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부담 가중시키는 무인매장…해결책 없나?

기사내용 요약
구리·남양주지역 무인매장만 250여곳 추정
자유업인 탓에 현황파악조차 어려워
코로나19로 마스크 착용하면서 수사여건 악화
자체 방범수단 기준 법제화 필요 지적도

[남양주=뉴시스] 이호진 기자 = 경기 남양주시의 한 무인아이스크림매장에 상품을 계산하지 않고 가져간 남성을 찾는 전단지가 붙어 있다. 2023.04.25. asake@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남양주=뉴시스]이호진 기자 = 아이스크림과 문구 등을 중심으로 상주 직원이 없는 무인점포가 계속 늘어나면서 무인점포를 대상으로 한 절도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당장 업주들의 손해도 손해지만 경찰도 무인점포가 늘어날수록 경찰도 사건 처리나 치안유지에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5일 경찰과 해당 업계에 따르면 현재 경기 구리지역의 무인점포는 약 60개으로, 남양주지역에도 200개 내외의 무인점포가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당장 정확한 매장수 확인이 어려운 이유는 허가나 신고가 필요 없는 자유업인데다, 기존 직원 상주 매장 중에서도 무인시스템을 도입하는 곳들이 늘고 있어 현황 파악이 어렵기 때문이다.

업종은 아이스크림 할인매장과 문구점, 애완동물용품매장, 밀키트매장 등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인건비 절감과 가격 경쟁력 강화 등의 장점 때문에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문제는 직원이 상주하지 않는다는 보안 취약점 때문에 상품 도난이 다른 직원 상주 매장들에 비해 빈번하다는 점이다.

미신고 사건이 워낙 많다 보니 정확한 무인매장 절도 발생건수를 집계하기는 어렵지만, 사실상 거의 모든 무인매장이 절도 피해를 경험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그나마 최근 애완동물용품매장 같은 일부 업종에서 체크·신용카드를 이용한 출입 인증시스템이 도입돼 피해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이스크림이나 문구 등 저연령대 고객의 출입이 빈번한 업종은 출입 인증을 도입하기도 어려워 폐쇄회로(CC)TV 설치 안내로 상품 도난을 억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절도사건이 발생하면 CCTV 자료만으로 사건을 수사해야 하는 경찰의 부담도 만만치 않은 상황으로, 무인매장 업주들이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넘기는 피해가 적지 않음에도 매달 적지 않은 사건이 경찰에 접수되고 있다.

일부 무인매장 업주들은 경찰 신고 대신 CCTV에 찍인 절도범 모습을 매장에 게시해 목격자를 수배하기도 하지만, 절도범이 역으로 초상권 피해를 주장하는 경우도 있어 이 같은 방식은 줄어드는 추세다.

경찰도 무인점포 대상 절도 범죄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고 무인점포를 집중순찰구역으로 정하는 등 대응을 강화하고 있으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일상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사람이 늘면서 수사 여건은 오히려 악화된 상태다.

이에 일각에서는 무인매장의 방범시설에 대한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지만, 현재 무인매장은 지자체에서도 관리부서가 없는 상태다.

남양주의 한 무인아이스크림매장 관계자는 “물건을 그냥 들고 가는 사람도 문제지만, 상품 중 일부만 계산하고 가는 사람도 꽤 있다”며 “소소한 피해가 많다 보니 대부분은 경찰 신고 대신 인건비 절감 부분에서 충당하고 경찰에 신고할 정도로 심각한 건은 한 달에 1~2건 정도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비율을 따져본 적은 없지만 절도사건 중 무인점포 대상 사건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경찰 업무의 부담도 문제겠지만, 당장 청소년들이 범죄 유혹에 노출되고 안 걸리면 된다는 식의 그릇된 인식을 갖고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이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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