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가 훼손한 광화문 앞 '월대' 복원 앞둬..."필요 자료 확보"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 앞에 설치된 월대(越臺, 月臺)의 옛 모습과 변화 과정을 보여주는 흔적이 확인됐습니다.
일제가 훼손하기 전 규모나 전반적인 구조를 알 수 있어 향후 복원 결과에 관심이 쏠립니다.
문화재청은 광화문 월대를 복원·정비하기 위해 지난해 9월부터 국립서울문화재연구소가 조사한 발굴 성과와 향후 복원 계획을 오늘(25일) 공개했습니다.
월대는 궁궐의 중심 건물인 정전 등 주요 건물에 설치한 넓은 대(臺)를 뜻합니다. 경복궁 근정전, 창덕궁 돈화문 등에도 있었는데, 궁궐 정문에 난간석을 두르고 기단(基壇·건축물 터를 반듯하게 다듬은 뒤 터보다 한층 높게 쌓은 단)을 쌓은 건 광화문 월대가 유일합니다.
고종(재위 1863∼1907) 때 경복궁을 중건하면서 남긴 기록인 '영건일기'(營建日記)에는 1866년 3월 3일 '광화문 앞에 월대를 쌓았다'는 내용이 있으나, 일제강점기를 지나며 해체돼 사라졌습니다.
이번 조사를 통해 문화재청은 경복궁 중건 당시 설치된 광화문 월대의 규모를 확인했습니다. 조사 결과 광화문 월대는 길이 48.7m, 폭 29.7m 규모로 육조 거리를 향해 뻗어 있었습니다. 임금이 지나가는 길인 어도(御道)의 옛 모습도 가늠할 수 있었습니다.
광화문 월대는 국가적으로 중요한 행사가 있을 때 임금과 백성이 만나 소통하는 장소였습니다. 중앙 문과 이어지는 공간에 너비가 약 7m로 추정되는 어도 흔적이 확인됐습니다.
김연수 국립문화재연구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설명회에서 "월대의 서편과 달리 비교적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동편 모습을 통해 경복궁 중건 당시 월대의 전체 모습을 확인했다"면서 "경복궁이 갖는 역사성을 회복하는데 있어 좋은 자료"라고 말했습니다.
문화재청은 "복원을 위한 실물 자료를 확보했다는 게 가장 큰 성과"라고 강조했습니다.
문화재청은 이번 발굴조사 성과를 바탕으로 10월까지 광화문 월대를 복원할 계획입니다.
[김가은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imke399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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