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5월 열리는 '아일리아' 시밀러 시장…韓 바이오 도전 속도

박미리 기자 2023. 4. 25.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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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당 이어 삼성에피스 최종결과 발표
셀트리온, 연내 글로벌 허가 신청 계획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 등 국내 기업들이 내년 열리는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일리아는 황반변성, 당뇨병성 황반부종 등 치료에 쓰이는 안과질환 치료제다. 미국 리제네론이 개발했다. 지난해 글로벌 매출액만 약 12조원(96억4740만달러)이고, 고령화 추세에 따라 매년 매출이 늘고 있다. 효능이 동일하면서 가격은 오리지널 의약품보다 저렴한 바이오시밀러가 수요를 크게 흡수할 것이란 기대를 받는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는 미국에서 2024년 5월 18일부터, 유럽에서 2025년 6월 1일부터 판매가 가능하다. 당초 미국에선 올해 6월 물질특허가 만료돼 올해 7월부터 판매가 가능했지만, 아일리아 신약 독점권이 내년 5월 17일까지로 연장되면서 바이오시밀러 출시가 가능한 시점도 뒤로 밀렸다. 즉 리제네론이 미국 FDA(식품의약국)로부터 미숙아망막증을 적응증으로 승인받으면서 아일리아에 대한 독점권이 6개월 연장된 것이다.

현재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인 기업은 국내외 8곳에 달한다. 하지만 허가를 받은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는 아직 없다. 화이자의 바이오시밀러 사업 부문을 분사해 설립한 비아트리스(현재는 인도 바이오콘에 인수됨)가 개발한 바이오시밀러가 작년 7월 미국망막학회에서 임상 3상 결과를 공개한 뒤 품목허가를 신청해 가장 앞서있다. 하지만 출시 가능시점 자체가 늦춰지면서 후발주자들도 '퍼스트 무버'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개발 속도가 상대적으로 늦던 기업은 간극을 좁힐 수 있어 좋지만, 빨랐던 기업은 경쟁이 치열해져 반가운 상황이 아닐 것"이라며 "남은 기간 회사마다 준비, 전략이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처음으로 진입해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다.

이에 국내 회사들도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작년 3월 임상 3상을 마친 뒤 이달 23일부터 27일까지 열리는 미국 시력안과학회에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임상 3상 최종 결과를 공개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20년 6월부터 2022년 3월까지 미국, 한국 등 10개국에서 임상 3상을 진행했다. 그 결과 개발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임상 대상 환자들의 최대 교정시력(BCVA)이 56주까지 아일리아와 유사하게 개선됐음을 확인했다.

두 약품은 유효성, 안전성, 면역원성, 약동학적 특성도 56주까지 유사했다. 오리지널 의약품 투약 후 32주부터 SB15로 교체 투약한 그룹과 오리지널 의약품 투여를 유지한 그룹 간의 56주까지의 유효성, 안전성, 면역원성도 유사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지난 6월 미국서 출시한 첫 안과질환 치료제 바이우비즈(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의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안과 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연내 미국, 유럽 등 주요국에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현재 독일, 스페인 등 총 13개국에서 52주간 환자 348명을 대상으로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달 초 중간결과(24주까지)를 발표했다. 1차 평가지표는 8주차에 측정된 베이스라인 대비 최대 교정시력 값 변화다. 측정 결과 셀트리온은 개발 중인 바이오시밀러가 아일리아와 비교할 때 동등성 기준을 만족하고, 2차 평가지표인 유효성, 안전성, 면역원성 평가 등에서도 유사한 경향성을 보였다고 했다.

삼천당제약은 작년 9월 임상 3상을 마친 뒤 지난달 국내사 중엔 가장 빨리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연내 미국, 유럽 등에 품목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알테오젠은 지난 2월 3상 환자 모집을 마쳤다. 내년 초 임상 3상을 마치고 2025년 상반기 중 허가를 받는 게 목표다. 이외 해외에선 암젠이 올해 1월 임상 3상을 마쳤고, 산도즈와 포마이콘이 각각 오는 5월, 6월 임상 3상을 종료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국내외 기업들이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뛰어든 것은 성장성 때문이다. 황반변성은 눈 안쪽 망막 중심부의 신경조직이자 망막에서 빛을 가장 선명하게 받아들이는 부분인 황반이 노화, 염증 등으로 기능을 잃으면서 시력에 장애가 생기는 질환이다. 병의 주된 원인은 노화로, 인구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환자 수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 완치가 불가능하고 1~2개월 간격으로 꾸준히 치료를 받아야하나, 아일리아 등 오리지널 의약품 가격은 고가로 치료비 부담이 컸다.

박미리 기자 mil0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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