라 생각한다. 어디서든 당당히 경쟁하길 바란다"라고 바랐다.
한편, 해외 시리즈 라인업도 심상치 않다. 국내 오리지널 못지않게 강력한 작품 라인업을 선보인 웨이브는 스칼렛 위치로 잘 알려진 엘리자베스 올슨의 'Love & Death', '더 글로리'가 떠오르게 하는, 손숙 외손녀인 배우 하예린이 활약한 'Bad Behavior' 등 주목할 만한 작품들로 막강한 해외 시리즈 라인업을 꾸렸다. 웨이브의 초반 캐치프레이즈인 "웨이브에 있었어"라는 말이 나올 수 있게끔, 다양한 구독자의 취향에 부합하고자 올해도 화제작을 대거 추가 시켰다.
단단히 준비했고, 이제 순차적으로 선보일 일만 남았다. 지난해에는 북미 플랫폼 코코와를 인수, 이제 세계를 향한 타깃팅도 본격 시작한다. '다시보기하는 곳'으로 출발해 한국의 거의 모든 지상파 콘텐츠를 보유한 웨이브, 이제는 아카이브를 넘어 남들이 하지 않는 이야기를 하고 또 그를 세계에 선보이는 OTT 플랫폼으로 도약하고자 한다. 지난해는 '약한 영웅'이었다. 2023년에는 또 어떤 대박 콘텐츠가 나와 웨이브의 존재감을 다져줄까. 장전은 끝났다. 웨이브의 '샷'이 구독자의 심장을 관통할지 주목된다.
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웨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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