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교민 28명 탈출시킨 '프라미스' 작전…軍 합동전력·UAE 지원
기사내용 요약
수단 카르툼에서 포트수단 육로 이동→수송기로 사우디 이송
외교부, 국방부, 국정원 등 관련 정보 총동원…우방국 UAE 도움
[서울=뉴시스] 하종민 최서진 기자 = 수단 교민 28명을 태운 군 수송기가 25일 오후 3시57분 성남 서울공항에 안전하게 착륙하면서 '프라미스' 작전이 성공적으로 완료됐다.
이번 작전은 재외국민 보호를 위해 육·해·공군 합동전력이 최초로 투입된 작전으로 기록됐다. 또 현지 정보 및 교민들의 이송에 있어서 아랍에미리트(UAE)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국방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57분경 수단 교민 28명을 태운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KC-330(시그너스)가 성남 서울공항에 착륙했다. 공항 현장에서는 이종섭 국방부장관, 이도훈 외교부2차관 등이 직접 교민들을 맞이했다.
수단 교민들을 안전하게 탈출시키기 위한 '프라미스' 작전은 지난 15일 수단 내 군부간 교전 사태가 발생한 직후부터 시작됐다. 외교부는 수단 내 교전 발생 직후 재외국민대책반을 설치·운영했으며, 공관원을 포함해 수단 내 거주하는 한국 국민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확인했다.
이후 박진 외교부장관 또는 이도훈 제2차관 주재로 매일 공관, 관계 부처, 주변국 및 우방국과 함께 ▲상황 공유 및 정세 분석 ▲우리 국민 안전 확보 방안 ▲긴급 시 국민 대피·철수 가능성에 따른 다양한 시나리오 등을 면밀히 검토해 왔다.
이어 외교부는 안보실 주관 관련 부처 긴급회의 후 위기경보 4단계(심각)를 발령하기로 결정했다.
외교부는 현지에서 무슬림 라마단 기간 후 휴일을 가지게 되는 상황을 고려해 반드시 23일 내에 빠져와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도 지난 21일 재외국민의 안전한 철수를 위해 군 수송기(C-130J) 및 관련 병력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군은 장관의 지시 이후 3시간 만에 C-130J(허큘리스) 수송기를 즉각 투입했다. 허큘리스에는 승무원 20명과 항공통제사, 707 대테러특수임무대 등 48명이 탑승했고, 곧장 지부티 미군기지로 향했다.
당초 군은 지부티에서 수단 수도인 카르툼으로 진입해 교민들을 이송할 예정이었다. 다만 카르툼 공항 인근에서 교전이 발생하고 있었고, 이로 인한 시설물 피해까지 있어 직접 수송기를 운항하기에 제한된 상황이었다.
군은 차선책으로 수단 교민들의 육상 이동을 결정했다. 교전이 확대되지 않은 안전한 지역까지 육상으로 이동한 뒤 군 수송기를 투입해 교민들을 우방국인 사우디아라비아로 이송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외교부, 국방부, 국정원 등 모든 정부의 정보력이 모였고, 최종적으로 UAE의 컨보이를 이용해 수단 카르툼에서 포트수단까지 이동하기로 결정했다. 포트수단까지 이동한 후 군의 C-130J 수송기를 통해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공항까지 이동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포트수단은 수단 카르툼에서 동북쪽으로 840여 ㎞ 떨어진 항구 인근의 도시다. 사우디아라비아와 근접해 교민들의 이송에는 유리하지만, 현지 상황, 지형, 기후, 교민안전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했을 때 이동 거리가 1170여 ㎞에 달한다는 단점도 있었다.
그럼에도 정부는 UAE와 함께 포트수단까지 이동하기로 결정했다. 한국에 도움을 제안한 여러 나라 중 UAE의 경우 현지 세력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었다. 이 때문에 다른 국가들의 제안보다 더 확실하고, 더 안전한 육로 이동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해 UAE의 컨보이를 이용해 함께 이동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특히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 또한 "Your people are our people"이라며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한국시간으로 22일 수단 교민들이 대사관으로 모이기 시작했고, 23일 오후에 UAE 컨보이에 탑승한 채 포트수단으로 출발했다.
교민들의 거주지가 격전지 근처 아홉 군데에 흩어져 있어 대사관에 결집하는 과정이 가장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대사관이 비교적 식량 등 물자가 풍부하고 발전기가 있어 대피하기에 적당하다는 외교부의 종합적 판단이 있었다.
국방부의 최초 판단은 24일 오전 중 포트수단에 도착하는 계획이었다. 다만 운행 도중 차량 고장으로 인해 다소 시간이 지체됐고, 이로 인해 오후 24일 오후 9시40분이 돼서야 포트수단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안전하게 포트수단까지 도착한 교민들은 군 수송기 C-130J에 탑승했고 오후 10시28분 이륙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공항에는 오후 11시8분에 도착했으며, 관련 절차를 밟고 이날 오전 2시54분 한국으로 가는 KC-330 수송기에 탑승해 같은 날 오후 3시57분 귀국했다.
우리 측은 공항 이동 과정에서 일본 교민의 합류도 도왔다. 일본 대사관 측과 교민이 합류 지점에 도착하기까지 길을 헤맸고, 이에 우리 측 기사가 직접 찾아가 길을 안내했다. 이밖에도 튀르키예와 UN, 프랑스도 한국에 도움을 제시하는 등 서로 돕고 돕는 '외교전의 종합판'이 벌어졌다는 설명이다.
국방부는 수단 교민 구출작전을 '프라미스'라고 명명한 것은 이번 정부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지킨다는 약속'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작전에서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UAE 등 국가간 약속의 의미도 내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번 작전을 재외국민 보호를 위해 육·해·공군 합동전력이 투입된 최초의 작전으로 평가했다. 아울러 한국은 신속한 합동전력 투입을 통해 교민 탈출을 가장 빠르게 진행한 나라 중 하나로 꼽혔다.
한편 현지 대사관은 운영이 잠정 중단된 상태로, 재외국민 상주 가능성을 고려해 총영사관에 대타 임무를 부여해 비상근무체제를 가동할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hahaha@newsis.com, westj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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