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었더니 치매·인지기능 좋아져" 홍삼에 이런 효과 있다고?
3년 후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만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 이상을 차지)로 접어들 것으로 예고된 가운데, 치매와 경도인지장애(치매 직전 단계)로 진단받는 사람이 크게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치매로 진료받은 환자는 2017년 약 46만 명에서 2021년에는 60만 명을 넘어섰으며,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2017년 약 18만 명에서 2021년 30만 명으로 훌쩍 뛰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홍삼을 지속해서 섭취하면 치매 증상을 개선하고 인지기능을 개선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발표돼 눈길을 끈다. 홍삼은 수천 년간 우리 민족이 달여 먹어온 대표적인 보약으로 손꼽힌다.
지난 24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강릉분원에서 열린 고려인삼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선 ▶초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될 때 홍삼 추출물 섭취로 뇌 해마세포 염증을 억제하고 인지기능을 개선한 연구 ▶홍삼 추출물을 섭취하면 알콜로 인한 신경 염증을 억제해 알코올중독, 인지기능 손상을 개선한 효과 ▶홍삼의 비(非) 사포닌 성분인 파낙세롤D(panaxcerol D)의 인지기능 개선 효과 등이 발표됐다. 이에 앞서 지난 15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개최된 대한치매학회 학술대회에선 ▶홍삼 다당체를 섭취하면 알츠하이머를 개선하는 기전 규명에 대한 연구 결과도 공개됐다.
홍삼의 치매 및 인지기능 개선 효과를 입증해 최근 발표된 주요 연구 결과를 소개한다.
연구팀은 생후 6주 된 실험용 쥐에 미세먼지를 노출한 후 쥐가 홍삼 추출물(50, 100㎎/㎏) 12주 동안 먹게 해 공간인지능력과 학습효과를 측정했다. 연구팀은 공간인지능력을 측정하기 위한 Y자 미로 찾기 실험, 단기 학습 능력을 측정하기 위한 수동회피 실험, 장기학습 능력을 측정하기 위한 수로 실험 등의 행동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미세먼지에 노출된 쥐들은 공간인지능력이 떨어지고 학습 속도가 지연됐다. 하지만 홍삼 추출물을 먹은 쥐들은 미세먼지에 노출되지 않은 쥐들과 비슷한 수준의 인지기능을 개선 효과를 나타냈다.
또 연구팀은 미세먼지에 노출될 때 발생하는 다양한 염증성 사이토카인 수치를 확인했다. 이를 위해 폐 조직의 TNF-α(종양괴사인자 알파) 발현량을 측정했더니 100㎎/㎏ 홍삼 섭취군이 미세먼지 노출 대조군보다 1.5배 감소했다. 또 세포사멸을 억제하는 물질(BCI-2)은 홍삼(100㎎/㎏) 섭취군이 미세먼지 노출군보다 폐 조직에서 1.37배, 뇌 조직에서 1.93배 증가했다.
알츠하이머병은 전체 치매의 50~80%를 차지할 정도로 치매의 가장 흔한 유형이다. 알츠하이머병의 핵심 원인물질인 아밀로이드베타(Aβ)가 응집해 뇌에 쌓이면서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한다.
앞서 연구팀은 2021년 홍삼 다당체 성분이 알츠하이머병의 핵심 원인물질인 아밀로이드베타(Aβ) 응집을 억제해 알츠하이머병 동물의 신경염증, 미토콘드리아(세포 속 에너지 생성 기관) 기능 장애, 성체 신경 손상을 회복하고 인지기능을 개선한다는 사실을 국제학술지 '활성산소 생물학 및 의학'에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홍삼 다당체가 '어떤 기전'을 통해 알츠하이머병에 효과가 있는지는 관련 연구가 부족했다.
이에 이번 연구는 당시 논문의 후속 연구로서, 홍삼 다당체 성분이 알츠하이머병의 시냅스(뇌 속 신호 전달 기관), 미토콘드리아 경로와 관련 있다는 기전을 최초로 규명했다.
연구팀은 실험용 쥐 18마리를 세 그룹(정상군, 알츠하이머병 그룹,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쥐에 홍삼 다당체 분획을 처리한 그룹)으로 나누고,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쥐의 뇌에 홍삼 다당체 투여 후 변화된 단백질 111개의 상호 네트워크를 분석했다.
삼육대 김미경 교수팀은 홍삼을 섭취하면 알코올로 인한 중독반응과 인지 장애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점을 새롭게 밝혔다.
연구팀은 그룹 당 쥐 15~20마리를 배정하고 알코올 투여 전 홍삼(0, 50, 100, 200㎎/㎏)을 먹게 한 후, 알코올 중독 반응을 평가하기 위해 조건 장소 선호도 시험과 금단증상을 관찰했다. 또 공간 작업 기억 능력을 측정하기 위해 Y자 미로 찾기 등의 행동 약리학적 시험을 진행했다.
연구 결과 홍삼은 금단 증상 같은 알코올 중독 반응을 줄였다. 또 다양한 인지 테스트에서 알코올로 손상당한 공간 작업 기억이 홍삼 섭취 후 회복됐다. 김미경 교수는 "이번 연구는 홍삼을 먹으면 알코올로 인한 신경 염증이 증가하는 것을 억제해 알코올 중독 반응과 알코올로 인한 공간 작업 기억 장애 등 인지 장애를 개선하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스코폴라민(식물에 든 진정제 성분)으로 기억력이 손상당한 쥐 60마리와 아밀로이드 베타로 기억력이 손상당한 쥐 40마리를 대상으로 파낙세롤D를 각각 한 번씩, 그리고 14일간 한 번씩 투여하고, 인지기능 개선 작용 확인을 위해 행동 실험으로 평가했다.
그 결과 파낙세롤D를 투여한 그룹은 Y자 미로 실험에서 쥐 스스로 방향을 바꾸는 행동이 증가해 단기 기억력의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또 새로운 물체를 인식하는 능력이 개선됐다.
또 연구팀은 뇌의 단백질량 변화를 분석해 파낙세롤D가 뇌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했다. 스코폴라민 투여를 통한 기억력 손상 쥐에서 ERK(세포의 생존 및 증식을 조절하는 신호 전달 인자)와 CaMKII(신경 내 칼슘 이온 유입과 관련된 인자)의 인산화가 감소했는데 파낙세롤D 한 번 투여로 정상화했다.
또 파낙세롤D의 반복 투여로 신경의 시냅스 가소성(외력으로 변한 물체가 외력이 없어져도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는 물질의 성질)과 관련된 단백질(synaptophysin, BDNF)의 발현량이 증가했다. 결국 파낙세롤D의 투여는 뇌에서의 시냅스 가소성을 증가시키고, 뇌의 염증인자를 억제해 기억력을 개선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류종훈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인삼의 비사포닌 성분인 파낙세롤D가 ERK(세포의 생존 및 증식을 조절하는 신호 전달 인자)의 인산화(에너지 전환에 중요한 대사 과정)를 늘리고 항염 효과를 내 기억력 손상을 개선한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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