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재검토"…웨이브의 가성비 전략 '피의 게임2'→'박하경 여행기' [종합]
국내 토종 OTT 웨이브가 칼을 갈았다. 이나영 주연의 '박하경 여행기'부터 조진웅, 김희애의 영화 '데드맨'까지 화려한 라인업이 소개됐다.
2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2023 웨이브 콘텐츠 라인업 설명회'가 개최됐다. 행사에는 예능프로그램 '피의 게임2' 출연자 12인과 MBC 현정완 PD, '데드맨' 하준원 감독, 스튜디오N 권미경 대표, '박하경 여행기' 이종필 감독, '거래' 유승호, 김동휘, 유수빈이 참석했다.
'웨이브에 큰 거 온다. 빅웨이브'라는 카피로 꾸며진 이번 설명회는 예능 '피의 게임2'를 비롯해 오리지널 시리즈 '박하경 여행기', '거래', 영화 '데드맨', '용감한 시민' 등 다양한 콘텐츠들을 선보이는 자리로 마련됐다.
◆ 비용 대비 성과 최고 …'피의 게임' 한 번 더
지난 시즌 웨이브에 큰 성공을 가져다준 기대주 예능 '피의 게임'이 첫 타자로 나섰다. MBC 현정완 PD가 연출을 맡았다.
현 PD는 "내가 느낄 때 '피의 게임2'는 서바이벌 최강자들의 올스타전이다. 편집과 촬영을 하면서 재밌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재미와 스케일 모두 역대급"이라고 이번 시즌을 설명했다.
타 생존 서바이벌 예능프로그램과의 차별점을 위해, 시즌1의 장점은 살리되 부족했던 점을 개선했다고. "지하실이라는 재밌는 장치와 반전요소와 출연진의 감정을 잘 살리면서, 부족했던 게임적 요소라던가 게임 스타일을 업그레이드했다"고 강조했다.
"출연진 섭외 단계에서, 각 분야 최고를 모시기로 했다. 제대로 된 판을 깔아보고 싶어서 해외로 나가게 됐고, 이분들이 최선을 다해 생존 경쟁을 펼친다."
출연진 면면도 화려한다. 전 시즌에서 활약한 박지민, 덱스를 비롯해 서바이벌 예능프로그램의 황태자로 불리는 전 프로게이머 홍진호와 웹예능 '머니게임'의 대표 출연자 파이가 눈길을 끌었다.
현 PD는 "우승을 못 했어도, 같이 하면 활약할 것 같은 출연자들을 섭외했다"며 "살아남기 위해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고 기대를 모았다.
◆ 조진웅·김희애 '데드맨'→신혜선·이준영 '용감한 시민'…오리지널 영화 출격
오리지널 영화 라인업으로는 '데드맨'과 '용감한 시민'이 출격한다. '데드맨' 하준원 감독과 '용감한 시민'을 제작한 스튜디오N 권미경 대표가 참석해 영화를 소개했다.
'용감한 시민'은 복싱 기대주였지만 기간제 교사가 된 '소시민'(신혜선)이 정규직 교사가 되기 위해 참아야만 하는 불의와 마주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배우 신혜선, 이준영이 출연한다.
'데드맨'은 이름값으로 돈을 버는 일명 바지사장계 에이스가 1천억 횡령 누명을 쓰고 죽은 사람으로 살아가게 된 후 진범을 찾기 위해 나서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배우 조진웅, 김희애, 이수경이 출연한다.
이들은 입을 모아 한국영화계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기회를 준 웨이브에 거듭 감사를 전했다. 하 감독은 "너무 힘든 시기다. 투자 상황도 최악이다. 그런 점에서 웨이브의 투자는 더욱 의미가 남다르다"고 강조했다.
권 대표 역시 "코로나로 한국영화 시장이 위축돼 있는데, 웨이브가 선뜻 손을 내밀어줬다. 신인감독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도 영화계 입장에서 감사한 일"이라고 이야기했다.
