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예상한 결과”…‘토종 OTT’ 웨이브, 영화·해외로 외연 확장[SS현장]
[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Wavve)가 2023년 상반기 주요 콘텐츠 라인업을 공개했다. 오리지널 드라마에 이어 예능, 영화에 해외 진출로 본격적인 외연 확장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웨이브는 자체 제작사인 스튜디오웨이브가 개발한 오리지널 시리즈를 본격적으로 선보이기 시작했다. ‘트레이서’, ‘위기의 X’에 이어 ‘약한영웅 Class1’이 지난해 웨이브 유료 가입자 견인 1위를 기록하며 높은 흥행을 기록했다. 예능과 다큐로도 영역을 넓혔다. 성소수자의 연애를 다룬 ‘남의 연애’와 서바이벌 ‘버튼게임’ 등 신선한 소재를 다룬 콘텐츠가 도전적인 시도로 주목받았다. 특히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배정훈 PD의 첫 OTT 데뷔작인 ‘국가수사본부’는 웨이브 시사교양 부문 신규 유료가입견인 콘텐츠, 시청시간에서 모두 1위를 거머쥐며 맹활약 중이다.
성장에 날개를 단 웨이브는 올해 더욱 공격적으로 외연 확장에 나선다. 2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서울에서 2023년 웨이브 콘텐츠 라인업 설명회가 개최됐다. 웨이브 이태현 대표는 웨이브만의 정체성에 대해서 이 대표는 “웨이브가 오리지널 콘텐츠를 많이 하진 않지만 타율이 높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트레이서’, ‘약한영웅’, ‘피의 게임’ 등 그간 다루지 않은 스토리를 국내 플랫폼만의 방식으로 유통하는 것이 우리만의 아이덴티티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올해 웨이브는 오리지널 드라마 ‘박하경 여행기’와 ‘거래’로 새로운 장르에 도전한다. 배우 이나영의 4년 만의 복귀작으로 기대를 모은 ‘박하경 여행기’와 우발적으로 동창을 납치한 두 20대 청년의 ‘10억 납치극’을 다룬 ‘거래’는 상반기 공개를 앞두고 있다.
이날 현장에는 ‘박하경 여행기’ 이종필 감독과 ‘거래’의 주연배우 3인 유승호, 김동휘, 유수빈이 참석했다. 먼저 ‘박하경 여행기’는 사라져 버리고 싶을 때 토요일 딱 하루의 여행을 떠나는, 국어선생님 박하경의 예상치 못한 순간과 기적 같은 만남을 그린 명랑 유랑기다. 새로운 연기 변신을 예고한 배우 이나영과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이후 신작 드라마를 선보이는 이종필 감독이 만나 지친 일상에 공감과 위로를 전한다. 한예리, 구교환, 심은경 등이 특별출연한다.
이 감독은 “시작부터 주인공으로 이나영 배우를 생각했다. 출연해달라고 연락을 드렸을 때 흔쾌히 ‘하고 싶다’고 연락이 왔다”고 전했다. 이어 “하나의 앨범 같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통일성은 있지만 다 다르다. 연속극이 아니라 독립된 연작이다”라며 “그렇다고 느슨하지 않고 밀집도 있게 괜찮게 만들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신예 감독과 젊은 배우들의 시너지가 신선한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되는 ‘거래’에서 유승호는 고교 시절 축구 유망주로 주목받았지만 꿈이 꺾인 채 방황하다 새 인생을 다짐하기가 무섭게 동창생 납치극에 휘말리는 이준성 역을, 김동휘는 탄탄대로를 걸을 줄 알았던 의대 생활 중 맞닥뜨린 위기를 벗어나려다 충동적으로 납치극을 벌이는 송재효 역을, 배우 유수빈은 납치극의 희생양이 된 부잣집 외아들 박민우 역을 연기한다.
신예 감독과 젊은 배우들의 시너지가 신선한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되는 ‘거래’에서 유승호는 고교 시절 축구 유망주로 주목받았지만 꿈이 꺾인 채 방황하다 새 인생을 다짐하기가 무섭게 동창생 납치극에 휘말리는 이준성 역을, 김동휘는 탄탄대로를 걸을 줄 알았던 의대 생활 중 맞닥뜨린 위기를 벗어나려다 충동적으로 납치극을 벌이는 송재효 역을, 배우 유수빈은 납치극의 희생양이 된 부잣집 외아들 박민우 역을 연기한다.
