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 "넷플릭스 3.3조 투자, 우리에 수혜"

윤지혜 기자 2023. 4. 25.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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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웹툰, 작년 웹툰 판매·광고수익 등 총 2조 넘게 벌어
10년만에 87배 '폭풍성장'…"이중 최대 70% 작가에 공유"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사진=네이버웹툰

"연 거래액 1억원 이상 작품을 현재 904개에서 2028년 2000개로, 월평균 IP(지식재산권) 매출 500만원 이상 작품도 2025년까지 500개 이상으로 확대하겠습니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는 25일 경기 성남시에서 'PPS(창작자 수익공유) 프로그램 10주년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발표했다. 웹툰 플랫폼 사업자에서 콘텐츠 사업자로 전환하겠다는 선언이다. 이날 넷플릭스가 4년간 K콘텐츠에 25억달러(약 3조3000억원) 투자를 발표하는 등 한국 IP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만큼 네이버웹툰이 IP 홀더로서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네이버웹툰이 2013년 도입한 PPS 프로그램은 다양한 BM(수익모델)으로 벌어들인 돈의 일정 비율을 작가에게 배분하는 시스템이다. 지난해 △'미리보기' 등 웹툰 판매수익 △광고수익 △IP 비즈니스 수익 총합은 2조255억원으로, 2013년(232억원) 대비 87배가 됐다. 이중 50~70%가 작가들에게 지급됐다. 단순 산술 평균시 1조~1조4000억원 가량이 작가에 돌아간 셈이다.

10년 전만 해도 웹툰 작가 수입은 원고료뿐이었으나, PPS 도입 후 '연봉 100억 작가'도 탄생했다. 실제 지난해 거래액(판매수익)이 10억원 이상 작품은 136개, 100억원 이상도 5개를 기록했다. 통상 거래액이 1억원이면 작가는 6000~7000만원을 받는다. 2021년 기준 개인 작가의 최대 연봉이 124억원이었는데, 현재는 이를 훌쩍 뛰어넘었다는 설명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배진수 작가는 "PPS 도입 전 첫 원고료를 받았는데 충격을 받았다. 일주일을 고생했는데 원고료가 크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수입이 적으면 겸업·외주를 하거나 '돈 되는 작품'으로 쏠리는 경향이 있는데 PPS가 생긴 후 작품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됐다. 유수의 기업을 다니는 고액 연봉자 아내의 눈치를 보다가 최근엔 수입이 역전됐다"라고 말했다.
"연내 아마추어 작가에도 수익공유"
/사진=네이버웹툰
작가 수입이 비약적으로 늘어난 데에는 무료 감상 중심이던 웹툰 시장에 유료구독 문화가 정착한 데다, 네이버웹툰의 해외 진출로 글로벌 이용자 접점이 확대돼서다. 앞으로의 10년은 세계로 뻗은 웹툰의 IP 비즈니스에 주력한다. 단순히 창작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플랫폼을 넘어 글로벌 제작사·게임사가 먼저 찾는 IP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뜻이다.

그 일환으로 네이버웹툰은 PPS 프로그램을 기존 '페이지 프로핏 셰어'(Page Profit Share)에서 '파트너스 프로핏 셰어'(Partners Profit Share)로 개편한다. 작가의 IP 사업수입을 확대하겠다는 포부가 담겼다. 각 작품이 출판·영화·드라마로 다양하게 제작될 수 있게 지원하는 동시에, 2차 저작물 인기가 원작 흥행으로 이어져 콘텐츠 판매·광고수익 증대까지 꾀한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IP 사업 확대를 위해) 단순 라이선싱을 넘어 각 분야별로 세부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라며 "웹툰 원작 게임의 경우 이용자를 확보하도록 웹툰 플랫폼과 연계해 마케팅을 지원하거나 퍼블리셔(유통사)로서 지원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웹툰작가 생태계 확대를 위해 연내 '도전만화'·'베스트도전' 등 아마추어 웹툰 플랫폼에도 BM을 도입하고 작가들과 수익을 공유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이미 미국에선 아마추어 시장에서 돈을 많이 벌어 프로로 데뷔하고 싶지 않다는 작가들도 있을 정도"라며 "글로벌 1위 스토리테크 기업으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창작자 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네이버웹툰은 원앤온리…"애플·아마존 경쟁 자신있다 "
박지독, 배진수, 김규삼 웹툰작가.(왼쪽부터) /사진=네이버웹툰
향후 수년간은 네이버웹툰에 기회이자 위기다. 넷플릭스 조 단위 투자에서도 보듯 K콘텐츠에 대한 관심은 커졌지만, 애플·아마존도 웹툰 시장에 뛰어들며 IP 확보 경쟁이 심화해서다. 이런 가운데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에 경제사절단으로 참여해 네이버웹툰 미국 IPO(기업공개)와 사업확장에 청신호가 켜질지 관심사다.

김 대표는 "(최 대표의 방미는) 네이버웹툰에 여러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글로벌 OTT 사업자의 투자도 환영할 일로, 네이버웹툰뿐 아니라 작가에게도 큰 업사이드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빅테크와의 경쟁에 대해선 "미국에선 우리가 원앤온리 플레이어"라며 "우리의 창작자·이용자 규모를 따라오기 쉽지 않다"라고 자신했다.

다만 작가 입장에선 웹툰 사업자가 늘어나는 것이 나쁘지만은 않다. 웹툰 '쌉니다 천리마마트'로 유명한 김규삼 작가는 "애플·아마존처럼 큰 회사가 웹툰 산업에 가능성을 보고 뛰어들었다는 것에 초기 작가로서 굉장히 짜릿하다"라며 "수익공유 구조나 저작권 보장 등 네이버웹툰의 선진적 시스템도 받아들여 작가에 도움이 되는 회사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윤지혜 기자 yoonji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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