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어닝시즌 본격 개막...반도체 울고, 자동차·배터리 웃을까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hjk@mk.co.kr) 2023. 4. 25.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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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서울 양재 본사.[사진제공=현대차]
이번 주부터 국내 주요 기업들이 1분기 성적표를 발표하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업체들이 암울한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자동차와 배터리 업체는 ‘어닝서프라이즈’ 기대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삼성바이로로직스, POSCO홀딩스를 시작으로 주요 업종 대표주들의 실적 발표가 이뤄진다. 이날은 현대차, OCI의 실적 발표가 있었고, 26일에는 LG에너지솔루션, SK하이닉스, 삼성물산, 삼성전기가 1분기 성적표를 받아든다. 이어 27일에는 삼성전자, LG화학, LG전자, LG생활건강, 삼성SDI 등 국내 업종별 대표 상장사들이 실적이 다수 공개된다.

이날 1분기 실적을 발표한 현대자동차는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1분기 영업이익 3조5927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86.3% 증가했다고 25일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37조7787억원으로 24.7% 늘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에서 추정한 현대차의 1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0.95% 증가한 2조9117억원으로, 증권사 추정치를 훌쩍 뛰어넘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현대차의 1분기 영업익은 2010년 새 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역대 최대 1분기 실적이다. 기존 상장사 1위였던 삼성전자의 1분기 잠정 영업이익(6000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영업이익률 역시 최고 수준인 9.5%를 기록했다.

26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기아 역시 역대급 실적이 예상되면서 현대차·기아의 합산 영업이익이 5조원을 넘겨 일본 도요타의 영업익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배터리 업계도 호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오는 26일 세부 실적을 공개하는 LG에너지솔루션은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이익이 633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44.6%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지난 2021년 2분기 영업이익이 최대치(7243억원)을 기록한 바 있으나 당시 SK온과의 법적 분쟁에 따른 합의금 수령으로 영업익이 이례적으로 높아진 점을 감안하면 올해 1분기 실적이 사실상 최대치인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도 전년 동기 대비 18.27% 증가한 3812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27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자동차와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를 등에 업고 성장한 배터리 업체 외에 반도체 업체는 암울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오는 27일 1분기 사업부문별 실적을 발표하는 삼성전자는 4조원대 반도체 적자를 기록하자 감산을 공식화하기도 했다. 1분기 반도체 부분 적자를 낸 데 이어 2분기에는 전사 기준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최근 증권가에서 나오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오는 26일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영업이익이 최대 4조1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다음달 초까지 2차전지 등 급등주의 조정 국면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가는 실적 결과에 따른 등락이 예상되는데, 문제는 주가가 실적을 한참 앞서가 있다”며 “이는 깜짝 실적이 아니라면 긍정적인 주가 흐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주 업종이나 종목별 기대와 현실 간의 거리 조정 국면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다수의 2차전지 관련주가 올해와 1분기 실적 전망 하향 조정에도 급등세를 이어온 만큼 과격한 되돌림 과정이 전개될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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