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충격, 근원물가에 2년 지속 영향···미국의 2배

이윤주 기자 2023. 4. 25.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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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한 주유소의 모습. 연합뉴스

유가 충격이 기조적인 물가 흐름에 해당하는 근원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한국에서는 2년 가까이 이어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해 국제유가가 크게 오르면서 누적된 국내 비용 인상 압력이 근원물가에 전가되는 2차 파급 영향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조사국 물가동향팀이 25일 발표한 ‘우리나라와 미국의 근원인플레이션 압력 평가’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하반기 이후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상당폭 둔화했지만 변동성이 높은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환 근원물가는 둔화세가 뚜렷하지 않은 모습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정점을 찍었던 지난해 7월 6.3%에서 올 3월 4.2%로 8개월간 2.1%포인트 큰폭 떨어졌다. 반면 근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1월 4.3% 정점에서 올 4월 4.0%로 4개월간 0.3%포인트 둔화하는데 그쳤다.

보고서는 한국의 경우 국제유가가 근원물가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큰 것으로 분석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에 원·달러 상승 효과까지 겹쳐 수입물가 상승률이 높고, 이것이 전체적인 비용인상 압력으로 작용하는 구조 때문이다. 원화를 기준으로 한 한국의 수입물가 상승률은 2020년 12월에서 올 3월까지 누적 41.7%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한국의 경우 국제유가가 근원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기간도 2년 정도로 미국(1년)의 두배에 달했다. 국제유가가 10%포인트 오를때 근원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한국에서는 2년 가까이 이어지고 미국에서는 1년 정도에 그쳤다. 보고서는 “노동시장의 인플레이션(물가오름세) 압력은 한국보다 미국에서 크게 나타나고, 에너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누적된 비용 인상 압력이 근원물가에 전가되는 2차 파급 영향은 한국에서 더 오래가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에너지 원자재 가격이 안정되고 있는 점에 비춰볼 때 에너지원자재가격 상승 등으로 누적된 비용인상압력이 근원물가에 전가되는 2차 파급 영향에 따른 근원 인플레이션 압력은 점차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최근 소비 부진이 완화하는 가운데 유가 등 비용 상승 압력이 다시 커질 경우 근원 인플레이션에 대한 2차 파급 영향이 예상보다 오래 이어질 가능성에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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