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오징어게임 나오도록 … K콘텐츠 제작 지원"
한국 콘텐츠 산업은 약 20년 전 '한류'라는 이름으로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킨 이후 꾸준히 한국의 성장 산업으로 손꼽혀왔다. 최근 코로나19로 물리적 교류가 단절되며 문화계도 큰 타격을 입었지만, 한국 콘텐츠의 세계 확장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영화 '기생충'과 드라마 '오징어 게임', 방탄소년단(BTS) 등으로 대표되는 한국 콘텐츠는 분야를 불문하고 지속적으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 지난 2월 정부는 K콘텐츠를 반도체, 이차전지 등 국가첨단전략산업에 준하는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하면서 한국 콘텐츠의 위상을 증명하기도 했다.
조현래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은 K콘텐츠가 주목받는 시대에 더 많은 국내 제작진들이 기회를 얻을 수 있는 환경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인력과 인프라스트럭처, 자금 등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지원뿐만 아니라 유통과 제작 생태계 기반 조성까지 범위를 넓히면서 한국 콘텐츠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기관의 역할을 키우고 있다.
"이제 '한국이 만들면 뜬다'는 말이 당연하게 여겨질 정도로 세계 콘텐츠 시장에서 한국의 입지가 굳혀졌습니다. 국내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 속에 질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내온 저력이 발휘된 것이겠지요. 덕분에 이미 많은 국내 콘텐츠 제작사들도 한국을 넘어 세계 시장을 1차 시장으로 바라보고 콘텐츠를 만들고 있습니다. 더 많은 한국 콘텐츠가 세계 시장에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역할입니다."
조 원장은 1992년 행정고시 합격 이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콘텐츠정책국장 등을 역임한 정통 관료 출신의 문화행정 전문가다. 그는 2021년 9월 콘진원장 취임 이후 콘텐츠 제작 현장을 누비면서 콘진원의 지원책이 제작자들에게 실질적으로 긍정적인 작용을 하고 있는지부터 돌아봤다.
"지난해 콘텐츠 제작 인프라와 인력 양성을 위해 내놓은 콘진원의 지원책들이 어떤 성과를 내고 있는지를 모아봤습니다. 의외로 성과를 보인 것들이 많았습니다. '슈룹' 등 방송영상콘텐츠 제작지원사업에 선정된 작품들이 인기를 얻었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문지원 작가를 비롯해 창의인재동반사업 출신 작가들의 작품이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콘진원이 업계의 변화에 발맞춰 제작자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메꾸어 줄 수 있는 역량을 갖출 필요성을 체감하는 한 해였습니다."
지속적인 지원책 마련에도 매년 우상향하는 콘텐츠 제작 비용 문제는 해결하기 쉽지 않다. 이에 콘진원은 올해 예산을 6238억원 규모로 마련했다. 지난해 예산인 5472억원보다 14% 증액됐지만, 여전히 한국 콘텐츠 제작 전반을 지원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제작비 문제는 국내 콘텐츠 제작사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하도급업체'로 전락시킨다는 비판마저 야기했다.
조 원장은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다고 하지만, 어둠이 있으면 빛이 있는 법"이라며 "다수 플랫폼이 경쟁하는 상황에서 콘진원은 국내 제작사들이 협상력을 가질 수 있도록 힘을 싣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초기에는 국내 제작사들이 지식재산권(IP) 확보보다 OTT에서 투자받는 것을 우선시했지만, 글로벌 히트작이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으면서 점차 IP와 관련해 협상력을 높이고 있다"며 "한국 작품을 유치하려는 플랫폼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점도 국내 제작사의 입지를 유리하게 만들 수 있는 요소"라고 강조했다.
조 원장은 국내 제작사가 투자 기회를 모색할 수 있는 창구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해외비즈니스센터를 활용해 수출 판로 개척을 지원하는 비즈매칭과 KDB산업은행 등 콘텐츠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MOU) 체결 등이 대표적이다.
조 원장은 "인력 중심으로 성장해온 한국에서 콘텐츠 산업은 미래 경제를 책임질 게임 체인저"라며 "콘텐츠 제작 환경의 변화에도 꾸준히 양질의 한국 콘텐츠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대의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돈 안갚으면 성관계 영상 유포한다”…사채업자 빚 독촉 대처법은 - 매일경제
- “미국이 찍으니 무섭네”…중국기업 결국 사업 접는다는데 - 매일경제
- 100억에 팔렸다던 반포 재건축아파트, 3개월만에 거래취소, 집값 띄우기? - 매일경제
- “이틀연속 하한가라니”…SG증권發 매도폭탄에 개미들 패닉 - 매일경제
- 윤대통령 ‘日 무릎 발언’ 오역 주장에…원문 공개한 WP 기자 - 매일경제
- '강남부촌 1번지'의 귀환… 압구정 구현대 5800가구로 변신 - 매일경제
- “배당·로열티 더 들어옵니다”…주가 33% 올랐는데 목표가도 상향 - 매일경제
- “대기업에 취업하지 말라”...1조 굴리는 연봉킹이 본 ‘부자되는 법’ [신기자톡톡] - 매일경제
- 7년간 15억 횡령…빼돌린 돈으로 아파트 4채 산 ‘간 큰’ 직원 - 매일경제
- 이강인, 프로 첫 멀티골 폭발+2연속 MOM 대활약...3-1 역전승 견인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