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연금 개혁, 더 신경 쓰지 못한 것 인정"

취임 1주년 맞아 르파리지앵과 인터뷰
"혼자서 개혁 추진한 게 실수"…보른 총리엔 '신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진통 끝에 밀어붙인 연금 개혁에 대해 "충분히 더 신경 쓰지 못했다"고 미흡함을 인정했다.

24일(현지시간) 범유럽권 뉴스매체 유로뉴스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재임 1주년을 맞아 이달 21일 엘리제궁에서 진행한 프랑스 일간 '르파리지앵'과의 인터뷰에서 독자들의 관련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먼저 그의 재임 공약인 연금 개혁을 국민에게 설득하기 위해 더 깊이 "관여했어야 했다"고 인정하며 "충분히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이번 개혁을 직접 떠맡지 않은 것이 실수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엘리자베트 보른 총리에 대해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며 신뢰를 보였다.

그러면서 "연금 개혁과 관련해 아직 명확하지 않은 것들이 있어 공개 토론에 적극 나서려 한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달 15일 퇴직 정년을 현행 62세에서 64세로 연장하는 내용의 연금 개혁법을 공포한 뒤 일반 시민과의 접촉을 넓히며 여론 달래기에 나섰으나 프랑스 곳곳에선 여전히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24일(현지 시간) 프랑스 보르도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규탄 대회 중인 시민들.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최근 동부 알자스 지역을 방문했을 때는 시민들로부터 거센 야유를 받았고, 마크롱 대통령이 가는 곳마다 시위대가 쫓아와 냄비와 프라이팬을 두들기며 항의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런 항의를 '모욕'으로 받아들이진 않는다면서도 "폭력과 무례에는 맞서 싸우겠다"며 자신이 방문한 곳의 전기 공급을 차단한 사람에 대한 '처벌'을 요구했다고 유로뉴스는 보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경제 이슈와 관련해선 "물가 상승률로 인한 어려움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이를 해결할 추가 대책은 내놓지 못했다고 유로뉴스는 지적했다.

실제 작년 한 해 동안 프랑스 내 식품 가격은 꾸준히 올라 올 3월 기준으론 전년 동기 대비 15.9%나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크롱 대통령은 "식품 가격은 올여름 막바지까지도 계속 오를 것"이라고 경고하며 "핵심은 일한 만큼 더 잘 버는 것인데, 이는 고용주와 사회적 대화에 달려 있다"고 인터뷰에서 말했다.

프랑스 남부 툴루즈의 반(反) 마크롱 대통령 시위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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