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준 “오디션 떨어지고 데뷔도 못하던 신인시절…홍대의 열등감에 공감했죠”[SS인터뷰]
[스포츠서울 | 조은별기자] 오는 26일 개봉하는 영화 ‘드림’은 이병헌 감독의 개성이 진하게 묻어나는 작품이다.
하지만 박서준은 ‘이병헌표’ 영화에서 뚝심있게 자신의 색을 드러내며 자칫 이 감독의 전작인 JTBC 드라마 ‘멜로가 체질’의 축구버전이 될 뻔한 ‘드림’의 중심을 잡는다. 영화에 대한 호불호가 있는 관객이라도 극중 박서준의 연기만큼은 단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울 법 하다.
박서준은 극중 프로축구 선수 윤홍대를 연기했다. 홍대는 만년 2등인 선수다. 그는 라이벌 선수에게 득점 기회가 생기는 걸 막기 위해 전력질주를 하다 경기를 망친다. 설상가상 경기내용보다 사생활과 관련된 질문을 하는 기자를 폭행해 퇴출 위기에 몰린다.
이미지 세탁을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홈리스 월드컵 축구팀 감독을 맡게 된다. 이 경기를 다큐멘터리로 촬영 중인 PD 소민(아이유 분)은 실력보다 사연 위주로 선수를 뽑기를 강권한다. 골대 안에 골을 제대로 차는 선수가 없는 오합지졸팀을 이끌어야만 한다.
연예계 소문난 축구광인 박서준은 “축구라는 소재보다 이병헌 감독에게 끌려 작품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병헌 감독님은 영화 ‘스물’(2015)을 통해 알게 됐다. 그 무렵에는 내 또래 배우들이 참여하는 작품이 드물었는데 젊은 배우들을 대거 기용한 ‘스물’이란 영화가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후 영화 ‘극한직업’(2019), 드라마 ‘멜로가 체질’(2019) 등 작품을 보며 더욱 호감을 품었다. 출연 제안을 받고 큰 고민없이 감사한 마음으로 참여했다.”
축구선수 연기를 위해 골대에서 골대까지 135m 거리를 쉴 새 없이 뛰었다. 그는 “경기 중반부를 넘어가면 못 뛸 것 같다. 프로축구 선수들을 존경하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며 “연기를 위해 코어 근육 강화 및 하체 운동을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평소 절친한 사이인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선수에게 기술을 전수받을 법도 하지만 “설사 전수 받는다고 해도 내가 이해되는 수준이 아니다”라고 손을 내저었다.
박서준은 극을 이끌지만 영화의 실제 주인공은 홈리스 월드컵에 출전하는 노숙인들이다. 이들의 사연도 제각각이다. IMF외환위기로 인한 부도, 건설현장에서의 사고, 빚보증을 잘못 섰거나 가정환경 등 각자의 이유로 노숙인이 된 이들이 둥근 축구공으로 하나가 돼 지구 반대편 헝가리에서 낯선 외국인들을 매료시킨 사연은 그 자체로 드라마틱하다.
박서준은 “영화를 통해 노숙인에 대한 편견이 완전히 깨졌다”며 “노숙인이 되고 싶어서 된 사람은 한명도 없고 사연이 없는 사람도 없었다. 평소 지하철 앞에서 빅이슈(노숙인이 판매하는 잡지)를 팔던 판매원들을 유심히 관찰한 게 도움이 됐다”고 했다.
그는 열등감에 젖은 홍대를 연기하며 자신의 신인 시절이 떠올라 공감됐다고 했다. JTBC 드라마 ‘이태원클라쓰’(2020)가 팬데믹 기간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개국에 송출되며 한류스타로 발돋움했고 마블 시리즈까지 캐스팅됐지만 박서준 역시 연기 ‘미생’ 시절에는 “연기가 내 길이 아닌가 보다”라고 좌절하곤 했다.
“운동선수들 중에 천재형과 노력형이 있다. 나도 열등감과 콤플렉스가 있었다. 그걸 이겨낼 때 더 큰 발전이 있다. 내 경우 데뷔 자체가 힘들었다. 오디션을 볼 때마다 떨어졌다. 내 길이 아닌 것 같아 바닥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콤플렉스가 나를 발전시키고 도약하는 무기가 됐다. 그래서 때로 스스로를 구석에 몰아넣곤 한다.”
그런 박서준도 팬데믹으로 영화가 개봉되지 못하던 시간은 무력감을 느꼈다고 한다. 그는 “영화를 촬영하는 건 관객과 만나기 위함인데 혹평이든, 호평이든 아무런 반응을 접하지 못하니 정체되는 것 같았다”며 “4년만에 빛을 보는 만큼 개봉 자체를 소중하게 여기고 있다. 스코어에 대한 부담보다 이 순간을 즐기려 한다”고 말했다.
‘드림’이 뒤늦게 빛을 보는 사이 박서준은 누구보다 바쁜 나날을 보냈다. tvN 예능 프로그램 ‘서진이네’에서 셰프로 맹활약했고, 마블시리즈 ‘더 마블스’에 캐스팅돼 영국에서 촬영을 마치기도 했다.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엄태화 감독)’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경성크리처’ 시즌 1, 2도 올해 공개될 예정이다.
그는 인기리에 방송 중인 ‘서진이네’에 대해 “태형(BTS 뷔)이나 우식이가 균형을 잡아줘서 프로그램의 재미가 더했다”며 “(이)서진 형이 없다면 이 프로그램은 의미가 없다. 형이 그렇게 치밀하고 계획적인 사람인지 프로그램을 통해 알았다”고 웃었다. 또 ‘더 마블스’에 대해서는 “개봉시기가 되면 더 할 얘기가 많아질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어려웠던 데뷔 과정을 거쳤던 박서준의 당시 꿈은 ‘작품을 많이 하는 배우’였다. 이제 꿈을 이룬 지금 그는 “오히려 거절이 더 어렵다는 걸 알게 됐다”며 “앞으로는 목표보다 작품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하려 한다”며 톱배우다운 자세를 드러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게 아니라 그의 됨됨이가 지금의 자리에 올라서게 만든 원동력이었다.
mulga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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