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지역신문, 신문용지값 인상으로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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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지업계가 2021년과 2022년에 이어 올해에도 신문사에 공급하는 용지 가격 인상을 예고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언론노조는 시장 지배적 사업자에 해당하는 이들 제지 3사의 일방적인 용지값 인상이 중소·지역신문사의 경영에는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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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지업계가 2021년과 2022년에 이어 올해에도 신문사에 공급하는 용지 가격 인상을 예고하고 나섰다. 이에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는 제지 3사가 담합 등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배째라’식으로 용지값을 기습 인상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25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전주페이퍼와 대한제지는 최근 각 신문사를 대상으로 5월부터 용지값을 9~10%씩 올린다고 통보했다. 코리아페이퍼는 아직 구체적인 인상 방침을 밝히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이 업체도 조만간 용지값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신문 용지를 만드는 원재료 가격이 급등한데다 지난해부터 전기요금까지 크게 올라 자신들이 감당해야 할 생산원가 자체가 너무 높아졌다는 게 제지업계의 주장이다.
실제로 전주페이퍼는 이달 초 일부 신문사에 보낸 공문에서 “폐사는 2021년 10월과 2022년 6월 두 차례에 걸쳐 신문용지 가격을 일부 인상하였으나, 생산원가 상승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으로 적자 생산을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부득이하게 귀사에 공급하는 신문용지 가격을 2023년 5월1일부로 10% 인상하고자 한다”고 알렸다. 전주페이퍼와 대한제지, 코리아페이퍼 등 3개사의 신문용지 시장 점유율은 100%다.
이에 대해 언론노조는 시장 지배적 사업자에 해당하는 이들 제지 3사의 일방적인 용지값 인상이 중소·지역신문사의 경영에는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언론노조는 지난 20일 성명에서 “해당 업체들은 2021~2022년 두 차례 용지값 인상을 신문사들에 통보했고, 이에 반발하는 신문사들에는 물량을 절반 이상 감량해 공급하는 등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행태를 보였다”며 “이에 언론노조는 지난해 11월8일 이들을 공정위에 ‘카르텔 혐의’로 신고했고, 지난 2월 공정위는 현장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된다. 공정위의 조사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배째라’는 식으로 용지값을 인상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들 제지 3사는 지난해 5월 각 신문사에 용지값을 톤당 약 10%씩 올린다고 통보했다. 용지 가격이 10%가 오르면 10만 부를 발행하는 신문사의 경우 연간 3억9천만원의 추가 비용을 더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언론노조는 2021년에 이어 제지 3사가 또다시 비슷한 시기에 거의 같은 수준으로 용지값을 올린 것은 공정거래법에서 금지하는 부당한 공동행위와 불공정거래행위, 시장 지배적 지위의 남용 행위에 해당한다 보고 지난해 11월 이들을 공정위 카르텔조사국 카르텔총괄과에 신고했다.
아울러 언론노조는 거듭된 용지값 인상으로 중소·지역신문사의 위기가 심화하고 있는데도 신문사 사용자 단체인 한국신문협회가 적극 대응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전대식 수석부위원장은 “조중동과 경제지를 뺀 나머지 신문사, 특히 발행부수 5만부 안팎의 중소·지역신문사의 경우 아직까지 전체 매출에서 종이신문 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며 “각 신문사를 대표해야 할 신문협회가 이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이용성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위원은 “제지사의 용지값 인상은 전체 인쇄 미디어 업계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인데, 유독 신문 업계나 관련 단체는 공동 대응에 소극적인 편”이라며 “언론산업, 특히 인쇄 미디어가 갖는 공공성을 감안할 때 용지값 등 비용 상승의 문제에 대해서는 업계 전반은 물론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 부처에서도 관심을 갖고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성진 기자 cs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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