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 넷플'에 맞서는 1000억 웨이브'…'피의 게임2'→'박하경 여행기'에 거는 승부수 "선택과 집중"[종합]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토종 OTT 웨이브가 3조 투자를 내건 넷플릭스에 맞서 올해 '선택과 집중'을 키워드로 콘텐츠 경쟁에 나선다.
OTT 서비스 웨이브가 25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콘래드 호텔에서 2023 웨이브 콘텐츠 라인업 설명회를 열고 올해 웨이브에서 독점 공개 예정인 다양한 작품을 소개했다.
웨이브는 올해 예능프로그램 '피의 게임' 시즌2, 오리지널 드라마 '박하경 여행기', '거래', 오리지널 영화 '데드맨', '용감한 시민' 등 다양한 콘텐츠를 공개한다. 더불어 HBO MAX, NBCU, CBS 등 해외 스튜디오들의 기대작으로 시청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이날 설명회에서는 올해 라인업 소개 뿐만 아니라 기대작들의 간이 제작발표회까지 연이어 동시에 진행하며 올 한해 작품 흥행을 향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가입자 정체를 겪으며 지난해 2배를 넘는 영업 손실 1271억원을 기록한 웨이브는 다작보다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투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다.
먼저 가장 비중 높게 다뤄진 것은 '피의 게임' 시즌2다. 웨이브 이태현 대표는 "'피의 게임'과 '약한 영웅'이 우리에게 중요한 포지셔닝을 갖는 작품"이라며 투입된 비용 대비 효율이 좋고, 가입 직후 찾는 작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날 설명회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 역시 '피의 게임' 시즌2였다.
연출자 현정완PD는 "생활하면서 '정말 재밌어요'라는 표현을 하지 않는데, 이건 편집하면서 재밌어서 꼭 보여드리고 싶었던 프로그램이다"라며 "제가 했던 프로그램 중에서는 재미, 스케일 둘 다 역대급이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즌1의 장점을 살리면서 부족한 점을 살리자고 생각했다. 재밌는 장치, 반전 장치, 출연자 감정을 살리면서 게임 요소나 플레이어들의 게임 스타일을 업그레이드 시켜보려 했다. 출연자 섭외도 각 분야에서 최고라는 분들을 섭외하면 어떨까 싶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출연자 덱스가 "시즌1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홍진호가 "역대급으로 힘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신현지는 '도전 수퍼모델 코리아' 이후 10년 만에 첫 서바이벌에 나서는 것에 대해 "제 인생에 더 이상 서바이벌은 없을 줄 알았다. '피의 게임2' 나오며 걱정을 많이 했는데, 진호 오빠를 보자마자 '내 갈 길 가야겠다. 미친 적응력으로 브레인을 포기하고 잘 살아가는 방법을 택하며 플레이를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후지이 미나는 "원래는 서바이벌이란 장르에 대해 특별히 생각해본 적이 없다. 섭외를 받고 시즌1을 보면서 공간과 사람들의 심리 게임이 인상적이었다. 생존을 위해서 싸워나가는 모습들이 너무나 판타지 영화 같았다. 원래는 조심스러운 성격이라 상상도 못했다. 거기에 내가 있으면 어떨까 호기심이 생겨서 용기내서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출연자들이 모인 가운데 진행을 맡은 박지민 MBC 아나운서는 제작발표회 중 반말 및 비속어를 섞은 진행을 과도하게 이어나가 프로답지 못한 진행력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웨이브 측은 "대본에는 없던 내용인데 왜 저렇게 진행했는지 모르겠다"며 당황스러움을 표했고, 결국 박 아나운서는 행사 종료 후 "제가 오늘 제작발표회 진행이 처음이었다. 제가 참여한 '피의 게임2'라는 프로그램에서 정말 친했던 플레이어들을 만나서 흥분했던 것 같다. 그 부분에서 미숙했던 점을 보인 것 같아 사과의 말씀을 보인다. 저도 1편에서 악플을 많이 받다보니 그 부분에서 흥분했던 것 같다. 미숙했던 점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진 행사에서는 영화 '데드맨', '용감한 시민', '박하경 여행기' 제작자 및 연출자들의 작품 소개가 이어졌다.