복귀작으로 ‘거래’를 택한 이유에 대해 유승호는 “첫 번째로는 소재가 독특했다. 두 번째는 날 것의 캐릭터를 해보고 싶었다. 세 번째는 감독님이었다. 감독님의 전작인 ‘낫아웃’을 보고 감독님의 색감과 느낌이 ‘거래’와 잘 어울릴 거 같았다”고 밝혔다.
‘약한 영웅’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유수빈은 “리얼한 20대의 청춘 이야기를 담아서 공감을 많이 해주실 거 같다”고 기대 포인트를 짚었다. 김동휘 역시 “‘친구를 납치한다’는 호기심이 흡입력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웨이브는 자체 기획 예능 프로그램을 올해 다수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 먼저 공개를 앞두고 있는 건 ‘피의 게임2’다.
오는 28일 첫 공개될 웨이브 오리지널 ‘피의 게임 시즌2’(이하 ‘피의 게임2’)는 지난해 1월 인기리에 종영한 ‘피의 게임’의 두 번째 시즌이다. 두뇌와 피지컬을 모두 갖춘 14인의 플레이어가 최대 상금 3억을 향해 피 튀기는 경쟁을 펼친다.
이날 현장에는 서출구를 제외한 출연진 전원과 MBC 현정완 PD가 참석해 프로그램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현 PD는 “서바이벌 최강자들의 올스타전”이라고 표현하며 “‘이거 정말 재밌어요’라는 말을 잘 하지 않는데, 촬영하고 편집하면서 정말 자랑하고 싶을 정도로 재미있었다. 재미와 스케일 모두 역대급이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번 시즌의 차별점에 대해선 “시즌1에서는 장점이었던 지하실 같은 반전 요소, 출연자들의 감정을 살린 드라마적인 요소는 살리면서 부족했던 게임적인 요소, 플레이어들의 게임스타일은 업그레이드 시켰다”며 “섭외 단계부터 각 분야에서 최고의 분들이 대결을 하면 어떨까의 고민들을 하며 시작했다”고 말했다.
시즌2에는 시즌1에서 끊임없는 정치로 명장면을 만들어낸 박지민 아나운서와 철창을 뜯어버리는 괴력으로 제작진을 놀라게 했던 덱스가 재출연해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여기에 ‘더 지니어스’와 ‘생존게임’의 우승자인 홍진호와 윤비가 다시 한번 우승에 도전한다.
웨이브 오리지널 예능 ‘남의 연애’도 시즌2로 돌아온다. ‘남의 연애’는 ‘남의 집’에 입주해 서로의 진솔한 마음을 확인하는 국내 최초 남자들의 연애 리얼리티다. 시즌1은 1회차 공개 만에 2022년 웨이브 오리지널 예능 부문 신규 유료 가입 견인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해 주지훈 주연의 웨이브 첫 오리지널 영화 ‘젠틀맨’을 선보인 웨이브는 올해 ‘데드맨’과 ‘용감한 시민’을 내놓는다. 이날 간담회 현장에는 ‘데드맨’의 하준원 감독, ‘용감한 시민’의 스튜디오N 권미경 대표가 참석했다.
조진웅, 김희애, 이수경 주연의 범죄 미스터리 스릴러 ‘데드맨’은 올 하반기 공개된다. ‘데드맨’은 이름값으로 돈을 버는 일명 ‘바지사장계’ 에이스가 1천억 횡령 누명을 쓰고 ‘죽은 사람’으로 살아가며 진범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다.
하 감독은 “이름에 대한 화두를 던지는 작품이다. 바지사장이란 영화의 주인공이 이름을 도용당해 나락에 빠져 죽은 사람으로 살다가 자기 이름을 되찾고 진범을 찾는 과정에서 한국사회의 민낯을 마주하게 된다는 스토리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취재와 자료조사 시간도 오래 걸려서 5년 정도 각본 작업을 했다. 첫 감독 데뷔작이다 보니 애정이 남다르다”고 강조했다.
하 감독은 조진웅의 캐스팅에 대해 “스펙트럼이 넓고 감정의 깊이를 잘 표현하는 인물이어서 감정의 진폭이 큰 역할을 하기에 최적의 배우라 생각했다”고 답했다. 정치권을 쥐락펴락하는 컨설턴트 심여사역을 맡은 김희애에 대해선 “‘부부의 세계’를 끝낸 직후에 대본을 드리게 됐다. 새로운 캐릭터에 흥미를 많이 느끼시고 빠른시간에 답변을 주셔서 함께 작업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아버지를 잃고 복수를 다짐하는 공희주 역을 맡은 이수경에 대해선 “20대에 백상예술대상을 두 번이나 받은 대단한 배우다. 저돌적인 모습이 인상깊었다”고 칭찬했다.
