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그룹, LG서 독립 2년만에 대기업집단 지정

정석준 2023. 4. 25.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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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일진 빠지고 두나무 새로 포함
쌍용차 인수한 KG, 재계순위 71위에서 55위로 껑충
쿠팡, '총수 없는 기업집단' 유지…"외국인 기준 마련 재추진"
<공정위>

올해 공정거래위원회의 공시대상기업집단은 전기차 등 신산업 및 비대면 시장의 성장에 따라 대상기업이 8개 늘어난 것이 특징이다. 기업집단 간 대형 인수·합병(M&A) 등도 공시대상기업 집단 지정에 영향을 미쳤다.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제도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라 독점에 따른 소비자 후생 감소 피해를 막기 위한 것으로 공정위는 매년 5월 1일까지 공시대상기업집단을 지정, 공표하고 있다.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지정되면 소속회사들은 경영 상황 등에 대한 공시 의무와 사익편취 금지 규제 등이 가해진다. 또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지정되면 상호출자·순환출자·채무보증 금지,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 규제를 받는다.

올해 새로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된 8개 중 에코프로, 고려에이치씨, 글로벌세아, DN은 전년 대비 자산총액이 2조원 이상 급증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비대면 시장 성장, 해운운임 상승 등에 따라 해운·온라인 유통 업종 주력 집단들의 자산총액 기준 순위도 상승했으며 장금상선(해운)도 공시대상기업집단에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진입했다.

올해 5월로 출범 3년차를 맞는 LX그룹도 공시대상기업집단·상호출자제한기업으로 신규 지정됐다. LX그룹의 자산 총액은 11조2734억원(2022년 기준)으로 기업집단 내 순위는 44위를 기록했다. 구본준 LX그룹 회장은 기업집단 LX의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됐다.

반면 미국 국적의 쿠팡Inc 이사회 김범석 의장은 올해도 공시 의무 등이 부과되는 대규모기업집단 동일인(총수) 지정을 피했다. 쿠팡의 동일인은 쿠팡㈜으로, 총수 없는 기업 지위를 유지했다. 공정위는 쿠팡이 2021년 처음 대기업집단에 진입한 이래로 현행 제도 미비 등을 이유로 김 의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하지 않았다. 공정위는 "한국계 외국인이 지배하는 기업집단이 등장했고 외국 국적의 동일인 2세 등이 다수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돼 외국인 동일인 지정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며 "다만 통상 마찰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와 충분히 협의해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금리 상승으로 인한 보유채권 등의 평가금액 감소, 가상자산 시장의 위축에 따라 보험·가상자산 업종 주력 집단들의 순위가 밀려 교보생명보험과 국내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 중인 두나무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서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전환됐다.

대형 M&A 및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성장도 공시대상기업 집단 지정에 영향을 줬다. 롯데가 일진의 일진머티리얼즈㈜ 등 8개사를 인수함으로써 기존 공시대상기업집단인 일진(2조8000억원)은 지정 제외됐으며, KG가 쌍용자동차와 그 자회사를 인수함으로써 자산총액 기준 순위가 크게 상향(71위→55위)됐다. 또 현재 진행 중인 한진-금호아시아나, 한화-대우조선해양 간 기업결합이 마무리되면 금호아시아나, 대우조선해양은 지정에서 제외될 예정이다.

카카오 주식 공개매수를 통해 에스엠엔터테인먼트의 경영권을 인수함으로써 계열회사 수 및 자산총액이 크게 증가(25개, 1조8000억원)했다. 하이브는 2021년 이후 사업규모가 급격히 확대됐으나 에스엠엔터테인먼트의 경영권 인수를 지난 3월 포기함에 따라 자산총액이 5조원에 미달(4조8100억원)해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되지 않았다.

연속 지정집단(74개) 중 올해 동일인이 변경된 집단은 DL(대림)이 유일하다. 공정위는 지정 절차 개시 이전에 진행된 동일인 확인 절차에서 이해욱 DL 회장이 DL, 대림 등 주요 계열회사에 대한 회장 취임 후 주요 의사결정을 하고 있으며 최상단 회사인 대림의 최다출자자(52.26%)인 점 등을 고려할 때 이준용 DL 명예회장(종전 동일인)에서 이해욱 회장(이준용 명예회장의 아들)으로 지배력이 이전됐다고 판단했다.

올해 처음으로 기업집단 측에 지정자료 제출요청을 통해 동일인, 배우자, 동일인 2세의 국적 현황을 공식적으로 파악한 결과, OCI의 총수인 이우현 부회장이 미국인인 사실이 확인됐다. SK와 SM(삼라마이다스) 등 동일인이 인지한 혼인외 출생자가 있는 기업집단의 경우, 그 생모가 새롭게 동일인 친족에 포함됐다. 그 외에도 배우자가 외국국적을 보유한 집단은 7개, 동일인 2세가 외국국적(또는 이중국적)을 보유한 집단은 16개(31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말 개정된 공정거래법 시행령이 시행됨에 따라 연속 지정된 총수 있는 64개 집단 친족 수는 약 49.3%(6555명→3325명) 감소했으며, 14개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 총 40개사가 임원독립경영 인정 요건을 충족하는 사외이사 지배회사로서 신규로 기업집단에서 제외됐다.

공정위는 이번 지정으로 대기업집단 시책의 적용 대상이 확정됐으며, 이후 이들 집단과 관련된 주식소유, 내부거래, 지주회사, 지배구조 현황 등 정보를 지속적으로 분석해 공개할 예정이다.

개정 공정거래법에 따라 내년부터는 '자산 10조원 이상'이 아닌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0.5% 이상'인 집단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크다. 공정위는 자산 5조원 이상인 공시집단 기준도 상향하거나 GDP에 연동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관련 연구용역 결과는 9월께 나온다. 정석준기자 mp1256@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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