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해공군 모두 투입된 '프라미스' 작전… 美·UAE·사우디도 도왔다

허고운 기자 2023. 4. 25.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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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다양한 '탈출' 방안 검토… 가장 중요한 건 '정보'였다"
"수송기 16개국 영공 통과도 하루 만에 해결… 긴밀 공조"
군벌 간 무력 충돌로 고립됐다가 우리 정부의 ‘프라미스(Promise·약속)’ 작전을 통해 철수한 수단 교민들이 25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2023.4.25/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우리 군이 최근 군벌 간 무력충돌로 다수 사상자가 발생한 북아프리카 수단에서 우리 교민을 대피·철수시키는 '프라미스'(Promise·약속) 작전을 25일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육·해·공군 전력이 모두 투입된 이번 작전 성공엔 우방국인 아랍에미리트(UAE)·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 등의 협력과 정보 지원이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군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프라미스'란) 작전명엔 윤석열 정부가 '국민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지킨다'는 국민과의 약속과 함께 국가 간 약속의 의미도 내재돼 있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이후 수단 수도 하르툼을 중심으로 무력충돌이 격화되면서 재외공관마저 치안이 불안한 상태에 놓이자 재외국민 보호 작전을 사상 처음으로 육·해·공군 합동 전력이 모두 투입된 형태로 개시했다.

국가안보실 주관 관계부처 회의 결정에 따라 이달 21일 육군특수전사령부 예하 제707특수임무대대 요원들과 공군 공정통제사(CCT), 그리고 경호·의무요원 등 48명이 탑승한 공군 C-130J 수송기가 먼저 수단 인근 지부티 내 미군기지로 전개했다.

군벌 간 무력 충돌로 고립됐다가 우리 정부의 ‘프라미스(Promise·약속)’ 작전을 통해 철수한 수단 교민을 태운 수송기가 25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 착륙하고 있다. 2023.4.25/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C-130J는 "출발 명령이 하달되면 즉각 투입 가능토록 하라"는 당시 이종섭 국방부 장관 지시 이후 3시간 만에 준비를 완료했다고 한다.

또 소말리아 해역 호송전대 '청해부대' 제39진에 배속돼 있는 해군 구축함 '충무공이순신함'도 수송기가 수단 현지에 접근할 수 없는 상황에 대비해 인근 해역으로 향했고, 22일엔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 수송기 KC-330 '시그너스'가 추가로 사우디아라비아 제다를 향해 떠났다.

KC-330 또한 명령 하달 후 4시간 만에 출동 준비를 마쳤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관계 당국은 △하르툼~지부티 간 군 수송기 이용을 비롯해 △우호적 여건 조성시 민간 항공기 이용 △하르툼~포트수단 간 항공 수송 및 해상 수송 등 다양한 교민 대피·철수 지원 방안을 검토했다고 군 관계자가 전했다. 포트수단은 수단 북동부의 항구도시다.

군 관계자는 "작전 시작부터 종결까지 대통령실과 국방부, 외교부, 국가정보원의 통합된 노력이 있었다"며 "처음엔 하르툼 공항을 이용해 철수하려고 했으나, 현지 상황과 교민들의 이동 여건, 공항 활주로 사용 여건 등을 봤을 때 여의치 않았다"고 설명했다.

무력 충돌이 발생한 수단에 체류 중이던 우리 교민 28명이 24일(현지시간) 포트수단 공항에서 우리 공군 C-130J 수송기에 탑승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4.25/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이에 따라 이번 교민 철수작전은 일단 교민들이 주수단대사관 측 인솔 아래 버스를 타고 하르툼을 떠나 포트수단까지 이동한 뒤 포트수단에선 제다까진 C-130J 수송기로, 그리고 제다에선 KC-330 수송기를 이용해 귀국길에 오르는 '3단계'로 진행됐다.

우리 정부는 이 가운데 하르툼에서 포트수단까지의 육로 이동은 UAE 측에서 제안한 경로를 택했다. UAE 주도로 아랍국가 위주로 구성된 대피 행렬에 우리 교민이 탑승한 버스가 합류해 약 1170㎞를 달린 것이다.

하르툼에서 포트수단까지 직선거리로 800여㎞를 달리는 경로도 있었지만, 중간에 산악 지형이 있는데다 교량·협곡 등 요소와 우발 상황 발생 가능성 등을 고려해 좀 더 먼 거리를 돌아가는 선택을 했다고 한다.

군 관계자는 "UAE 측은 철수 과정, 교민 집결 과정, 집결지 이동 과정 등에서 수단 정부군 및 반군 양측 모두의 협조를 얻어내고 안전을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며 "차량 고장 등 우발 상황도 있었지만 잘 극복해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사우디 정부는 우리 수송기의 영공 통과와 제다 공항 이용 등을 지원해줬고, 미 정부 또한 관계국들에 대한 협조 요청 및 정보 제공 등을 통해 우리 정부·군과 긴밀히 협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무력충돌이 벌어진 수단에서 체류 중이던 우리 교민 등이 24일(현지시간) 공군의 C-130J '슈퍼허큘리스' 수송기를 타고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공항에 도착했다. (국방부 제공) 2023.4.25/뉴스1

군 관계자는 "이번 작전에선 영공 통과를 위해 16개국의 협조가 필요했다"며 "정상적 절차를 따르면 2주 정도 걸리지만 하루 안에 모든 협조가 완료됐다. KC-330은 각국의 영공 통과 승인이 모두 떨어지기 전에 출발했고, 그 과정에서도 긴밀한 공조가 있었다"고 부연했다.

군 관계자는 "영공과 영해, 기상은 물론 유류, (수단) 정부군과 반군 중 누가 어디를 장악하고 있는지, 어떤 국가가 우리에게 우호적인 여건 조성을 협조할 수 있는지, 교민 자산과 안전 문제, 수단 상황이 더욱 악화되지 않을지에 대한 판단 등 고민이 컸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군 관계자는 또 "여러 방안에 대한 우발 상황 평가가 필요했다"며 "판단·결정의 가장 큰 핵심은 정보였다. 외교부의 국가 차원 외교와 국방부·합동참모본부의 군사외교, 국정원의 국제 정보 네트워크가 모두 가동됐다"고 밝혔다.

우리 군은 작전 수행에 필요한 현지 정보 획득을 위해 지부티와 미군 아프리카 사령부에 연락장교를 파견했고, UAE·사우디·이집트·미국·에티오피아 주재 무관부도 총동원됐다. 국방정보본부에서도 미 정보기관 등에 관련 협조를 구했다.

군 관계자는 "작전 제반 전 과정에서 국방부 장관과 합동참모의장 등 주요 직위자들이 수 차례 상황평가 회의를 하고, 정부 상황실과도 함께 고민했다"며 특히 "(언론의 협조로) 여러 과정들이 외부에 노출되지 않아 군사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국민 안전을 보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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