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한국 도움 받았다, 감사"…일본인 58명 수단서 구출

정혜인 기자 2023. 4. 25.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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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 정부가 군벌 세력 간 무력 충돌이 격화된 아프리카 수단에서 자국민 구출 작전에 나선 가운데 일본 정부가 현지에 체류 중인 일본인 대피 작전 성공을 알렸다.

특히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자국민 대피 소식을 알리며 한국 정부 등에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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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UAE 등 도움으로 하르툼→포트수단 육상 이동"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트위터 글. 한국, UAE 등에 대한 감사 표현이 담겼다.

세계 각국 정부가 군벌 세력 간 무력 충돌이 격화된 아프리카 수단에서 자국민 구출 작전에 나선 가운데 일본 정부가 현지에 체류 중인 일본인 대피 작전 성공을 알렸다. 특히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자국민 대피 소식을 알리며 한국 정부 등에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25일 NHK·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은 이날까지 수단에서 거주하는 일본인과 그의 가족 58명을 수단 인근 국가로 대피시켰다고 밝혔다.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장관)은 이날 참의원 외교 방위위원회에서 "최근 정세가 악화하고 있는 수단에서 25일까지 수단 탈출을 희망하던 일본인 51명과 그의 가족 7명 등 총 58명을 대피시켰다"고 밝혔다. 하야시 외무상에 따르면 일본은 전날부터 이날까지 이틀에 걸쳐 자국민 구출에 나섰다.

일본 항공자위대는 전날 C2 수송기를 이용해 일본인 41명과 그의 가족 4명 등 45명을 수단 주변국 지부티로 대피시켰다. 이어 프랑스와 국제적십자의 협력으로 일본인 4명과 가족 1명 등 5명을 지부티나 에티오피아 등으로 출국시켰다. 이날에는 프랑스와의 협력으로 일본인 6명과 가족 2명 등 8명이 지부티로 추가 대피했다.

기시다 총리는 전날 오후 11시 50분경 총리 관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일본인 대피 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대사관과 자위대를 비롯한 관계자들의 노력에 경의와 감사를 전한다"며 "한국과 아랍에미리트(UAE), 유엔의 협력이 있었다"고 전했다. 일본 외무성도 25일 보도자료에서 "한국, 프랑스, 독일, 미국, 영국, UAE, 사우디아라비아, 유엔과 국제적십자 등 많은 국가 및 기관의 협조를 받았다"며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수단 내 일본인 대피 작전에 사용된 일본 항공자위대 수송기 /AFPBBNews=뉴스1
무력충돌이 벌어진 수단에서 체류 중이던 우리 교민 등이 24일(현지시간) 공군의 C-130J '슈퍼허큘리스' 수송기를 타고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공항에 도착했다. 장병들이 물품을 하역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사진=뉴스1

다만 일본 정부는 구체적인 협력 내용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25일 기자회견에서 한국 등 다른 국가로부터 어떤 도움을 받았느냐는 질문에 "한국과 UAE 등의 협력으로 하르툼(수단 수도)에서 포트수단까지 육로로 이동했다"고 답하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대피) 작전과 관련이 있어 답변을 삼가겠다"고 했다.

수단 정부군과 반군 신속지원국(RSF) 간 계속된 무력 충돌에 세계 각국은 자국민 구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도 수단에 군 수송기 등을 파견해 현지 교민 28명을 제다로 대피시켰고, 이들은 이날 오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입국할 예정이다.

독일은 24일 군용기를 이용해 수단에 체류 중이던 자국민 101명을 경유기 요르단에서 베를린으로 대피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도 군 수송기로 자국민을 구출했다. 미국은 앞서 군용기 6대를 활용해 100명 미만의 외교관과 가족들을 전원 대피시켰지만, 민간인 대피 소식은 아직 전해지지 않고 있다.

한편 수단 정부군과 RSF는 미국의 중재로 현지시간으로 24일 밤 12시부터 72시간 동안 전국적인 임시 휴전을 시행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그간 양측이 최소 3차례의 휴전 합의에도 총격전을 이어갔던 만큼 이번 합의가 제대로 이행될지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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