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참전에… 중고차 "유연화로 승부"
온라인 등 활용 다각화 대응
"블록체인·소매업으로 차별화"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들이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면서 현재 30조원 수준인 시장 규모가 2030년엔 50조원대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올 하반기 중 현대차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기존 중고차 판매업체들은 온라인 판매 등 차별화로 현대차와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전략을 내놓았다.
이정환 오토플러스 대표는 25일 부산 기장군 경동 오토필드 중고차단지에서 열린 '2023 중고차산업 심포지움'에서 "오토플러스가 기업형 플레이어라고 하지만 시장 점유율은 1%가 채 되지 않고 업계 1위도 5% 수준이다.
중고차 시장이 파편화됐다는 의미"라며 "올해부터 현대차·기아 등 제작사가 시장에 진출하면서 큰 변화가 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현재의 비대면 채널은 전 업종에서 모바일·온라인을 넘어 라이브 커머스로 전개되고 있다. 중고차 시장도 3~5년 후엔 라이브 커머스가 대세가 될 것"이라며 "회사의 규모도 중요하지만 차량 진단·상품화 공정, 판매 방식과 가격 경쟁력 등 차별화 요소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 시장 내 7~8위 업체라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최범락 SK렌터카 다이렉트 중고차팀 팀장은 자사의 중고 장기렌터카 사업에 접목한 블록체인 기술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인증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기보다 자사의 중고차 소매 상품을 중심으로 사업군을 넓혀가겠다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최 팀장은 "중고차 거래의 가장 큰 문제는 정보의 비대칭성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중고 장기렌터카 상품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 QR코드를 통해 소비자들이 모든 정보를 왜곡없이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며 "고객 입장에서 중고 렌터카를 인수할 때뿐 아니라 이를 시장에 되 팔때도 어느정도 가격을 보전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중고차 장기렌터카에 스마트링크 시스템을 접목해 모든 차량의 데이터 수집하고, 이를 블록체인화 하고 있다"며 "고객이 언제든 인수 가능한 중고 장기렌터카 상품이 있는 만큼 인증 중고차 시장 진출을 급하게 서두르진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 팀장은 또 중고차 거래에서 소비자들의 유통 마진을 부담해야 하는 만큼, C2C(개인간 거래) 등 다양한 사업 모델을 만들어 갈 것을 주장했다. 그는 "C2C 등 직거래 활성화를 유도해 소비자들의 비용 부담을 완화시킬 필요가 있다. 이 구조를 만드는 것은 민관정이 힘을 합쳐야 할 것"이라며 "C2C 구매에서는 세금계산서를 뗄 수도 없고, 카드 거래도 어려운데 이를 가능하도록 하는 제도가 필요하다. 진단평가사가 출장을 나가 상품을 진단하는 것도 법적 조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황두현 엔카닷컴 이사는 현대차의 중고차 시장 진출에도 기존 소매업체들이 역할이 있을 것이라며 완성차의 시장 독식 우려에 선을 그엇다. 그러면서도 최근의 중고차 판매 방식 변화는 기존 딜러들의 생계를 좌우하는 문제라며 점진적인 변화를 요구했다.
그는 "중고차 시장에서도 대기업과 기존 소매업체가 해야할 역할이 나눠져 있다고 본다"며 "내비게이션 시장도 순정제품이 발전하면서 애프터마켓 시장이 위축됐지만 상용차 등 특화된 시장이 남아있는 것이 비슷한 예다. 대형사와 소매업체의 길은 다르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또 "기존 딜러들은 오프라인 내방 고객이 줄고 온라인 비중이 높아지면서 수익성이 저하되고 있다. 결제도 온라인을 요구하고 환불도 온라인으로 요구하는 시대"라며 "시장 흐름의 작은 변화도 현장 딜러들에게는 생계가 걸린 문제다. 신뢰의 길을 가야겠지만 작은 부분부터 채워갈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현재 국내 중고차 시장이 내수와 수출 합쳐 380만대, 30조원 규모라며 2030년엔 450만대, 5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연 40만대 선에 불과한 중고차 수출 시장은 100만대 규모로 확대된 잠재력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 교수는 "올해 완성차가 중고차 시장에 들어오면서 2~3년 사이에 대 변혁이 일 것"이라며 "기존 관행 시스템을 버리지 않으면 안된다. 새로운 상품성과 인증 중고차 시장 활성화로 국내와 수출 시장이 모두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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