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전남, 치매 치료비 ‘연 1조원’ 넘었다…전국 첫 60세 이상 치료비 지원
노인 인구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전남의 치매 환자 치료비가 연간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도는 자체적으로 종합대책을 수립해 내년부터 만 60세 이상 모든 치매 환자의 치료비를 지원한다. 전국에서 처음이다.
전남도는 “‘전남형 치매 돌봄 종합대책’을 수립해 2025년까지 예방과 치료, 돌봄, 연구 등의 사업을 집중 추진한다”고 25일 밝혔다. 광역자치단체 차원의 치매 종합대책을 마련한 것은 전남도가 처음이다.
전남도는 주민 4명 중 1명이 노인으로 전국에서 노인 비율이 가장 높다. 65세 이상 노인은 45만7000명으로 전체 주민(181만7000명) 중 25.2%에 달한다. 전국 평균 노인 인구 비율(18%)이나 7개 도 단위 평균 비율(21.9%)보다 훨씬 높다.
치매 환자 비율도 전남이 전국에서 가장 높다. 지난해 전남지역 치매 노인은 5만500명으로, 전체 노인의 12.19%나 된다. 전국 평균 노인 치매 환자비율(10.38%)보다 1.81%포인트나 높다.
환자가 크게 늘면서 치매 치료비는 연간 1조원을 넘어섰다. 2018년 9640억원이었던 전남 도내 치매환자 치료비는 2020년 1조4000억원까지 증가했다.
매년 증가하는 치매 환자와 가족들의 고통과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전남도는 내년 1월부터 만 60세 이상 모든 치매환자에게 치료비를 지원한다. 지원되는 치료비는 매월 최대 3만원씩 연간 36만원이다.
치매 치료비는 그동안 중위소득 120% 이하까지만 지원됐다. 치매 환자가 부담하는 월평균 치료비는 평균 3만원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치매 조기 검진도 대폭 확대한다. 치매 고위험군은 1년, 60세 이상은 3년마다 조기 검진을 한다. 전담 노인요양시설과 안심병원을 확충하고 환자들이 살던 마을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도록 ‘치매안심마을’도 125곳 지정한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지역 발전에 이바지했던 어르신들이 치매로부터 자유롭고 품위 있는 삶을 살도록 지원하는 것은 사회적 책무”라며 “‘전남도가 가족’이란 마음으로 종합적인 지원체계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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