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작년 역대급 실적 또 경신…'배당정책도 바꿔'
판매호조·환율영향에 분기 최대 실적
연 4회 배당 확대…주주환원정책 강화
현대자동차가 또다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3조5000억원을 상회하며 10% 육박한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지난 1분기 국내 상장사 중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차는 이날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공개했다. △배당 정책 변경 △배당 주기 확대 △자사주 소각 등이 이번 중장기 정책의 골자다. 현대차는 향후에도 주주친화정책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판매량 뛰고 달러 밀고
현대차는 25일 컨퍼런스콜을 통해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37조778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대비 24.7% 증가한 수치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3조5927억원으로 전년대비 86.3% 급증했다. 현대차의 이번 1분기 실적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현대차의 이번 실적은 시장 전망치를 상회한 기록이기도 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현대차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36조9064억원, 2조9117억원으로 추정했다.
실적 호조의 직접적 원인은 자동차 판매 증가에 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개선으로 생산이 본격화됐고 견조한 수요가 뒷받침하면서 판매량이 증가했다. 현대차의 지난 1분기 국내·외 도매 판매량은 102만1712대로 전년대비 13.2% 증가했다. 이 기간 소매 판매량은 98만6823대로 전년동기대비 3.6% 증가했다.
윤태식 현대차 IR팀장은 "1분기 반도체 등 부품 수급 불균형이 개선되면서 생산이 증가했고 견조한 대기 수요에 대응하며 도매 판매가 증가했다"며 "생산 증대 영향으로 대부분 차급에서 글로벌 판매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환율 효과도 지속했다. 자동차 판매량 증가 속 달러 강세 현상까지 지속하면서 실적 증가 효과를 누렸다. 현대차는 지난 1분기 환율 상승으로 인한 매출 증가 효과가 8760억원 발생했다. 이 기간 환율상승으로 인한 영업이익 증가 효과는 2760억원이었다.
현대차는 지난 1분기 국내 상장사 중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간 부동의 1위 자리를 유지한 삼성전자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6000억원대를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이 급감한 반면 자동차 수출이 증가한 영향이다. 지난 1분기 자동차 수출은 반도체를 제치고 수출 1위(171억달러)를 달성했다.
현대차는 2분기 역시 우호적인 영업환경이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 인상 등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있지만 자동차 수요는 견조하다는 게 현대차 측 설명이다.
서강현 기획재경본부장 부사장은 "금리 인상 등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으나 견조한 수요와 계절적 성수기 진입으로 2분기에도 양호한 실적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반도체 수급난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연초 수립한 생산 계획은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IRA 영향으로 미국 전기차 판매에 대한 일부 우려가 있지만 현지 생산 시점 조기화와 상업용 차량에 대한 조항 활용으로 적극 대응할 예정"이라며 "아이오닉6 판매 본격화로 전기차 판매 상승세를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당정책도 바꿨다
현대차는 이날 중장기 주주 배당 정책을 공개했다. 신규 배당 정책 수립, 분기별 배당 실시, 자사주 단계적 소각이 이번 정책의 주요 골자다. 실적 호조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주주친화정책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현대차는 배당 기준을 기존 잉여현금흐름(FCF)에서 연결 지배주주 순이익으로 변경한다. 배당성향은 연간 연결 지배주주 순이익 기준 25% 이상으로 정했다.
배당 주기는 연 2회(반기)에서 연 4회(분기)로 확대하기로 했다. 배당주기 확대를 통해 주가 변동성을 완화하고 주식 장기 보유에 대한 매력도를 높이겠다는 의도다.
자사주 소각에도 나선다. 현대차는 향후 3년간 현대차가 보유한 자사주를 매년 1%씩 총 3% 소각해나갈 계획이다. 자사주 소각은 발행 주식수 감소로 이어져 기존 주주들의 지분 가치가 상승하게 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서 부사장은 이날 중장기 주주 배당 정책을 공개하며 "앞으로도 주주 가치 극대화를 위한 다양한 주주 친화 정책 수립에 적극적으로 임하며 시장 기대치의 부응하는 기업 가치를 달성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나은수 (curymero0311@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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