생활 밀착형 히어로물로 인기를 끈 네이버 웹툰 ‘용감한 시민’도 신혜선, 이준영의 연기로 올 하반기에 공개될 예정이다. 한때 복싱 기대주였던 소시민(신혜선 분)이 정규직 교사가 되기 위해 참아야만 하는 불의와 마주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사실상 용감하지 않았는데 용감하게 되는 이야기”라고 표현한 권 대표는 “상업적인 영화르 풀고 싶어 액션도 많이 나오고 재밌는 장면들도 많이 나온다”고 강조했다. 권 대표는 신혜선에 대해 “몇 달 전부터 복싱을 배우더라. 자기 역할에 정말 충실한 배우다”라고 말했고, 이준영에 대해선 “빌런으로 나오지만 실제로 인성도 좋고 착하다”고 치켜세웠다.
두 작품 모두 코로나 펜데믹 시기 어려운 환경 속에서 작업했다. ‘데드맨’ 하 감독은 “촬영 당시가 코로나19로 한국 영화계가 힘들 당시여서 투자와 촬영 현장이 정말 최악의 상황에서 만든 작품이라 의미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용감한 시민’ 제작사 권 대표도 “영화 시장이 좋지 않아 투자배급사들이 위축되어 있는데, 신인감독 등에게 기회를 주고 웨이브가 적극적으로 영화에 투자를 해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OTT와 영화의 상생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권 감독은 “코로나로 인해 공개하지 못한 영화가 많다 보니 영화를 준비하는 입장에서 어려움이 많다”고 털어놨다. 현재 영화 제작에 투자하는 OTT로는 넷플릭스와 웨이브가 있다. 권 대표는 “(넷플릭스는) 영화가 OTT 플랫폼에서 공개되지만 웨이브는 극장에서 공개된 후 OTT로 공개되는 것이기 때문에 상생이라 생각한다”며 웨이브가 관객이 극장에서 우선적으로 작품을 볼 수 있게 함으로써 영화계와 방송계의 상생을 도모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웨이브 이태현 대표는 국내 토종 OTT로서 웨이브의 청사진을 밝혔다.
웨이브는 지난해 영업손실액이 1200억을 넘어선 가운데 넷플릭스가 한국시장에 3조 이상의 투자를 선언하며 해외 OTT 공세 강화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이태현 대표는 “넷플릭스가 한국시장에 3조 이상의 자본을 투자한다는 건 반길 일이다. 자본이 시장에 들어와야 콘텐츠가 만들어지고 경쟁이 된다. 글로벌 플랫폼들이 그만한 자본을 투자하겠다는건 나라 내부에서 산업이 살아난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일이다”라고 말했다.
적자의 흑자 전환 목표에 대해선 “영업손실을 각오했지만 상상 이상으로 많이 나긴 했다. 코로나 펜데믹의 영향이 많았다고 생각한다. 결국은 좋은 스토리를 만드는게 저희의 솔루션”이라며 “올해 경영계획에 따라서 얼마의 흑자를 내겠다고 말씀드리긴 어렵다. 그러나 당장 흑자를 생각하진 않고 시간을 가지고 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내 가입자를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반경을 넓혀갈 것임을 이야기했다.
웨이브는 올해 글로벌 사업을 단계적으로 넓혀갈 계획이다. 지난해 지상파 콘텐츠를 기반으로 국내 이용자를 잡은 만큼, 올해는 해외를 공략해 새 활로를 찾겠다는 각오다. 웨이브는 지난해 12월 미주지역 OTT 플랫폼 코코와(KOCOWA)를 인수하며 외연 확장에 나서기도 했다. 올해 웨이브에서는 HBO MAX, NBCU, CBS 등 해외 메이저 스튜디오들의 기대작들이 연이어 선보일 예정이다.
무엇보다 웨이브의 강점은 지상파, 종편 등 방송사들의 풍부한 콘텐츠 공급에 있다. 많은 인기작을 선보인 지상파방송사들의 올해 드라마 라인업도 웨이브와 좋은 시너지를 기대케 한다.
jayee21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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