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현대차' 1분기 깜짝실적…삼성전자 넘고 도요타도 잡는다
기아 합산시 '세계 판매 1위' 도요타 제치고 6조 이를 듯…IRA 대응해 SK온과 美 배터리 공장 설립
(서울=뉴스1) 이동희 구교운 이형진 금준혁 기자 = 현대자동차(005380)가 25일 약 3조6000억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증권가의 컨센서스보다도 7000억원 가까이 높은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다.
역대급 실적에 현대차는 사상 처음으로 상장사 영업이익 1위에 오를 전망이다. 기아(000270)의 실적 추정치를 더하면 현대차·기아의 합산 영업이익은 6조원도 넘어 일본의 도요타까지 제칠 것으로 관측된다.
◇1분기 영업이익 '사상 최대' 3.6조원…"2분기도 실적 양호"
현대차는 25일 1분기 연결기준 실적(잠정)을 집계한 결과, 매출액 37조7787억원, 영업이익 3조5927억원이라고 공시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24.7%, 영업이익은 86.3% 증가했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다. 영업이익률 역시 9.5%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대차 1분기 실적은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전날까지 증권가는 현대차의 1분기 영업이익을 평균 2조9117억원으로 추정했다.
현대차는 1분기 실적과 관련, 판매 증가와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확대, 환율 효과 등으로 수익성이 크게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올해 1분기 국내 19만1047대 해외 83만665대를 판매하며 글로벌 판매량 102만1712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보다 13.2% 증가한 수준이다.
현대차는 성수기에 접어드는 2분기에도 실적은 양호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강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 부사장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반도체 수급 이슈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연초에 수립한 생산 계획은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며 "견조한 수요를 바탕으로 판매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상장사 1위 등극 전망...합산 영업익 6조원 육박, 日 도요타도 제칠 듯
이날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현대차는 사상 처음으로 상장사 영업이익 1위에 오를 전망이다. 지난해 1분기 현대차보다 더 많은 영업이익을 기록한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HMM(011200), 포스코홀딩스(005490) 등은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줄었거나 감소할 전망이다.
지난해 14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 부진 등으로 올해 1분기 영업이익(잠정)이 6000억원에 그쳤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적자가 예상된다. 이 밖에 HMM(7135억원)과 포스코홀딩스(5843억원) 모두 1분기에 1조원 미만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26일 발표 예정인 기아의 실적까지 더하면 현대차·기아의 합산 영업이익은 6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기준 기아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2조3173억원이다. 증권가 예상대로만 나오면 합산 영업이익은 5조9100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자동차 판매량 세계 1위 일본 도요타의 올해 1분기(2023 회계연도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5094억엔(약 5조710억원)을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다.
◇IRA 대응해 SK온과 美공장 설립…"2026년 생산 전 차종 보조금 받을 것"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현대차그룹은 SK온과 미국에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JV)을 설립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현지 정책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정기 이사회를 열고 SK온과 북미 배터리셀 합작 법인 설립 안건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안건에 따라 현대차그룹과 SK온은 50대 50 비율로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2025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미국 조지아주 바토우 카운티에 연간 35기가와트시(GWh), 전기차 약 30만대분의 배터리셀을 생산할 수 있는 합작공장을 건설한다.
두 회사의 총투자액은 50억달러(6조5000억원)다. 현대차그룹은 SK온과의 JV를 통해 미국 현지에서 배터리셀을 조달하고, 전기차를 적시에 생산 판매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JV 배터리 공장 신설 전까지 미국서 리스 등 상업용 판매를 늘려 IRA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 정부가 공개한 IRA 세제 혜택 대상에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는 없다.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이 현지에서 생산하나, 배터리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보조금을 받을 수 없게 됐다.
이날 컨콜에서 서강현 부사장은 "미국서 리스 판매 비중을 과거 5% 수준에서 올해 3월 35%까지 늘렸다"며 "상업용 리스 차량을 확대하면 개인이 전기차 세금 혜택을 받는 것과 동일하게 동일하게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일각에서 우려하는 IRA 보조금 미수령에 따른 피해도 적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 부사장은 "전기차 이외에도 SUV·제네시스가 많은 판매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우려하는 만큼 IRA 영향이 크지 않다"며 "아이오닉5 등 전기차 모델이 인센티브 경쟁에 노출돼 있지만 판매가 줄어들지 않고 있고, 브랜딩도 높여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SK온과 JV로 2025년 생산 차종에는 충분히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며 "2026년에는 생산되는 전 차종이 IRA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yagoojo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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