◆ 복귀하는 톱스타…'거래' 유승호→이나영 '박하경 여행기'
'거래'와 '박하경 여행기'는 올해 공개될 웨이브 오리지널 시리즈 대표작이다.
'박하경 여행기'는 사라져 버리고 싶을 때 토요일 딱 하루의 여행을 떠나는, 국어 선생님 박하경(이나영)의 예상치 못한 순간과 기적 같은 만남을 그린 명랑 유랑기를 그린 드라마다.
'박하경 여행기' 이종필 감독은 이나영 캐스팅에 대해 "이나영과 꼭 해보고 싶었다. 기회가 닿으면 작업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대본도 안 나왔을 때 얘기했다. 흔쾌히 하자고 해서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작품에 대한 기대도 당부했다. 이 감독은 "나는 OTT에서 중도탈락을 많이 한다. '이 많은 서사를 다 물고 가야 하는구나' 해서 다 보기 힘든데, 우리는 그렇지 않다. 25분으로 짧다. 하나의 앨범 같다. 8곡이 들어있고 통일성이 있지만 다 다르다. 1번 트랙을 읽고, 3번 트랙을 봐도 된다. 연속극이 아니라 독립된 연작"이라고 밝혔다.
'거래' 우발적으로 동창을 납치한 두 20대 청년의 납치극을 다룬 범죄 스릴러 드라마다. 드라마 '꽃 피면 달 생각하고' 이후 2년 만에 작품으로 복귀한 유승호. 복귀작으로 '거래'를 선택한 이유로 "소재가 너무 독특했다. 대본 너무 재밌게 읽었다. 또 두번 째는 캐릭터다. 언젠가 이렇게 날 것의 캐릭터를 하고 싶었다. 그게 이번 작품이었다. 세 번째는 감독님이다. 기댈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소재가 가장 큰 포인트"라고 거듭 강조했다. 유승호는 "동창생을 납치했다는 것만으로도 궁금해하실 거고, 다양한 이벤트들이 있다"고 밝혔다.
◆ 지난해 영업손실 1213억…웨이브 "비용효율적으로 투자할 것"
포스트코로나 이후 전세계적인 경기둔화·침체로 인해 OTT 플랫폼 산업도 타격을 받았다. 해외 OTT의 투자 공세에 티빙, 웨이브, 왓챠 등 국내 토종 OTT의 규모 위축도 우려되고 있는 상황. 웨이브는 지난해 영업손실 1213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 규모를 매 해 경신하고 있다.
이런 와중 넷플릭스의 한국 콘텐츠 투자 계획 발표는 또 다른 도화선이 됐다. 이날 넷플릭스 CEO는 미국 국빈으로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K콘텐츠에 4년간 25억 달러(한화 약 3조 3천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넷플릭스가 한국에 진출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투자한 총금액의 2배에 달하는 액수다.
국내 OTT 플랫폼 웨이브 이태현 대표는 "환영할만한 일"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자본이 들어와야지 경쟁이 된다. 한국 드라마와 영화에 투자한다는 건 산업이 살아난다는 거니 고무적"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OTT의 투자 공세에 티빙, 웨이브, 왓챠 등 국내 토종 OTT의 위축도 우려할 일. 웨이브는 지난해 영업손실 1213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 규모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약한 영웅'과 '피의 게임'을 지난해 웨이브가 거둔 가장 큰 성과로 지목했다. 그는 "특이한 케이스였다. 제작비 규모가 블록버스터가 아니었음에도, 비용효율적인 성과를 냈다"고 자평했다.
중장기적인 사업 계획도 설명했다. 이 대표는 "당장 1~2년 안에 턴어라운드를 계획하지 않는다. 많은 플랫폼들이 투자를 잠그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도 투자를 전면 재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선언하기도.
그러면서 이 대표는 "적자를 예상하고 시작했지만, 예상보다 적자 규모가 좀 컸다"며 "이런 상황에서 모든 콘텐츠들이 드라마가 편당 15억, 20억 될 순 없지 않나. 좋은 스토리를 크리에이터에게 비용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게 솔루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iMBC 백승훈 | 사진제공 웨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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