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젠, 예견된 실적감소에 非코로나 영역 확대 모색
일부 성과 속 실적 기여까지 시간 필요…수요 줄은 코로나 관련 재고 역시 과제로
씨젠이 실적 하락세 심화 국면에 봉착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40% 가까운 매출 감소가 전망된다. 코로나19 의존도 탈피를 위한 글로벌 진단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실적 기여까지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해 크게 덜어내지 못한 재고 역시 부담으로 남아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16만원대까지 올랐던 주가는 2만원대 초반으로 쪼그라들었다.
25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씨젠의 올해 실적 전망치는 매출액 4820억원, 영업이익 954억원이다. 전년 대비 43.5%, 51.5% 감소한 실적이 전망된다.
씨젠은 코로나19가 국내에 유입된 지난 2020년 폭발적 실적 성장에 성공하며 수혜기업으로 조명받았다. 2019년 1220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은 1조1252억원으로 뛰었고, 영업이익 역시 224억원에서 6762억원으로 폭증했다. 이듬해도 1조3708억원의 매출액과 6667억원의 영업이익으로 견조한 외형 성장을 이어갔다.
하락세는 지난해 엔데믹 국면 진입과 함께 시작됐다. 4000억원대 매출액을 기록하던 분기 실적은 지난해 2분기부터 1000억원대로 내려앉았고, 2000억원에 육박했던 영업이익은 100억원대로 급감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코로나19 키트 매출은 팬데믹 이후 최저 수준인 400억원대까지 낮아졌다. 이에 지난해 연간 매출액 8536억원, 영업이익 1965억원을 거둬들이는데 그쳤다. 전년 대비 37.7%, 70.5%의 감소폭이다.
올해도 지난해에 준하는 실적 감소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당장 1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액 1260억원, 영업이익 300억원 수준이다. 전년 동기(매출액 4515억원, 영업이익 1997억원) 대비 나란히 70% 이상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시장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진단수요가 실적 배경이었던 만큼 예견된 하락세다.
씨젠 역시 실적 감소에 꾸준히 대응해왔다. 비코로나 부문 진단영역 사업 확대가 대표적이다. 회사 강점인 분자진단 기술을 코로나19가 아닌 △호흡기질환(RV) △소화기감염증(GI) △인유두종바이러스(HPV) △성매개감염증(STI) 등까지 적극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지난해 전반적 실적 감소 속 해당 분야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0% 가까이 증가하기도 했다. 연간 기준으로도 비코로나 부문 진단키트 매출만은 전년 대비 30% 이상 늘었다.
신드로믹 분자진단 제품과 완전 자동화 분자진단 시스템(AIOS)를 활용한 글로벌 표준화 전략 역시 씨젠 낙점한 미래 먹거리다. 신드로믹 검사는 유사한 증상을 일으키는 병원체를 한번에 검사해 원인을 찾아내는 검사법으로 코로나19는 물론, A·B형 독감,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파라인플루엔자바이러스(PIV), 아데노바이러스(Adv), 라이노바이러스(HRV) 등을 한번에 타깃할 수 있다. 씨젠은 현재 약 60여개 신드로믹 검사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또 다른 무기인 완전 자동화 장비를 통해 37종의 신드로믹 검사가 가능한 상황이다.
코로나19 당시 쌓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각 국가별 비코로나 부문 PCR 검사 대중화에 기여한다는 목표다. 해외진출은 각국 대표 기업과의 기술공유 사업을 통한 신드로믹 제품 개발이 골자다. 이를 위해 유사 증상 병원체 최대 14개를 1개 튜브로 검사할 수 있는 기술을 전세계에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이스라엘 1위 진단업체 하이랩과의 현지 맞춤형 제품 개발 협업에 성공하며 첫 발을 떼기도 했다.
다만 사업 무게 중심 이동의 실적 기여까진 시간이 필요한 상태다. 팬데믹 기간 축적된 재고자산 역시 풀어야할 과제로 남아있다. 지난해 말 기준 씨젠의 재고자산은 약 1600억원 수준이다. 2021년 2100억원 가량에서 500억원 정도를 덜어내는데 그쳤다. 상당 비중이 수요가 급감한 코로나19 관련 제품에 쏠려있는 만큼 재고를 털어내기 위한 방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 팬데믹 기간 축적한 현금성자산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씨젠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5000억원 이상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했음에도 경쟁사들 대비 활용이 소극적이었던 편"이라며 "회사 역시 기업 인수 등 투자 검토를 지속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제는 실제 성과 도출을 통한 방향성 제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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