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누구신가요 [만리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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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개를 쳤습니다.
독자 두 명과 기자 세 명이 막걸리집에서 마주 앉았습니다.
<한겨레21> 은 독자 오픈채팅방과 독자편집위원회(독편위), 두 개의 단체대화방을 운영합니다. 한겨레21>
"변화하는 언론상에서 독자와 친해질 방법은 무엇일까요?" 세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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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재에서]
번개를 쳤습니다. 독자 두 명과 기자 세 명이 막걸리집에서 마주 앉았습니다.
<한겨레21>은 독자 오픈채팅방과 독자편집위원회(독편위), 두 개의 단체대화방을 운영합니다. 포털에 기사가 걸리는데, 완장 떼고 공급되는 뉴스의 홍수 속에서는 ‘우리 독자’라는 정체성을 찾기 힘듭니다. 그나마 의지하는 곳이 이 두 개의 방입니다.
오픈채팅방은 <21>에 관심 있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금요일 오후에 기자들이 참여해 1시간가량 브리핑을 합니다. 독편위 대화방은 <21>이 오랫동안 유지한 오프라인 모임의 대체재입니다. 좀더 많은 분이 참여할 수 있도록, 그리고 좀더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온라인 톡방 체제로 바꿨습니다. 5년 전 처음 만들 때는 기획안을 제안하고 기사에 대한 의견을 말했는데, 지금은 이번주 만드는 표지이야기를 소개하고 후보 표지를 올려 투표합니다. ‘코로나19’ 감염증 시절, 온라인이 모든 오프라인을 대체했던 때의 편리함과 불편함이 동시에 이 온라인 톡방에도 있습니다. 넓어졌지만 얕아진 것 같습니다. 곁에 있어도 그립습니다. 독자의 얼굴이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친 번개였습니다.
독편위 톡방 번개에 반응해, 한 분은 서울 강남에서 다른 한 분은 경기도 동탄에서 두 시간 걸려 와주셨습니다. 레아님은 후원제에도 적극 참여했고, 현재 가족 각자 이름으로 한겨레 계열사의 모든 매체를 구독합니다. 매운생각님은 오랫동안 구독했지만 독자 모임 참여는 처음이라 합니다. 최근 퇴보하는 연금제도나 사회 상황을 보면서 언론 지지를 적극적으로 보여야겠다고 생각했다 합니다.
물었습니다. “변화하는 언론상에서 독자와 친해질 방법은 무엇일까요?” 세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눴습니다. 독자님들은 자기 일인 양 고민했습니다. 편집장이 된 뒤 ‘어떡하지?’라는 질문이 머리를 떠나지 않지만 그 질문의 주체는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어리광도 좀 통하는 듯했습니다. 독자님들은 의연하게 답했습니다. “뭘 그런 걸 고민하세요? 그냥 지금처럼 해주세요.” 이런 말도 해주었습니다. “힘들 때 힘들다고 말해달라.”
고민 중이라는 티를 팍팍 내고 있습니다. 비슷한 질문을 오픈채팅방에서도 했습니다. 독자님 100여 명 중 25명이 답해주었습니다. 높은 참가율입니다. 응답해준 분들은 <21>을 ‘종이’로 읽으면서, 오픈채팅방에서 기자들과의 대화도 많이 원했습니다. 하지만 <21>을 읽는 방법 중 ‘100% 지면’(32%)이 첫째고, 둘째로 높은 것은 ‘100% 인터넷’(24%)이었습니다. 어느 편이든 <21>에 애정이 많다는 것이 ‘아무 말이나 써달라’는 마지막 질문의 대답에서도 읽혔습니다. 다들 만드는 사람이 된 듯이 의견을 내고 응원해주었습니다. 자꾸자꾸 듣고 싶습니다. 당신이 누구인지 알려주세요. 독자에게 가까이 가는 고민을 계속해보겠습니다.
구둘래 편집장 anyone@hani.co.kr
*독자 설문조사(2023년 4월30일까지)
https://forms.gle/3VAyzxjvcKmPpqKe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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