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한 도민, 좌초된 특별연합…아쉬움 안고 유학길 오르는 김경수

경남CBS 최호영 기자 2023. 4. 25.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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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정 책임 다하지 못한 점 대단히 송구하고 죄송"
"文 정부 임기 말 사면 논란 많은 분 오해, 측극 사면 적절치 않다고 적극 건의"
"부울경 특별연합 좌초 아쉬워, 행정통합과 병행 추진 바람직"
"혁신하고 변화 노력했을 때 국민 민주당 지지, 1년 유학 후 어떤 역할 있을지 판단"
"지금처럼 갈등 심한 사회 없어, 넓은 시각으로 다양한 사회문제 해법 고민"
김경수 전 경남지사. 최호영 기자


"어떤 이유로든 도민들께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

지난해 연말 특별사면으로 출소한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공식적으로 처음 도민 앞에 말문을 연 자리에서 환한 웃음을 지었지만, 그의 목소리에는 '경남'에 대한 미안함과 아쉬움이 가득했다.

김 전 지사가 25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당원 간담회에 앞서 기자들과 잠시 만나 영국 유학길을 떠나기 전 소회를 밝혔다.

그는 "제 사건의 진실 여부를 떠나 도지사로서 끝까지 도정의 책임을 다하지 못한 점은 어떤 이유로든 도민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여러 번 말씀드렸지만, 대단히 송구하고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김 전 지사는 문재인 정부 임기 말 자신의 사면 문제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꼭 밝히고 싶다고 했다. 그는 "많은 분이 오해하시는 부분이 있는데, 제가 적극적으로 대통령 임기 말 측근의 사면은 적절치 않다고 건의했고, 개인적으로도 그런 방식으로 사면을 받은 것은 원하지 않았다는 점을 밝히고 싶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자신이 역점적으로 추진한 부울경 메가시티라고 불리는 '부울경 특별연합'이 좌초된 데 대한 아쉬움이 많았다.

그는 최근 일본 '간사이 광역연합'을 다녀온 일을 소개하며 "4박 5일 정도 간사이 지방에 머물렀는데 깜짝 놀란 게 우리 수도권보다 대중교통이 편리해 하나의 생활권으로 연결돼 있었다"며 "여기서 여러 관광, 산업 등 여러 시너지 효과가 생기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종의 특별연합인데, (부산·경남) 행정통합은 아주 먼 미래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이런 기반을 가지고 행정통합이 되어야 실질적인 효과가 날 수 있는데, 통합한다고 광역생활·경제권을 만들 수 있는 건 한계가 있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특별연합 추진 과정에서 정부가 약속했던 '35조 협약'을 살리면서, 행정통합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문제이니까 충분히 연구하고 도민과 소통하는 그런 과정이 필요하지 않을 까 생각한다"며 "특별연합과 행정통합을 병행해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특히 "부울경 특별연합은 나름 각계각층의 사회적합의 과정을 밟았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돌이켜 보면 도내 국민의힘 국회의원들과의 합의 과정이 부족했던 게 아닌가 아쉬움이 남는다"며 "그랬다면 좌초되지 않고 문제점이 있다면 보완하면서 추진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고 아쉬워했다.

이날 문을 여는 문 전 대통령의 '평산책방'과 관련해 "얼마 전 인사를 드리고 왔고, 1년 정도 외국에 다녀오겠다고 하니까 문 전 대통령도 격려해 주셨다"고 전했다.

최근 불거진 '민주당 돈 봉투 의혹' 등 곤욕을 치르고 있는 당과 관련해서는 "제가 정치활동을 재개하거나 그런 활동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당이나 정치적 문제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했다.

그는 다만 "민주당의 역사를 보면 스스로 혁신하고 변화하기 위해 노력했을 때 국민의 지지를 받았다"며 "지금은 민주당이 국민이 바라는 방향으로 어떻게 혁신해 나갈 것인가 잘 고민하고 풀어가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고, 당에 계신 분들이 지혜를 모아 잘 해결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복권 없이 사면됐기 때문에 2028년 5월까지 피선거권이 제한된다. 다음 총선의 역할에 대해 묻자 "지금 말씀드리기는 어려운 부분이다. 우선 1년 정도 먼저 배운다는 계획으로 나가는 것이고, 할 수 있는 역할이 어떤 게 있을지는 다녀와서 판단하겠다"고 짧게 답변했다.

김경수 경남지사가 참석한 민주당 당원 간담회. 최호영 기자


김 전 지사는 다음 달 중순쯤 영국 LSE(런던 정치경제대학교)의 객원교수 자격으로 1년간 머물며 각종 사회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배우는 시간을 가진다.

그는 "지금처럼 갈등이 심한 사회가 없었다. 심각한 갈등과 대립의 결과가 국민이 불행하다고 느끼고 그 결과가 저출산까지 이어지는, 국가는 부강해졌지만, 국민은 불행하다고 느끼는 이런 문제들이 어디에서 비롯됐을까 그런 궁금증이 있다"며 "조금 더 넓은 시각에서 다른 나라들의 경험을 보면서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 돌아보는 것도 도움이 될까 싶어 영국으로 출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리만의 방식이 필요하다"며 "유럽 여러 나라들의 경험을 보면 사회적 대화나 타협을 통해 갈등을 해결해 국가가 한 단계 더 발전하는 사례들이 꽤 있다. 지역 정책, 환경, 기후위기를 다루는 학과에서 함께 배울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지사는 "선거를 통해 대통령과 도지사가 바뀌면 사회적으로 노력을 기울인 정책들이 하루아침에 좌초되고 이런 일이 반복되면 국가적으로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받을 텐데, 그걸 반복하지 않으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다른 나라의 사례를 많이 보게 됐고,  직접 가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복권도 안 된 상태여서 가게 됐다"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이후 당원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그는 "4년간 도정을 맡겼는데 끝까지 책임지지 못하고 그만둘 수밖에 없었던 점에 대해 당원뿐만 아니라 도민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재차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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