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시즌 초반 관중몰이 성공…‘평균 관중 1만 시대’ 꿈 여문다

박효재 기자 2023. 4. 25.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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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K리그1 FC 서울 선수들이 22일 수원 삼성과의 홈경기에서 승리한 뒤 홈팬들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올해 들어 K리그1 관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리그 역사상 최초 평균 관중 1만명 달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로부터 일상으로 복귀가 본격화되고, 무엇보다 승격팀들이 좋은 경기력으로 관중몰이를 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8라운드까지 치른 24일 현재 기준 K리그1 경기당 평균 관중은 1만1305명으로, 4820명에 그쳤던 지난해에 비해 2배 넘게 늘었다. 승강제가 도입된 2013년 이후 K리그1 시즌 전체 평균 관중 수가 1만명을 넘은 적은 없다. 종전 최고 기록은 2019년 8013명이다.

시즌 초반이라고는 해도 관중 증가세가 확연해 평균 관중 1만명을 충분히 달성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연맹 관계자는 “연간 4차례 열리는 주중 경기가 변수가 될 수 있겠지만, 5월은 날씨가 좋아지고 관중이 더 몰려오는 시기이기 때문에 관중을 더 늘릴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목표 달성을 자신했다.

K리그1 전 구단이 지난해 대비 최소 40% 이상 관중이 늘어났을 정도로 관중 증가세는 확연하다. 그중에서도 이번 시즌 승격팀인 대전 하나시티즌의 증가세가 돋보인다. 대전은 2부 리그 소속이었던 지난해 평균 관중이 2271명에 그쳤지만, 올해 들어 1만4850명으로 6배 이상 많은 관중을 동원하며 관중 증가율 1위를 기록했다.

FC 서울의 관중 증가세도 심상치 않다. 서울은 지난 22일 최대 라이벌 수원 삼성과의 홈경기에 3만186명의 관중을 동원했다. 지난 8일 대구 FC와의 홈경기에서 가수 임영웅 시축 행사 특수로 4만5000명 이상 관중을 불러모은 이후 최고 기록이다.

서울은 이번 시즌 평균 2만9486명의 관중을 동원하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관중 수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에는 연고지 인구가 훨씬 적은 울산 현대에 40여명 앞서며 간신히 1위를 차지한 반면, 올해는 지난해 대비 3배 이상 많은 관중을 동원하며 울산과 격차를 1만명 이상으로 벌렸다.

이번 시즌 평균 관중 8155명을 동원한 제주 유나이티드는 연고지 전체 인구 대비 관중 수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서귀포시를 연고지로 하는 제주는 인구 10만명 당 관중 수 4421명으로 2위 포항(1911명), 3위 울산(1697명)보다도 2배 이상 많다.

연고지 주민 대다수가 관광·서비스업·농업에 종사하고, 경기장 접근성이 떨어져 주말 경기를 즐기기 어려운 환경인 것을 고려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지난해 대비 관중 증가배율도 2.58배로 K리그1 구단 평균 증가배율(2.34배)보다 높다.

이런 관중 증가세는 각 구단의 다양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서울은 가수 임영웅을 섭외하면서 그의 팬클럽 ‘영웅시대’ 회원들을 대거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끌어들였다. 슈퍼매치가 치러진 지난 22일에도 영웅시대 회원 다수가 경기장을 찾았다.

대전은 홈경기 당일 경기장 주변 차량 정체가 없도록 지역 경찰과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산되긴 했지만 인기 걸그룹 뉴진스 공연도 추진했고, 푸드트럭도 지난해 대비 2배 늘리는 등 즐길 거리를 늘리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제주는 그동안 지자체, 관계기관, 후원 기업 등을 직접 방문하면서 커뮤니티를 생성해 꾸준히 입소문이 확산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구단 관계자는 “지역의 아픔을 함께 나누는 제주 4·3 추모 행사는 물론이고 청정 제주를 함께 하는 탄소중립 캠페인 등 시민과 함께 하는 구단이라는 점을 알린 것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같은 관중 증가세가 이어지려면 무엇보다 각 팀의 좋은 경기력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맹 관계자는 “대전이나 광주 FC 같은 승격팀들이 시즌이 끝날 때까지 좋은 경기력을 보여줘야 관중 유입이 더 될 것”이라고 짚었다.

실제로 대전은 개막전부터 기존 1부 팀 강원 FC에 승리를 거두고, 지난 16일에는 리그 선두 울산까지 잡으며 4위로 올라서는 등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며 관중몰이의 선봉장 역할을 했다. 나상호, 황의조 등 카타르 월드컵에서 활약한 선수들이 리그로 복귀해 골잔치를 벌이고 있는 서울은 매 경기 득점을 올리며 리그 2위까지 올라섰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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