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친 차로 뺑소니에 폭행까지 30대 실형…"술 취해 기억 안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천안]술에 취한 채 차를 훔쳐 운전하다 택시를 들이받아 승객들에게 중상을 입히고 달아난 30대에게 징역형이 내려졌다.

대전지법 천안지원 제1형사부는 지난 24일 특수상해, 도주치상 등 9개 범죄 혐의로 구속기소된 A(30)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1월 27일 오전 5시 25분 쯤 천안시 서북구의 한 도로에서 K7승용차가 자신을 보고 멈춰서자 이유없이 주먹으로 차량을 내리치고 이를 보고 경찰에 신고하는 행인 2명을 때린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A씨는 K7승용차 운전자가 폭력을 피해 도망친 사이 그 차량을 훔쳐 타고 달아났고 2분 뒤 정차 중이던 택시를 치고 달아났다. 이 사고로 택시에 탑승하려던 승객 2명은 각각 전치 9주와 12주의 중상해를 입었으며 택시기사도 다쳤다.

차에서 내린 A씨는 오전 5시 40분 쯤 사고 지점에서 100m도 떨어지지 않은 식당의 유리창을 깨고 주차된 차량에 타고있던 20대 남성 2명을 또다시 폭행했다. 이어 A씨는 출동한 경찰관을 때리고 현행범으로 체포된 상태에서 음주측정을 30여 분 동안 거부하기도 했다.

A씨는 "어머니 기일에 술을 많이 마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서 "당시 행위에 대해 부끄럽고 뼈저리게 반성하고 있다. 고통을 받은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선처를 바랐다.

이에 재판부는 "일부 피해자와 합의하고 피해 회복을 위해 상당 금액을 형사공탁한 점 등은 유리한 정상이지만 자신의 행동을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만취한 상태에서 1시간 15분 만에 연이어 저지른 범행의 경위와 방법, 결과 등에 비춰 죄질이 불량하고 죄책이 무겁다"며 "택시에 탑승하려던 피해자 2명은 중한 상해를 입어 일상생활은 물론 장기간 치료로 가족 생계 유지에도 큰 지장이 있을 것으로 보여 죄책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