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명 '프라미스'.. 육·해·공군 총 투입, 수단 교민 구출 성공

김관용 2023. 4. 25.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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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단 교민 28명 태운 공군 수송기 KC-330 서울공항 착륙
긴박했던 수단 교민 탈출 과정서 UAE 등 우방국 도움 커
군 수송기 이동 위해 단 하루만에 16개국 영공통과 협조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무력충돌이 벌어진 수단 내 우리 교민 대피를 위해 투입된 공군 수송기 KC-330 ‘시그너스’가 25일 경기도 성남 소재 서울공항에 착륙했다. 육·해·공군 전력이 모두 투입된 최초의 작전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된 것이다. 이번 수단 교민 철수 작전은 대통령실 지휘 아래 국방부 등 군 당국과 외교부, 국가정보원 등 각 부처의 통합된 노력의 결과다.

군벌 간 무력 분쟁을 피해 수단을 탈출한 교민 28명이 25일 오후 서울공항에서 우리 공군의 KC-330 ‘시그너스’ 다목적 공중급유기 편으로 입국해 기체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수단에선 지난 15일(현지시간)부터 수도 하르툼을 중심으로 정부군과 반군 간 충돌이 격화되면서 현재까지 최소 420여명이 숨지고 3700여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우리 정부는 교민들의 안전한 대피·철수를 돕고자 군 병력 투입을 결정했다.

이에 육군과 공군 특수부대 병력을 태운 공군 C-130J 수송기가 21일 현지로 파견된 이후 KC-330 수송기도 급파됐다. 소말리아 해역 호송전대 ‘청해부대’ 제39진에 배속돼 있는 해군 구축함 ‘충무공이순신함’도 공중 이동이 불가능 한 상황을 대비해 수단 인근 해역으로 향했다.

관계 당국은 당초 수단 수도 하르툼에서 지부티 내 미군기지를 거쳐 교민들을 대피 철수시키는 방안을 검토했었다. 하지만 하르툼 공항 폐쇄 등으로 접근이 어려워지자 교민들이 일단 육로로 하르툼에서 수단 북동부 항구도시인 포트수단으로 이동한 뒤 이곳에서 홍해 건너 사우디아라비아 제다를 거쳐 귀국하는 경로를 택했다. 이에 따라 수단 교민들은 23일 오전(현지시간) 하르툼에서 출발해 약 1170㎞를 육상으로 이동해 다음날 오후 2시40분께 포트수단에 도착했다.

수단에서 군벌 간 무력 충돌 사태로 고립됐던 교민들이 24일(현지시간) 우리 군용기를 타고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공항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교민들은 주수단대사관 측 인솔 아래 버스를 타고 하르툼을 떠나 포트수단까지 이동하는 데만 30여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UAE 측은 차량 경호 등을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트수단에서 제다로 이동하는 데는 전술기동이 가능한 C-130J 수송기가 동원됐다. 우리시간으로 25일 오전 2시54분쯤 제다의 킹 압둘아지즈 국제공항을 이륙해 조금 전 경기도 성남 소재 서울공항에 착륙했다.

국방부는 이번 작전 성공에는 UAE와 사우디아라비아, 미국 등의 역할이 컸다고 설명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하르툼 공항은 교전이 있었고, 이에 따라 일부 시설도 파괴되는 등 항공기 이용이 불가능했는데 UAE 측에서 육상 기동 행렬을 우리측에 제안해 수용했다”면서 “교민들이 집결지로 이동하는 등의 과정에서 UAE 측이 정부군과 반군 양측의 협조를 얻어내는 노력을 했다”고 전했다.

또 “사우디는 영공 통과와 최종 단계에서 제다 공항 사용 등의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미국은 한미 동맹이라는 약속 속에서 전 과정에서 긴밀히 협력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교민 철수 작전은 16개 국가와의 협조로 이뤄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영공 통과를 위해 총 16개국과의 협조가 필요했는데, 정상적인 절차로는 약 2주 정도가 소요되지만, 이번에는 1일 내에 모든 협조가 완료됐다”면서 “시차가 있고, 휴일인 나라들도 있고, 또 문화가 다른 나라들도 있는데 이러한 나라들과의 조속한 통과 승인을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고 전했다.

수단에서 군벌 간 무력 충돌 사태로 고립됐던 교민들이 24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공항에 우리 군용기편으로 도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수단에는 현지 국적을 취득한 1명을 포함해 총 29명의 한인이 체류 중이었다. 이 가운데 잔류 의사를 밝힌 현지 국적자 1명을 제외한 28명이 제다로 이동했다. 현지 체류 일본인 일부도 우리 교민들과 함께 대피했다. 안보실은 24일 오후 늦게 교민들이 수단을 떠난 뒤 관련 사실을 언론에 공개하며 이번 이송 작전을 약속을 ‘프라미스’(Promise)라고 명명했다고 밝혔다. 정부의 재외국민보호 약속과 우방국들에 대한 국가간 약속을 의미한다는 설명이다.

교민들은 이날 서울공항에서 열리는 환영식이 끝나면 관계부처로부터 건강상태 확인 등 조치를 받은 뒤 숙소로 이동해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김관용 (kky144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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