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HQ, 상장폐지 위기 이어 수백억 빚까지 연체

김미리내 2023. 4. 25.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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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더스'란 이름의 국내 대표 연예기획사로 이름을 날렸던 IHQ가 주식시장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데 이어 채권자에 갚아야할 수백억원 규모 원리금도 연체하는 상황에 놓였다.

IHQ는 지난 21일 '사채 원리금 미지급' 내용을 공시했다.

상장폐지 사유 발생에 따라 전환사채(CB)를 보유한 채권자들은 기한이익상실(EOD) 조항을 근거로 원리금 상환을 요구했으나, IHQ는 약속한 기간내 원리금을 지급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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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자가 상환 요구한 CB 원리금 275억 미지급
CB 약정기간에 따라 추가 미지급 발생 가능성

'싸이더스'란 이름의 국내 대표 연예기획사로 이름을 날렸던 IHQ가 주식시장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데 이어 채권자에 갚아야할 수백억원 규모 원리금도 연체하는 상황에 놓였다.

/그래픽=비즈워치

IHQ는 지난 21일 '사채 원리금 미지급' 내용을 공시했다. 약속한 기한내 갚아야할 빚을 못갚고 연체중이란 뜻이다.

미지급 금액은 IHQ가 2021년 발행한 사모 전환사채(CB) 9회차 182억원과 2022년 발행한 12회차 50억원, 13회차 42억원까지 총 275억원(이자 포함)이다. 이는 지난해 말 IHQ 자기자본(874억원)의 31.4%에 달하는 규모다. 

IHQ는 앞서 2022회계연도 감사보고서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지난 5일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 IHQ 감사를 맡은 삼일회계법인은 "회사가 1년 내 갚아야 할 유동부채가 단기간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보다 1230억원 많아 회사의 존속 가능성에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상장폐지 사유 발생에 따라 전환사채(CB)를 보유한 채권자들은 기한이익상실(EOD) 조항을 근거로 원리금 상환을 요구했으나, IHQ는 약속한 기간내 원리금을 지급하지 못했다.

한국거래소 공시규정에 따르면 미지급금 공시는 약정한 기간 내 상환하지 못한 원리금이 자기자본의 5%를 넘으면 다음날 바로 공시해야 한다. 주주를 비롯한 투자자들에게 회사의 재무구조 부실을 즉시 알리기 위함이다. 

미지급금 중에는 IHQ가 속한 KH그룹이 지난해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 인수 당시 인수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한 CB도 포함돼 있다. 이를 인수한 메리츠증권은 투자금액의 3배 넘는 규모를 담보로 잡은 만큼 자금 회수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봤다. ▷관련기사 : 상폐위기 KH그룹 투자한 메리츠증권, 자금 회수 '골머리'

하지만 담보물 중 단기간 현금화가 어려운 부동산 등은 매각이 쉽지 않아 약정 기간을 넘긴 것으로 보인다. 

IHQ 관계자는 "담보물에 대한 권리는 채권자에게 넘어갔지만 부동산 등은 바로 처분이 어렵기 때문에 시간이 걸린다"면서 "자금이 확보되는 대로 즉시 상환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IHQ 미지급된 전환사채 원리금 내역/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문제는 이게 시작일 수 있다는 점이다. IHQ가 KH그룹에 편입된 2021년 2월 이후 발행한 사모 CB는 모두 11건(3회차~13회차)이다. 지난해 말 기준 1년 이내 유동성 위험에 노출된 전환사채 잔액(이자 포함)만 1115억원에 달했다. 

올해 들어 일부 풋옵션(사채권자의 조기상환청구권) 행사 등이 이뤄졌지만 CB별로 채권자와 약정기간이 모두 다를 수 있는 만큼 앞으로 약정기간이 도래하는 CB가 나올 때마다 추가적인 미지급금이 발생할 수 있다. 

계열사 지원을 받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KH그룹 계열 상장사 5곳(KH전자, KH필룩스, 장원테크, KH건설, IHQ) 모두 2022년도 사업보고서 '감사의견 거절' 등으로 상장폐지 절차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이들 종목은 현재 거래정지 상태다. 

계열사들은 발행한 CB를 서로 인수하거나 담보를 제공하는 식으로 얽혀있다. 지난해 어렵사리 인수한 알펜시아 리조트 매각 이야기가 나오는 배경도 이 때문이다. 다만 규모가 큰 부동산 등 담보물의 처분이 쉽지 않기 때문에 상환 기간은 더 길어질 수 있다. 이 경우 계약 조항에 따라 IHQ나 계열사들이 부담해야 하는 이자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미지급금 공시는 감사의견 거절만큼 시장에 충격이 크지 않을 수 있지만 이와 별개로 주주들에게 회사의 재무구조 부실과 유동성 위험을 알리는 신호"라면서 "미지급금 공시는 대부분 누적됐다 한계점에 터지는 경우가 많고, 채권자마다 약정기간이 다를 수 있어 첫 미지급금 공시는 빙산의 일각 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미리내 (pannil@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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