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법원장 "형식적 법치주의·법률만능주의 경계"

[제60회 법의 날 기념식]
법치 확립·인권옹호 기여 14명 수훈
이광수 변호사 국민훈장 무궁화장
한동훈 "생명 안전 위협 범죄 엄단"

25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제60회 법의 날 기념식에서 김명수(앞줄 왼쪽부터) 대법원장, 김도읍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원석 검찰총장, 이완규 법제처장 등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법무부와 대한변호사협회가 제60회 법의 날을 맞아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념식을 열고 법치주의 확립과 인권 옹호, 사회정의 실현에 기여한 14명을 포상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김명수 대법원장, 김도읍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원석 검찰총장, 이완규 법제처장, 박종문 헌법재판소 사무처장, 김영훈 대한변호사협회장을 비롯해 법조 분야 주요 기관장과 법조계 고위인사, 법의 날 정부 포상 수상자 및 가족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법의 날'은 법의 존엄을 지키고 법치주의를 확립하는 차원에서 1964년 제정된 국가기념일이다.

참석자들은 사법정의와 법치주의 중요성에 대해 피력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기념사에서 "법의 지배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기본적 인권과 자유를 보장하는 민주주의 기반으로서 존재할 때 비로소 그 본래 의미를 꽃피울 수 있다"며 "국가권력 행사의 합법성만을 강조하는 형식적 법치주의를 극복하고, 법률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는 법률만능주의를 경계하면서, 진정한 법의 지배 정신을 깊이 성찰함으로써 실질적 법치주의를 실현해야 할 무거운 책임이 있음을 잊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유남석 헌재 소장 역시 "법치주의의 실현은 자유와 번영을 위한 필수 조건"이라며 "헌재는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한 최후의 보루로서 헌법 가치와 원리가 국가활동과 사회생활 전 영역에서 잘 구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동훈 장관은 "국민의 안전, 특히 범죄로부터의 안전은 모든 국민이 행복을 추구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라며 "정부는 마약 확산 등 국민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범죄를 엄단하고, 범죄예방 시스템을 정비해 공동체 신뢰를 무너뜨리는 부패와 가짜뉴스에 대해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영훈 회장 역시 "법률시장의 공공성을 수호하고 법치주의 확립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기념식에선 법질서 확립에 기여한 14명에게 훈장(7명)과 국민포장(1명), 대통령표창(3명), 국무총리표창(3명)이 수여됐다. 이광수(62) 변호사는 35년간 △대법원 양형위원회 △법무부 형사법개정 특별분과위원회 △대한변협 법제위원회·인권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사법인권 분야 발전과 법치주의 구현에 기여한 공로로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수훈했다. 임관혁(57) 서울동부지검장은 26년간 검사로 일하며 뇌물, 기업 비리 등 반부패범죄 척결에 주력하고, 세월호 참사 등 대형 사고 진상규명에 힘써 사법정의 실현과 법질서 확립에 기여한 공로로 황조근정훈장을 받았다.

법무행정·상사법 제도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김순석(64)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백재명(57) 의정부지검 남양주지청장, 이영림(52) 청주지검 차장검사에게는 홍조근정훈장이 수여됐다. 무의탁 출소자를 위한 건물을 기증하는 등 사명감과 봉사 정신을 보여준 이순국 수원지역범죄피해자지원센터 이사장과 비행 청소년 선도 보호와 범죄예방 활동에 힘쓴 김홍식 청소년범죄예방위원 전주지역협의회장은 국민훈장 동백장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밖에 안갑준 법무사, 이준호 대구지검 수사서기관 등 7명도 사회적 약자 보호·법치주의 확립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포장 △대통령 표창 △국무총리 표창 등을 받았다.

김영훈 기자 huni@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