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감산에… 국내외 소부장 기업들 타격 불가피

황민규 기자 2023. 4. 25.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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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본격적인 감산을 선언한 이후 설비투자를 줄이고 가동률을 조정하기 시작하면서 국내외 주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의 실적 전망도 먹구름이 드리웠다.

주요 증권사들에 따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는 후공정 장비기업 한미반도체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20억7500만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9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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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설비투자 축소에 가동률 조정 시작… 장비업계 보릿고개
글로벌 장비 기업도 실적 부진에 울상… TSMC마저 주문 줄여
美, 대중 반도체 제재에 삼성·하이닉스 中 공장도 고립
“부품사 실적 2분기에 저점, 하반기부터 회복 가능”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회사 ASML의 클린룸 시설./ASML 제공

삼성전자가 본격적인 감산을 선언한 이후 설비투자를 줄이고 가동률을 조정하기 시작하면서 국내외 주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의 실적 전망도 먹구름이 드리웠다. 지난해부터 마이크론, SK하이닉스가 감산에 나선 가운데 메모리 반도체 1위인 삼성전자마저 긴축 모드로 전환하면서 올해 반도체 업계 전반에 걸쳐 투자가 위축될 공산이 크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최대 식각 장비 부품사들(원익QnC, 케이엔제이, 하나머티리얼즈, 티씨케이, 월덱스)의 영업이익 합계가 889억원 수준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12%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식각 공정이란 핵심 전공정 과정 중 하나로 웨이퍼(반도체 원판) 표면에서 원하는 부분을 남겨둔 채 필요없는 부분을 화학적, 물리적인 방법으로 제거하는 과정을 말한다.

앞서 삼성전자는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하며 메모리 생산 계획을 단기 하향 조정할 것이라 밝혔다. 대다수 국내 반도체 소부장 업체들의 ‘큰 손’인 삼성이 이례적으로 감산을 발표하면서 주요 업체들은 실적 부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연초 예상보다 감산폭이 확대되며 1분기에 이어 2분기 또한 실적 추정치 하향 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후공정 장비 역시 예외가 아니다. 챗GPT 등과 함께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높아지고 있지만, 전체 실적에 기여하기엔 아직 공급물량 자체가 적다. 주요 증권사들에 따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는 후공정 장비기업 한미반도체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20억7500만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9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글로벌 반도체 장비 기업들도 타격을 피해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 반도체 장비 기업 중 하나인 램리서치의 올 1분기 메모리 반도체 부문 매출 비중은 32%으로 낮아지며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1분기 영업이익의 경우 11억달러(한화 1조4697억원)로 전년과 비교해 8% 낮아졌다.

최첨단 반도체 생산장비인 EUV(극자외선) 노광장비 기업인 ASML 역시 최근 실적 발표에서 “지난 수년간 침체가 없었던 반도체 시장이 이제 공급 과잉을 겪고 있다”면서 “이번 불황은 전형적인 반도체 시장 침체보다 훨씬 더 오래갈 것”이라고 우려를 드러낸 바 있다. 최근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TSMC는 ASML로부터 장비 주문을 대폭 삭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 압박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삼성전자의 시안 공장, SK하이닉스의 우시 공장에 장비 공급도 어려워지고 있다. 미국 정부가 지난해 10월 시행한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 조치는 반도체 장비의 중국 반입에 제한을 두고 있다. 미국 반도체지원법(CHIPS Act)을 통해 생산보조금을 받은 기업은 중국에 10년간 투자를 제한한다는 가드레일(안전망) 조항 역시 기업들의 중국 내 생산시설 투자와 연관돼 있는 상황이다.

삼성 측은 대외적으로는 시안 공장 가동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미중 반도체 갈등이 심화한 지난해부터 시안 공장에 장비 업데이트를 중단한 상황이다. 3D 낸드플래시를 생산하고 있는 시안 공장의 경우 200단대 신공정 적용에 필요한 장비, 소재가 공급돼 한국의 평택 캠퍼스 등과 기술 수준을 맞춰나가야 하지만 적재적소에 장비 공급이 어려워졌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재는 낸드 기업들의 감산 속에 기존 재고가 소진되고 있어 부품 업체들의 상반기 실적은 부진할 수밖에 없다”며 “부품 업체들의 실적이 2분기 저점을 형성한 뒤, 하반기부터 고객사 수요 증가를 기반으로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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