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김현아 의원은?” “박순자 의원은?”···돈 봉투 의혹 질문에 전 여당 의원 수사 되물어
당에서도 “내 잘못부터 먼저” 부적절 지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관련 기자들의 질문에 맞불 전략을 펴고 있다. 국민의힘 정치인들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 수사 상황을 물으면서 여론 환기를 시도한 것이다. 당내에서는 “나의 잘못을 먼저 해소하는 것이 올바른 태도”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 대표는 25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송영길 전 대표와 만날 계획이 있나’ ‘송 전 대표에 대한 검찰의 출국금지 조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질문을 받고 “우리 박순자 (전 미래통합당) 의원 수사는 어떻게 돼갑니까. 관심이 없으신가 보군요”라고 답했다.
이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돈봉투 사건에 연루된 윤관석·이성만 의원도 출당 내지 탈당 조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등 질문을 받고 “김현아 (전 미래통합당) 의원은 어떻게 돼가고 있어요? 몰라요?”라고 되물었다.
박 전 의원은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시의원들에게 공천을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11월 구속됐다. 김 전 의원도 공천 헌금을 받은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여당 정치인들의 돈봉투 수수 의혹은 두고 왜 민주당 돈봉투 살포 의혹만 질문하냐고 반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전날 국회 브리핑에서 “최근 김 전 의원이 ‘공천 뇌물’ 수사를 받고 있음이 드러났다”며 “김기현 대표는 국민의힘 내에 퍼진 ‘공천 뇌물’ 냄새부터 맡아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영교 최고위원도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전 의원 사건을 거론하면서 “왜 이런 내용이 1년 전부터 있었는데 이 녹취는 언론에 보도가 안 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당 지도부의 태도가 혁신 방향과 거리가 멀다는 내부 지적이 나왔다. 이원욱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아주 단호하고 과감한 조치들이 필요한 시기이지 이걸 프레임 전쟁으로 전환해서 해결해보겠다고 했을 때 결코 이 늪에서 헤어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나의 잘못, 나의 문제를 먼저 해소하는 것이 올바른 태도”라며 “국민에게 ‘반성하고 있구나’라는 것을 보여주지 않으면 민주당에 대한 신뢰도가 과연 살아날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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