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아들 못 만났다”…‘온몸 멍 사망’ 초등생 친모, 前남편 ‘고소’

12살 초등학생을 지속해서 학대해 숨지게 한 계모(43)와 아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를 받는 친부(40)가 지난 2월16일 오전 각각 인천 논현경찰서와 미추홀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계모의 학대로 숨진 12살 초등학생의 친모가 이혼 후 아들을 제대로 보여주지 않았다며 전 남편을 경찰에 고소했다.

지난 2월 사망한 A(12)군의 친모 B씨는 25일 오후 인천경찰청 앞에서 '부모따돌림방지협회'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아들이 사망할 때까지 5년 동안 만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면접교섭이 이행되지 않을 때 법원 등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했다면 아들의 사망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애통하고 비통한 마음으로 다시는 제 아들 사건과 같은 일이 없도록 가해자들의 엄벌을 촉구한다"고 호소했다.

B씨는 이날 전 남편 C(40)씨와 아들의 계모인 D(43)씨를 아동복지법상 정서적 학대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B씨는 2017년부터 1년 동안 전 C씨와 별거 생활을 하다가 2018년 5월 이혼했다.

당시 법원은 "매월 두차례 아들을 친엄마에게 보여주라"고 했으나 C씨는 고작 2차례만 만나게 하고는 '면접 교섭'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B씨는 지난해 5월 학교에 직접 찾아가서도 전 남편에 의해 아들을 제대로 만나지 못하고 돌아왔다.

부모따돌림방지협회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수사기관과 법원은 이혼 후 면접교섭 차단과 부모 따돌림 행위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고 있다"며 "아동 정서에 미치는 악영향에도 불구하고 이를 정서적 학대로 의율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면접 교섭을 거부한 양육자를 아동학대로 고소한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한쪽 부모를 미워해서 두려워하게 만드는 면접 교섭 거부와 부모 따돌림은 아동학대"라고 강조했다.

D씨는 아동학대살해 등 혐의로, C씨는 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학대 등 혐의로 구속 기소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계모와 친부의 상습 학대로 지난달 숨진 초등생 A군의 1년간 변화 모습. [SBS 보도화면 캡처]

D씨는 지난해 3월 9일부터 지난 2월 7일까지 11개월 동안 인천시 남동구 아파트에서 의붓아들 A군을 반복해서 때리는 등 50차례 학대해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C씨도 2021년 4월부터 지난 1월까지 드럼 채로 아들 A군을 폭행하는 등 15차례 학대하고, 아내 D씨의 학대를 알고도 방임한 혐의로 기소됐다.

부모로부터 장기간 반복적으로 학대를 당하면서 10살 때 38㎏이던 A군의 몸무게는 사망 당일 29.5㎏으로 줄었다. 또래 평균보다 키는 5㎝가 더 큰데도 몸무게는 15㎏이나 적었다. 사망 당시 온몸에응 멍과 상처가 있었다.

yeonjoo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