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빚투의 경고등

박윤예 기자(yespyy@mk.co.kr) 2023. 4. 25.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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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외국계 증권사 SG증권 창구에서 일시에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8개 종목(삼천리, 서울가스, 대성홀딩스, 세방, 하림지주 등)이 하한가를 기록했다. 25일에도 대부분 그대로 하한가를 이어갔다. 통상 기관·외국인은 주식 매도 때 시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분할 매도하는데 극히 이례적인 일 또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이들 종목은 시가총액이 1조원 안팎인 중소형주다. 하지만 최근 1년 동안 2배 넘게 오르며 시장의 관심을 받았던 종목이다. 매일경제신문을 비롯해 많은 언론 기사에도 이들 종목의 급등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증시 상식이 이들 종목에선 통하지 않았다. 신용거래 비중이 높은데도 주가가 급등했다. 통상 신용거래 비중이 높으면 일정 기간 후엔 매도 물량이 쏟아질 수 있어 주가가 상승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하림지주처럼 공매도 비중이 높았던 종목도 마찬가지다. 공매도가 증가하면 주가 하락을 예상하는 기관·외국인이 많다는 의미지만 이들 종목은 주가가 급등했다. 곳곳에서 과열을 경고하는 신호들이 포착됐지만 많은 투자자들이 더 몰려들었다. 당장 지금 사지 않으면 나만 뒤처질 것이란 이른바 '포모증후군'까지 겹치며 '빚투'로 몰려드는 투자자들이 급증했다. 코스닥 빚투 규모는 갈수록 커졌다. 코스닥 신용융자잔액은 연초 7조원대였으나 현재 10조원대로 늘었다. 올해 코스닥 시장은 개인투자자의 2차전지 매수세에 올랐는데 개인투자자 순매수액의 절반가량이 빚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분위기에 시장에서는 SG증권을 통한 차액결제거래(CFD) 반대매매설, 특정 사모펀드의 CFD 반대매매, 대주주의 포지션 정리, 사모펀드 내 내분에 따른 보복성 매도 등 다양한 루머가 나돌았다. 일각에서는 이들 종목이 주가 조작에 연루된 정황을 확인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갑작스러운 동반 하한가 충격은 투자심리를 급격히 얼어붙게 만들었다. 투자자들의 시름도 더 깊어지고 있다. 동반 하한가 충격 이후의 상황은 공격적인 투자의 위험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있다. 천만 동학개미들이 이번 사태를 곱씹어봐야 할 이유다.

[박윤예 증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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