특히 '박하경 여행기'의 이종필 감독은 "소위 말하는 OTT 시리즈는 저도 중도 탈락을 많이 한다. 왜냐면 길고, 이 많은 서사를 다 물고 가야하는 구나. 그런데 또 중독된 것처럼 끝이 궁금해서 보게 되는데, '박하경 여행기'는 짧다. 25분에서 이야기가 끝난다. 이를 테면 저의 목표였는데, '박하경 여행기'는 그냥 하나의 앨범이다. 8개의 곡이 있는데 통일성은 있지만 다르다. 1번을 듣다가 3번을 들어도 된다. 소위 말하는 연속극이 아니라 독립된 연작이다. 보시기에 느슨하지도 않고 밀도 있게 괜찮게 만들었다. 부담 없이 재밌게 보실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와 함께 배우 유승호가 출연하는 8부작 시리즈 '거래'에 대한 소개도 이어졌다. 배우 유승호, 김동휘, 유수빈이 직접 현장에 나선 가운데 유승호는 "현장에서 열심히 찍고 편집한 결과를 보니 뿌듯하기도 하다. 저희도 기대가 너무 많이 된다. 재밌을 것 같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끝으로 웨이브 이태현 대표는 '웨이브는 다른 제작사에서 다루지 않은 소재를 하려고 한다. 많이 하진 않지만 타율이 높다고 생각한다. 국내 플랫폼만의 형식으로 하려고 했다"며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언급했다.
특히 이날 오전 넷플릭스에서 한국 시장에 3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 1000억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보고 있는 웨이브의 현 상황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도 이어졌다.
이 대표는 "넷플릭스가 한국 시장에 3조 이상을 투자한다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이야기다. 국내 토종 OTT 육성 때문에 부정적으로 비춰지는건 반대다. 자본이 시장에 들어와야 만들어지고, 패키징이 되고, 경쟁이 된다. 글로벌 플랫폼이 한국에 투자한다는 것은 이 나라 내부에 창작과 패키징이 살아난다는 것이다. 그런 플랫폼과 경쟁하기에 우리 경쟁 업체도 적자가 많이 난다. 예상하고 적자 내기로 하기로 한 사업이지만 상상 외로 나긴 했다. 그건 조금은 팬데믹, 앤데믹이 바뀌는 것도 있고 플레이어가 들어오기 때문에 예상보다 커졌다"며 "솔루션은 모든 드라마가 편당 20억이 돼서 10개 만들어서 200억이 될 순 없는거다. 좋은 드라마에 비용 효율적으로 만드는 것이 전략이라고 본다"고 답했다.
더불어 "올해 경영 계획에 따라서 얼마의 흑자를 내겠다, 얼마의 영업 손실을 내겠다는 것은 지금 기사화시키기에 저도 불편하다. 내부와 외부의 계획이 있다. 당당 1~2년 안에 턴어라운드보다는 시간을 갖고 보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우리 플랫폼이 턴어라운드는 어려운 일이라 누구나 글로벌 진출을 꿈꾼다"며 "매년 1000억원 가량의 투자금이 집행된다. 누가 이 시장에서 돈을 쓸 것인가다. 다른 플랫폼도 투자금을 잠그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도 매한가지다. 약간은, 아니 전격적으로 좀 더 투자를 전면 재검토해야 하는 시점이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이 대표는 "그런 면에서 '약한 영웅'과 '피의 게임'은 정말 소중한 콘텐츠다. 동종 콘텐츠 중에서 비용 효율적인 작품이기 때문이다"라며 "가입 후에 어떤 작품을 제일 먼저 찾아봤느냐가 가장 중요한 지표다. '약한 영웅' 론칭 후 가입 후 가장 먼저 본 콘텐츠다. '피의 게임' 시즌2도 몇 만 이상 처음 본 수치가 나오길 바란다"며 가입 직후 구독자들이 관람하는 콘텐츠 수치를 중요하게 보고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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