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CJ라이브시티 완공해도 ‘전깃불’ 못 쓴다 ‘왜’[전력망 위기]

한전 “전력망 부족” 공급 유예 통보
CJ라이브시티 내년 8월 완공되는데
전력 공급은 6~8년 이상 소요 전망
동해안~신가평 송전선로 지연 영향

CJ라이브시티 전 단지 조감도. CJ제공.

세계 최대 K-팝 전문 공연장으로 탄생할 경기 고양의 CJ라이브시티는 내년 완공을 앞두고 있지만, 전력 공급 문제로 빨간불이 켜졌다. 송전망 구축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서 ‘산업의 핏줄’ 같은 전력을 제대로 쓰지 못해 기업이나 지역사회에 발목이 잡히는 것이 현실화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25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공사는 지난 2월 경기도 고양시에 들어설 킨텍스 제3전시장과 CJ라이브시티에 공문을 보내 킨텍스 제3전시장과 CJ라이브시티에 들어설 호텔과 쇼핑몰에 사용할 ‘전력 공급 유예’를 통보했다.

한전 관계자는 “전력망 공급 여력이 부족해 고객이 희망하는 시기에 전력을 공급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전은 전력망 보강계획을 수립하고 준공 시기를 고려하면 전력 공급까지 적어도 6~8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CJ라이브시티가 내년 8월, 킨텍스 제3전시장이 2026년 완공 예정인 점을 고려하면 번듯한 공연장을 짓고도 수년 동안 전깃불조차 켜지 못할 상태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전력망 차질은 동해안∼경기 신가평 송전선로 완공이 지연된 데 따른 영향이다. 홍정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21년 12월까지 완공하기로 한 동해안∼신가평 송전선로가 2025년 6월로 지연된 데 있다”며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2042년 수도권 일대에 세계 최대 규모의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서면 전력 수급 문제는 더 악화될 게 뻔하다. 삼성전자는 20년간 300조원(연평균 15조원)을 투자해 첨단 반도체 제조공장 5개 등 생산시설을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에 조성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반도체 클러스터의 안정적인 가동을 위해서는 하루 최대 발전용량이 7GW 수준까지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1.4GW급 신한울 1호기 5기 분량에 달한다.

한전은 반도체 등 전력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전력망 구축에 나서야 하지만 천문학적인 수준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2019년 송·배전 설비에 6231억원에 투자했던 지난해에는 6013억원으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한전 관계자는 “요금 조정이 늦어지면서 전력의 안정적인 공급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